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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24095577 |
|---|---|
| 쪽수 | 15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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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같은 고민이라도
매달아 두세요
바람은 소리로 풀어내니까요
- 「풍경소리」 전문
시집의 문을 여는 제1부의 「풍경소리」 사진에는 울창한 산림이 내려다보이는 산사 처마 끝에 소망을 담은 다섯 개의 풍경이 매달려 있다. 시인은 산처럼 무겁고 거대한 번뇌조차도 바람에 흩날리는 맑은 소리로 풀어낼 수 있다며 독자를 다독인다. 불안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순리에 마음을 맡기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라는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단단해지리라
다짐했던 날들이
시간의 발목 잡고 돌이 되라 권했을까
죽어서도 흐르지 못하는
고인돌 되었네
- 「시간의 정거장」 전문
표제작 「시간의 정거장」에서 시인은 우두커니 멈춰 선 거대한 고인돌을 마주한다. 단단해지기 위해 다짐했던 지난날들이 도리어 스스로의 시간을 멈추게 하고 돌처럼 굳어지게 만든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죽어서도 쉼 없이 흐르고 싶은 생명력과, 그 흐름이 멈춰 고인돌로 남은 세월의 무상함이 절묘한 대비를 이루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밤이 깊어질수록
향이 깊어지는 곳이 있다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불빛처럼
마음이 먼저 흠뻑 젖어
새벽마다 물안개로 다시 떠오르는 춘천
- 「물의 도시」 전문
시인의 오랜 삶의 터전인 춘천을 노래한 「물의 도시」는 달빛과 도시의 불빛이 강물 위로 잔잔히 번지는 낭만적인 밤 풍경을 그려낸다. 낮의 분주함이 가라앉은 고요한 시간, 잊고 지낸 수많은 추억들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이는 특정 지역의 아름다움을 넘어,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는 그리운 공간을 환기하는 서정성을 보여준다.
시집은 제1부 ‘눈여겨보기’, 제2부 ‘세월의 풍경’, 제3부 ‘공존의 미학’, 제4부 ‘당신의 안부’로 이어지며, 개인의 사색에서 시작해 타인과 세상을 향한 연대와 사랑으로 시선을 넓혀간다. 나란히 서지 않아 비틀어진 장승에서 다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공존의 미학」), 전쟁이 멈추기를 바라는 작은 촛불을 켜며(「간절한 기도」)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의 본질을 짚어낸다.
김종회 문학평론가(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는 해설에서 “그의 시들은 잘 포착된 촬영 기술을 동반하고 있었고, 생활 반경에서부터 멀리 해외의 여러 곳에 이르는 소재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라며, “풍경 속에 잠복해 있는 삶의 문리(文理)나 인생사의 비의(秘義)를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수순에 이르러, 읽는 이의 공감과 감명을 이끌어냈다”라고 평했다.
장승진 시인의 디카시집 『시간의 정거장』을 펼쳐 들고, 변화무쌍한 삶의 여정 중 만난 이 작은 정거장에서 잠시 걸음을 멈춰 마음의 평화를 얻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