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인식하는 거울이자
모든 지식을 여는 열쇠,
단어가 우리 삶에 스며드는 경이로운 순간들!”
작은 단어가 우리의 인식에 미치는 놀라운 영향력
어떻게 미디어와 광고는 단어로 교묘하게 착각을 불러일으킬까?
2년 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단어가 품은 세계》 이후 황선엽 교수의 두 번째 인문교양서가 출간된다. 전작에서 단어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고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단어들을 엄선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나누는 기준이 되어온 단어 이야기를 선보인다. 우리가 인식하고 사고하는 데 작은 단어 하나가 얼마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알고 나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실제로 황선엽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사소한 단어 하나가 세상을 완전히 다른 경계로 나누는 놀라운 경험” “일상의 모든 언어가 살아 있는 문화로 다가온다”라고 하며 수업을 향해 큰 찬사를 보낸다.
우리가 평소 아무런 의심 없이 접하는 단어들 속에는 소비되는 맥락이 만들어내는 오해와 착각이 숨어 있다. 어떤 단어들은 원래의 의미와 다르게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사용되기도 하고, 어떤 단어들은 맥락 속에서 우리가 착각을 일으키도록 교묘하게 우리를 속인다. 지상파 방송에서 전 국민에게 방영된 어느 우유 광고가 단어를 교묘하게 사용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다가 결국 방송위원회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는가 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음에도 뉴스에서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바람에 원래 의미와 다르게 인식되는 단어도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우리가 단어를 대할 때 사전적 정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맥락과 문화적 용법을 두루 헤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상파 방송 이외에도 갖가지 매체와 SNS를 통해 매일 광고, 뉴스, 새로운 소식 등을 접하는 오늘날 단어가 사용되는 맥락을 명확히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언어는 인간의 인식을 비추는 거울이자 동시에 그 인식을 규정하는 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단어의 엄밀한 정의보다 그것이 소비되는 맥락과 문화적 환경에 더 큰 영향력을 받을 때도 많습니다. (...) 그러므로 지시대상의 사전적 의미를 명확히 인지하는 태도와 오랜 세월과 맥락 속에서 다듬어진 단어 고유의 문화적 용법을 헤아리는 자세.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유지할 때 우리는 언어가 가진 힘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_ 본문 중에서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단어,
황선엽 교수가 김한민 감독, 박보검 주연 영화에서
단어 하나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 이유
황선엽 교수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단어의 특성 때문에 치열한 논쟁을 벌였던 흥미로운 사연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현재 한창 촬영 중이며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칼: 고두막한의 검>은 <노량>의 김한민 감독과 배우 박보검 주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가 있다. 이 영화는 고구려 패망 직후가 배경인데, 황선엽 교수는 영화사로부터 제안을 받아 현대 대사를 옛말로 옮기는 작업에 참여하였다. 문제는 ‘붉은 늑대’를 ‘블근 일히’로 옮기는 데 있었다. 19세기 이전에는 늑대라는 말이 쓰인 적이 없고 일히(이리)로만 나타나는데, 늑대와 이리는 사람들의 인식에 전혀 다른 이미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늑대는 외양이 멋진 대형견을 연상시키거나 의리 있는 주인공 느낌을 주지만, 이리는 비열함이나 잔혹함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쓰인다. 두 단어 중 어떤 단어를 쓸 것인가를 두고 제작진과 치열한 논의 끝에 ‘블근 일히’란 표현을 살리되 자막에는 ‘붉은 늑대’라 표기하기로 합의했다. 이렇듯 단어가 사람들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기에, 어떤 단어를 선택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을 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단어의 힘은 평범한 일상부터 거창한 판단까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단어가 그어놓은 보이지 않는 선이
세상을 다르게 구획하는 흥미진진한 사연과 이야기
그렇다면 단어의 힘은 뉴스나 영화 제작, 논문이나 정부의 발표, 입장문 등 거창한 일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황선엽 교수는 말한다.
