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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의 사회학(들꽃시선 157)

  • 문용식
  • 들꽃
  • 2026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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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88961432511
쪽수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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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자서

 

늦가을에 들어선

아슴하고 먼 길에서

 

삶과 함께

오래 서 있는 마음을

바라보고 싶었다

 

흔들려도 다시 일어나는 갈대와

제때를 알고 물러나는 노을처럼

끝내 애정이 마르지 않는 길

 

더듬더듬

여기까지 왔다

 

한 가닥 간절한 빛을 좇아

다시, 조용히 일어선다

 

2026. 03 봄이 오는 길목에서

목차

[목 차]

자서 / 5

1부 마음의 거울
가을 서정抒情 _14
갈대가 흔들리는 것은 _15
겨울을 건너며 _16
어느 고슴도치 부부 이야기 _18
귀환歸還 _19
그런 사람 _20
꽃은 져서 아름답다 _21
눈이 쌓이면 _22
동행 복권 _23
뚱딴지꽃 _24
라스 베이거스에[_25
마곡사의 백범 _26
마음의 거울 _28
반려동물 놀이터 _29
부부의 사랑 _30
빛과 그림자 - 알고리즘의 명암 _31
서로 절을 하여라 _33
잡초 _34
심포항에서 _35
안부 _36
어미 잃은 고라니에게 - 자유란 무엇인가 _37
엄마 마중 _39
여행을 떠나자 - 플라톤의 동굴 밖으로 _40
우측 보행 _42
중요한 일 _43
철 지난 꽃 _44
커피와 나 _46
코로나(Corona) _47
큰 개개비 새끼 _48
하늘에 오르면 _50


2부 나비
AI시대의 삶 _52
강의 울음 _54
겨울 억새 _55
곡지曲枝 _56
괴물의 시간 - 고야의 그림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나타난다를 보고 _57
기다림 _60
김장 생각 _62
나비 _63
네잎클로버 _64
등나무 인연 _65
떨켜 _67
만경강 이야기 _68
말의 씨앗 _69
바람 부는 날 _71
바람 부는 봄날 _73
방풍나물 _74
배우들 _75
벼랑 끝 소나무 _76
봄은 언제 오는가 _77
봄의 강 _78
사랑과 외로움 사이 _79
수저와 포크 _80
쓴맛과 단맛 _82
아카시나무 _83
제철에 피는 꽃 _84
주목朱木 _86
진정한 벗 _87
책 속의 길 _89
해바라기 _90
행복의 열쇠 _91


3부 순환의 끝에서
가난한 사람들 - 소로우의 월든을 읽고 _94
강과 나 _95
강은 흐르지 않는다 - 헤세의 싯다르타의 강가에서 깨달음 _96
고 퀄리티(high-quality) _97
고잔 들녘에 서면 _98
그런 사람이게 하소서 _99
낮잠의 사회학 _101
닻을 올려라 _102
마지막 장이 없는 책 _103
물과 그릇 _104
방송대의 문을 두드리며 _105
별돌이 사진을 보며 _106
비가 자주 내리는 이유 _108
뻐꾸기 _109
산상 호수의 아침 _110
순환의 끝에서 _112
쌀밥 _113
사랑의 무게 _114
앨버트로스의 역설 _115
역사의 나이테 _117
오월은 _118
우리 사는 일 _119
우리는 빛이고 바람이었을 것 _121
이름 가꾸기 _123
이름 없는 노동 _125
자연 어루기 _127
지구의 기억 _128
지구의 암세포 _130
통학 열차의 추억 _131
한 알의 콩 _132


