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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4294276 |
|---|---|
| 쪽수 | 26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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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배우는 한국어, 우리는 우리말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시인의 감각으로 쓰다듬은 우리말의 결, 한 끗 다르게! 다정하게!
캄보디아 국립대학과 한국 종교단체 MOU 이끌어
K팝과 드라마, 영화가 세계인의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어의 투쟁』(이창용, 빨간소금, 2025)이 ‘한국어 전성시대’의 이면에서 한국어 교원의 노동 현실과 지위를 묻고, 『한국어 수업하는 법』(이지은, 유유, 2023)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교사의 현장을 보여주었다면, 『한글의 한 끗』(임가영, 정한책방, 2026)은 한국인도 무심코 지나쳤던 비슷한 말의 어감과 쓰임을 되짚는다.
문지혁의 연작소설 『초급 한국어』, 『중급 한국어』, 『실전 한국어』 역시 낯선 사람의 눈으로 모국어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모두 한국어 수업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위의 책들은 이름과 가족, 글쓰기와 문학, 삶과 정체성을 돌아보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한국어는 이제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우리 자신과 삶을 비추는 중요한 문화적 화두가 되고 있다.
『춤추는 한국어』는 이러한 흐름 위에서 시인의 언어적 감각과 해외 한국어 교원의 현장 경험을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가뜬하다’와 ‘거뜬하다’, ‘배려’와 ‘고려’, ‘알은체’와 ‘아는 체’처럼 익숙해서 그 차이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말들을 하나씩 불러낸다. 사전적 의미를 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말이 쓰이는 장면과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의 감정까지 들여다본다.
말은 시인의 시적 사유에 이르러 더욱 경쾌하게 춤춘다. 서로 닮은 낱말을 마주 세우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차이를 풀어내는 대목에서는 우리말 특유의 섬세한 결이 살아난다. 이어 캄보디아 학생들과 나눈 수업과 일상에서는 모국어로 알고 있는 것과 외국인에게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준다. ‘발이 넓다’에서 발은 얼마나 넓어야 하는지, ‘마음을 잡다’에서 마음은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를 묻는 학생들의 질문은 한국인 독자에게도 익숙한 말을 낯설고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세계의 공연장에서 한국어 노래가 울려 퍼지고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나는 지금, 그 언어를 가르치는 현장의 삶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저자는 코이카 파견 한국어 교원으로 캄보디아에 머물며 열악한 도시 기반과 긴 이동 시간, 예기치 않은 국경 분쟁과 안전 문제까지 감당해야 했던 경험을 가감 없이 기록한다. 이동에 14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위험지역이 확대되면서 학생들과 충분한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떠나야 했던 순간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원들의 수고와 현장 현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높아진 한국의 위상만큼 더 깊은 연결을 이끌어낸 미담도 전한다. 저자가 근무했던 국립 민쩨이대학교와 마포구 소재 석불사가 MOU를 맺어 매 학기 16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후원하고 매년 두 명의 학생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문화 체험 연수를 돕고 있다.
『춤추는 한국어』는 한국어 수업을 바탕으로 출발했지만, 어휘나 문법을 설명하는 데 목적을 둔 책은 아니다. 모국어의 세계에 살면서도 그 깊이를 미처 알지 못했던 한국인에게 건네는 다정한 우리말 교양서다. 책을 덮고 나면 무심코 내뱉던 낱말의 무게와 표정을 새삼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한국어를 한 끗 다르게, 조금 더 정확하고 다정하게 쓰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