단어의 힘은 거창한 역사나 사료 속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주 평범한 일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무심코 지나던 길가의 잡초도 명아주나 거여목같이 그 이름을 알게 되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지요. 김춘수 시인이 말했듯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는 마법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_본문 중에서
평범한 일상에서 단어의 힘은 어떻게 작용할까?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도련님, 아가씨, 서방과 같은 호칭 문제부터 금자탑, 도나츠, 낭만, 북채 등 자주 사용하는 번역어 등 단어가 생활 속에서 어떻게 강력히 작용하는지 다룬다. 또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에 나오는 감자가 사실은 고구마를 뜻하는 말이었다는 사실이나, 음산하고 황량할 때 ‘을씨년스럽다’라고 말하게 된 이유, 몸속 장기와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비밀, ‘병오년, 붉은 말의 해’라는 식으로 연도를 부르는 이유 등 일상에서 단어의 다채로운 용법과 그것을 둘러싼 인간의 생활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측면에서 해석하고 바라본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쓰는 말과 단어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되고, 나아가 우리의 생각을 움직이는지 흥미진진하게 펼친다.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이 변하면서 단어가 어떻게 달라져왔는지를 다루고, 반대로 우리가 무심코 쓰는 단어가 우리의 생각과 시선을 바꾸어놓는 이야기도 다룬다. 사소해 보이는 단어 하나가 사고를 규정하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단어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만든다는 것일까? 책에서는 ‘단어가 세상을 나누는 방식’을 다루고 있는데, 저자는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단어의 경이로움을 깨닫고 사고의 지평이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가령, 저자는 같은 사물을 두고도 왜 나라별로 다르게 인식하는지 독자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다.
“강낭콩(kidney bean), 완두콩(green pea), 팥(red bean)을 두 부류로 나누어보세요.”
이 질문에 한국 사람들과 미국 사람들은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한국 사람들은 강낭콩과 완두콩을 한 부류로 나누고, 팥을 한 부류로 나눈다. 반면에 미국 사람이라면 kidney bean과 red bean을 한 부류로 나누고 green pea를 한 부류로 나눈다. 같은 단어를 공유하는 단어끼리 부류를 나누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단어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세상을 더 풍부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고할 수 있도록 한다.
“고유어만으로는 인간과 세상의 모든 면을 담아내기 어렵다.
한국어가 더욱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외래어를 선별하여 받아들이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순수한 고유어만으로는 인간과 세상의 모든 면을 담아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영어가 많은 외래어를 받아들여 세계어로 성장할 수 있었듯, 한국어도 더욱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외래어를 선별하여 받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우리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일본에서 달러 기호($)를 한자 ‘아닐 불(弗)’ 자와 닮았다고 보아 표기하던 것을 가져와 ‘불’이라 읽기 시작한 우리 언중의 선택, 이집트 피라미드의 외형이 한자 ‘쇠 금(金)’ 자를 닮았다고 하여 중국에서 번역한 ‘금자탑(金字塔)’을 빛나는 금으로 만든 탑으로 오해하여 찬란한 업적의 상징으로 소비하는 맥락 등, 때로는 문자가 언어에 영향을 주며 만들어낸 오해와 착각마저도 하나의 살아있는 문화가 되기도 한다. 일본의 놀이 ‘다루마상가 고론다’를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시절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 식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바꾸어 부르도록 한 남궁억 선생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 식의 문화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문화와 외래어를 주체적인 태도로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어는 언어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자, 인간이 세계를 분별하고 판단하는 도구다.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대상일수록 이름은 정교해지고, 문화적 환경과 세태의 변천에 따라 단어는 끊임없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변화한다. 독자는 저자의 친절한 안내와 함께, 우리가 매일 만나는 작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세계사의 흔적과 반전의 서사를 탐정처럼 추적해나가며 단어를 통해 국경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지적 탐험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작은 단어 하나에 이토록 아름답고 따뜻한 세계가 숨어 있다. 매일 사용하는 단어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독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판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얻을 수 있고 더욱 다채로운 해상도로 나와 주변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놀라운 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자.