4부 마음의 온도
가을의 여운 _136
논산 탑정지에서 _137
단풍 _139
동지를 지나며 _140
마음으로 깊어지는 맛 _142
마음의 온도溫度 - 어느 주부의 하루를 보며 _144
말 없는 언어 _146
모르는 것들 _148
바람의 외침 _151
비극이 될 수 없는 밤 _152
사랑의 세레나데 _154
상선약수上善若水 _155
새장 속의 새 _156
새해를 맞으며 _157
손끝이 야무진 사람 _159
수레바퀴 위의 삶 _161
스콜(squall) _162
어느 늙은이의 변명 _164
어떤 형틀 _165
운 좋은 하루 _166
이리(익산) 삼양라면 공장 - 배고픔을 끊고, 인정을 잇다 _168
자유의 동반자 - 사르트르의 계약 결혼 _170
장항 송림의 맥문동 _172
지는 꽃이 아름답다 _173
천사와 마귀의 나팔꽃 _174
침묵을 듣는다 _176
탈피脫皮 _178
풀벌레의 새벽 연가 _179
하늘에 새기는 지혜의 글자 _180
황금빛 아침 _181

작품해설┃전은주 삶의 풍경을 노래한 시 _184

[본 문]

주목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썩어 천년

한자리에 묶여
천 번의 여름을 견디고
천 번의 겨울을 삼킨 끝에
속까지 붉어진 몸

나이테마다 바람은 남고
깎여나간 상처마다
눈빛 같은 시간이 들러앉는다

넘어지지 않는 법을 배운 적 없고
다만
서 있는 동안
부서지지 않았을 뿐


지는 꽃이 아름답다



흰 눈 녹아 스며드는 자리
선연한 핏빛으로 타오르던 동백
생의 가장 붉은 정점에서
미련 한 점 남기지 않고
, 자신을 놓아버린다

새날의 햇살을 마중하기 위해
황금 노을이 기꺼이 저물어 가듯
아낌없이 썩어 밑거름이 되는 길
가지 끝에서 반짝이던 순간보다
대지를 보듬는 그 뒷모습이 더 눈부시다



방풍나물


혹한을 건너온 방풍나물
돌 틈에 몸을 낮춘 채
이슬을 먼저 삼킨다

칼날에 눕혀질 때
손끝에 묻어나는
옛 고향의 봄 냄새

혀에 닿는 쌉싸름함
삼키지 못한 말들처럼
잠시 머물다 사라지고

두통처럼 남은 하루의 끝에서
그 향이
입 안에 오래 남는다

 



추천사

    문용식의 시집 속의 시는 거창한 사건보다 하루의 작은 풍경들 곁에 머문다. 달빛 아래의 빨래줄, 강가의 물결, 느려진 걸음, 짧은 낮잠 같은 것들이다. 시인은 그런 풍경들 속에서 삶이 사람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과정을 바라본다. 그의 시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은 결국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반복되는 일상을 받아들이고, 흘러가는 시간을 받아들이고, 늙어가는 자신 또한 받아들인다. 뜻대로 되지 않는 시간마저 밀어내지 않고 자신의 삶 안에 들여놓으려 한다. 그래서 그의 시는 삶을 재촉하지 않는다. 다만 주어진 시간을 살아내고, 지나가는 계절을 바라보며,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를 묵묵히 지켜낸다. 어쩌면 문용식의 시가 끝내 도착하는 곳도 바로 그 자리일 것이다.

    ─ 전은주(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출판사 서평

문용식 시집 『낮잠의 사회학』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 있는 인간의 마음을 기록한 언어의 집이다. 시인은 계절의 순환과 일상의 사소한 장면들, 그리고 역사와 사회를 관통하는 깊은 성찰을 통해 삶의 본질을 묻는다. 흔들리는 갈대에서 존재의 이유를 찾고, 낙엽이 지는 순간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이름 없는 노동과 보이지 않는 손길 속에서 세상을 지탱하는 힘을 증언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인은 문명 시대 효율과 속도 속에서 인간다움이 어디에 머무는지를 끊임없이 되묻곤 한다. 빠른 답보다 머뭇거림을, 계산된 결과보다 남겨진 감정을 선택하며 살아 있음의 의미를 되짚는다. 낮잠처럼 짧지만 깊은 쉼, 그 틈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삶의 결들. 시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지금 이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문창길(시인)

저자 소개
저자 : 문용식

착각의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계간 착각의 시학 회원

익산문인협회 회원

 

* 문용식 시인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지역 공무원으로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늘 시민을 위한 정의와 봉사 정신으로 살아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현재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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