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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9489578 |
|---|---|
| 쪽수 | 22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실패로 가득한 이야기인데
읽고 나면 이상하게 다시 살아볼 힘이 생긴다.
프랑스 유학 8년, 시간강사 30년, 그리고 예순다섯에 찾아온 전성기까지
성공 서사보다 버텨낸 시간이 더 큰 용기가 되는 이야기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지만, 살아 보니 실패는 그냥 실패였다. 계속 아프고, 쓰리고, 잊히지도 않는다.” _ 본문 중에서
누구나 한 번쯤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 앞에서 주저앉은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번번이 기회는 비켜 가고, 애써 쌓아온 시간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조금만 더 버티면 괜찮아질까’라는 기대와 ‘이제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라는 불안 사이를 오가며 하루하루를 견뎌본 적도 있을 것이다.
《결국 어떻게든 되더라고요》는 바로 그런 시간을 통과해 온 사람의 이야기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8년간 유학한 끝에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교수 임용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30년을 시간강사로 강단에 섰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교수와 강사의 차이는 천국과 지옥의 차이만큼” 컸다. 한 달 수입이 50만 원이었던 적도 있었고, 제자의 취업을 부탁하러 회사에 찾아갔다가 시간강사라는 이유로 면전에서 무시를 당하기도 했다. 쉰이 되어서야 그는 이제는 교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학교를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 때문에 결국 공황장애까지 찾아왔다.
그러다 예순셋, 우연히 출연한 유튜브 <침착맨>을 계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방송 내내 채팅창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영상은 하루 만에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언어는 기세야”, “파트롱 나오라 그래”, “안 되면 남 탓하라” 등 수많은 밈이 탄생했고, 이후 지상파, 케이블, 유튜브를 넘나들며 70여 개 방송·미디어에 출연했다. 2026년 6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악성 내성인 정일영>은 3주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이 책의 출간을 앞둔 2026년 여름, 정년을 한 달 앞두고 인하대학교 초빙교수로 임용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반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전성기를 맞기까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30년을 어떻게 버텨냈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실패는 극복되지 않았고, 노력은 자주 배신당했고
인생은 뜻대로 된 적이 없다.
그래도 무엇이든 하다 보면 무엇이 된다.
세상은 말한다. “꿈은 이루어진다”, “노력하면 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하지만 현실은 동화 속 결말과는 달리 아무리 애써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고,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도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꿈은 절대, 결코, 결단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살다 보면 노력은커녕 노력 할아버지를 한다고 해도 이룰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살아 보니 실패는 그냥 실패였다. 계속 아프고, 쓰리고, 잊히지도 않는다.”
이 삐딱한 문장들은 농담 삼아 쓴 글이 아니다. 축구 국가대표 선수를 꿈꿨지만 키가 자라지 않아 포기해야 했던 어린 시절, 쉬는 시간에도 죽어라 책만 봤지만 늘 하위권 성적이었던 학창 시절, 박사학위를 받고도 끝내 교수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지난 세월 속에서 저자가 터득한 지론이다. 그런데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 버틴다는 것은 희망을 믿는 일이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었다. 생계를 위해 프랑스어부터 프랑스 문화, 신변잡기까지 돈이 되는 글이라면 무엇이든 썼다. 그렇게 쓴 책이 어느덧 40여 권이 되었다. 강사에게 지급되는 연구 지원금을 받기 위해 1년 동안 논문을 7편이나 써 ‘연구비 헌터’라는 별명도 얻었다. 처음 맡는 강의가 들어와도 일단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일단 저질러 놓고 죽어라 준비하면 못할 것도 없다.” 이것이 그가 30년 동안 버텨온 생존 방식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EBSi 강의는 8년 동안 이어졌다. 훗날 <침착맨>에서 쏟아낸 수많은 이야기도 모두 그 시절 써 내려간 원고에서 나왔다. 그의 입담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30년 동안 버텨낸 시간이 만든 결과였다.
“상어가 왜 끊임없이 헤엄치는지 아는가? 가만히 있으면 가라앉아서 죽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가진 게 없으니까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_ 본문 중에서
위로도, 교훈도, 성공 공식도 없지만
이상하게 힘이 되는 이야기
이 책은 독자를 끊임없이 웃게 만드는 자조적인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인기에 취해 학생에게 선심 쓰듯 먼저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가 망신을 당한 일, 덥수룩한 수염에 추리닝 차림으로 다니다가 폐지를 줍는 어르신에게 경쟁자로 오해받은 일, 구치소에 인문학 특강을 나갔다가 평소답지 않게 입을 사리며 강의 내내 노래만 부르고 돌아온 일… 박사라는 타이틀과 어울리지 않는 허술함과 인간미가 웃음을 자아내지만, 문장 곳곳에는 오래 버텨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의연한 위트가 스며 있다.
《결국 어떻게든 되더라고요》는 실패를 견디며 살아온 한 사람이 “오늘도 어떻게든 살아보자”고 건네는 무언의 응원이다. 저자는 실패를 미화하지 않으며, 고생 끝에 반드시 행복이 찾아온다고도 하지 않는다. 파리 유학 시절부터 한국에서 이어진 긴 좌절의 시간, 그리고 예순다섯에 찾아온 뜻밖의 전성기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시간을 묵묵히 살아낸 한 사람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실패를 이야기하지만 읽고 나면 이상하게 다시 살아볼 힘이 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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