“세상을 인식하는 거울이자
모든 지식을 여는 열쇠,
단어가 우리 삶에 스며드는 경이로운 순간들!”
작은 단어가 우리의 인식에 미치는 놀라운 영향력
어떻게 미디어와 광고는 단어로 교묘하게 착각을 불러일으킬까?
2년 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단어가 품은 세계》 이후 황선엽 교수의 두 번째 인문교양서가 출간된다. 전작에서 단어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고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단어들을 엄선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나누는 기준이 되어온 단어 이야기를 선보인다. 우리가 인식하고 사고하는 데 작은 단어 하나가 얼마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알고 나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실제로 황선엽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사소한 단어 하나가 세상을 완전히 다른 경계로 나누는 놀라운 경험” “일상의 모든 언어가 살아 있는 문화로 다가온다”라고 하며 수업을 향해 큰 찬사를 보낸다.
우리가 평소 아무런 의심 없이 접하는 단어들 속에는 소비되는 맥락이 만들어내는 오해와 착각이 숨어 있다. 어떤 단어들은 원래의 의미와 다르게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사용되기도 하고, 어떤 단어들은 맥락 속에서 우리가 착각을 일으키도록 교묘하게 우리를 속인다. 지상파 방송에서 전 국민에게 방영된 어느 우유 광고가 단어를 교묘하게 사용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다가 결국 방송위원회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는가 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음에도 뉴스에서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바람에 원래 의미와 다르게 인식되는 단어도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우리가 단어를 대할 때 사전적 정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맥락과 문화적 용법을 두루 헤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상파 방송 이외에도 갖가지 매체와 SNS를 통해 매일 광고, 뉴스, 새로운 소식 등을 접하는 오늘날 단어가 사용되는 맥락을 명확히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언어는 인간의 인식을 비추는 거울이자 동시에 그 인식을 규정하는 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단어의 엄밀한 정의보다 그것이 소비되는 맥락과 문화적 환경에 더 큰 영향력을 받을 때도 많습니다. (...) 그러므로 지시대상의 사전적 의미를 명확히 인지하는 태도와 오랜 세월과 맥락 속에서 다듬어진 단어 고유의 문화적 용법을 헤아리는 자세.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유지할 때 우리는 언어가 가진 힘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_ 본문 중에서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단어,
황선엽 교수가 김한민 감독, 박보검 주연 영화에서
단어 하나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 이유
황선엽 교수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단어의 특성 때문에 치열한 논쟁을 벌였던 흥미로운 사연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현재 한창 촬영 중이며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칼: 고두막한의 검>은 <노량>의 김한민 감독과 배우 박보검 주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가 있다. 이 영화는 고구려 패망 직후가 배경인데, 황선엽 교수는 영화사로부터 제안을 받아 현대 대사를 옛말로 옮기는 작업에 참여하였다. 문제는 ‘붉은 늑대’를 ‘블근 일히’로 옮기는 데 있었다. 19세기 이전에는 늑대라는 말이 쓰인 적이 없고 일히(이리)로만 나타나는데, 늑대와 이리는 사람들의 인식에 전혀 다른 이미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늑대는 외양이 멋진 대형견을 연상시키거나 의리 있는 주인공 느낌을 주지만, 이리는 비열함이나 잔혹함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쓰인다. 두 단어 중 어떤 단어를 쓸 것인가를 두고 제작진과 치열한 논의 끝에 ‘블근 일히’란 표현을 살리되 자막에는 ‘붉은 늑대’라 표기하기로 합의했다. 이렇듯 단어가 사람들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기에, 어떤 단어를 선택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을 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단어의 힘은 평범한 일상부터 거창한 판단까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단어가 그어놓은 보이지 않는 선이
세상을 다르게 구획하는 흥미진진한 사연과 이야기
그렇다면 단어의 힘은 뉴스나 영화 제작, 논문이나 정부의 발표, 입장문 등 거창한 일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황선엽 교수는 말한다.
단어의 힘은 거창한 역사나 사료 속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주 평범한 일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무심코 지나던 길가의 잡초도 명아주나 거여목같이 그 이름을 알게 되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지요. 김춘수 시인이 말했듯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는 마법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_본문 중에서
평범한 일상에서 단어의 힘은 어떻게 작용할까?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도련님, 아가씨, 서방과 같은 호칭 문제부터 금자탑, 도나츠, 낭만, 북채 등 자주 사용하는 번역어 등 단어가 생활 속에서 어떻게 강력히 작용하는지 다룬다. 또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김동인의 단편소설 〈감자〉에 나오는 감자가 사실은 고구마를 뜻하는 말이었다는 사실이나, 음산하고 황량할 때 ‘을씨년스럽다’라고 말하게 된 이유, 몸속 장기와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비밀, ‘병오년, 붉은 말의 해’라는 식으로 연도를 부르는 이유 등 일상에서 단어의 다채로운 용법과 그것을 둘러싼 인간의 생활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측면에서 해석하고 바라본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가 쓰는 말과 단어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되고, 나아가 우리의 생각을 움직이는지 흥미진진하게 펼친다.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이 변하면서 단어가 어떻게 달라져왔는지를 다루고, 반대로 우리가 무심코 쓰는 단어가 우리의 생각과 시선을 바꾸어놓는 이야기도 다룬다. 사소해 보이는 단어 하나가 사고를 규정하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단어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만든다는 것일까? 책에서는 ‘단어가 세상을 나누는 방식’을 다루고 있는데, 저자는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단어의 경이로움을 깨닫고 사고의 지평이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가령, 저자는 같은 사물을 두고도 왜 나라별로 다르게 인식하는지 독자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다.
“강낭콩(kidney bean), 완두콩(green pea), 팥(red bean)을 두 부류로 나누어보세요.”
이 질문에 한국 사람들과 미국 사람들은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한국 사람들은 강낭콩과 완두콩을 한 부류로 나누고, 팥을 한 부류로 나눈다. 반면에 미국 사람이라면 kidney bean과 red bean을 한 부류로 나누고 green pea를 한 부류로 나눈다. 같은 단어를 공유하는 단어끼리 부류를 나누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단어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하고 세상을 더 풍부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고할 수 있도록 한다.
“고유어만으로는 인간과 세상의 모든 면을 담아내기 어렵다.
한국어가 더욱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외래어를 선별하여 받아들이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순수한 고유어만으로는 인간과 세상의 모든 면을 담아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영어가 많은 외래어를 받아들여 세계어로 성장할 수 있었듯, 한국어도 더욱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외래어를 선별하여 받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우리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일본에서 달러 기호($)를 한자 ‘아닐 불(弗)’ 자와 닮았다고 보아 표기하던 것을 가져와 ‘불’이라 읽기 시작한 우리 언중의 선택, 이집트 피라미드의 외형이 한자 ‘쇠 금(金)’ 자를 닮았다고 하여 중국에서 번역한 ‘금자탑(金字塔)’을 빛나는 금으로 만든 탑으로 오해하여 찬란한 업적의 상징으로 소비하는 맥락 등, 때로는 문자가 언어에 영향을 주며 만들어낸 오해와 착각마저도 하나의 살아있는 문화가 되기도 한다. 일본의 놀이 ‘다루마상가 고론다’를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시절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 식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바꾸어 부르도록 한 남궁억 선생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 식의 문화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문화와 외래어를 주체적인 태도로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어는 언어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자, 인간이 세계를 분별하고 판단하는 도구다.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대상일수록 이름은 정교해지고, 문화적 환경과 세태의 변천에 따라 단어는 끊임없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변화한다. 독자는 저자의 친절한 안내와 함께, 우리가 매일 만나는 작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세계사의 흔적과 반전의 서사를 탐정처럼 추적해나가며 단어를 통해 국경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흥미로운 지적 탐험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작은 단어 하나에 이토록 아름답고 따뜻한 세계가 숨어 있다. 매일 사용하는 단어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독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판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얻을 수 있고 더욱 다채로운 해상도로 나와 주변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놀라운 세계 속으로 들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