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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다정해도 괜찮아-돌봄에 지친 당신에게
- 신은영, 강신혜, 주상희, 윤근영, 윤은채, 정현숙
- 문학책방
- 2026년 08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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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2603810 |
|---|---|
| 쪽수 | 264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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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나를 돌보기로 했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왜 이토록 버거운가.
아이를 키우고, 학생을 가르치고, 늙어가는 부모를 부양하는 동안 우리는 조금씩 지쳐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지침을 입 밖에 내는 순간 죄책감이 밀려온다. 더 아픈 사람이, 더 약한 사람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죄책감의 정체를 묻는 데서 시작한다.
『나에게 다정해도 괜찮아』는 여섯 명의 저자가 각자의 생애주기에서 겪은 돌봄의 현장을 정직하게 펼쳐 놓은 에세이다. 워킹맘과 전업주부, 초등학교 교사,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낀 40대, 사별 후 홀로 된 노모를 부양하는 딸,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돌보는 사회복지사. 영유아에서 노년까지, 돌봄이 놓이는 모든 자리에 저자들이 서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특정 시기의 육아서도, 노인 돌봄 안내서도 아니다. 돌봄의 연속성 그 자체를 정면에서 다룬 책이다. 한 사람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깨닫게 된다. 돌봄은 어느 한 시기에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모습만 바꾸어 되돌아오는 삶의 조건이라는 것을.
이 책이 여느 돌봄서와 다른 지점은 분명하다. 대개의 책들이 감정적 위로에 머물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서에 갇혀 있을 때, 이 책은 그 사이의 간극을 메운다. 저자들은 개인의 경험을 날것으로 꺼내 보이는 동시에, 그 고통이 왜 발생하는지를 집요하게 되짚는다. “집에서 논다”는 한마디에 존재가 흩어지는 전업주부의 하루, 에너지 1퍼센트를 남겨 집으로 '출근'하는 교사, 부모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야 하는 자식의 밑바닥. 이 생생한 장면들 뒤에서 저자들은 가부장제와 재생산 노동, 얇아진 사회 안전망이라는 구조를 드러낸다. 돌봄 제공자의 소진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책임을 홀로 떠안긴 구조의 문제라는 것. 이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단단한 위로다. 내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 때, 사람은 비로소 자신을 용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돌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희생이 아니다. 요양원에서 어르신을 돌보다 오히려 존재의 쓸모를 되찾는 어머니, 딸을 돌보다 딸에게 돌봄을 받게 된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들 속에서, 저자들은 “누가 돌봄 제공자이고 누가 대상자인지 그 경계는 애초에 없었는지도 모른다”고 고백한다. 돌봄은 주고받으며 돌고 도는 순환이며, 그 순환이 멈추지 않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전제가 하나 있다. 자기 자신을 먼저 돌보는 일이다. 빈 그릇으로는 아무것도 대접할 수 없듯, 소진된 사람은 누구도 지속적으로 돌볼 수 없다. 자기 돌봄은 이기심이 아니라, 돌봄을 지속하기 위한 책임 있는 태도인 것이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곁을 지키느라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여섯 통의 편지와 같다. 화려한 해결책을 약속하지는 않지만, 돌봄의 최전선에서 소진되어 가는 당신에게, 죄책감 없이 나를 돌볼 권리가 있다고 같이 보듬어준다.
책장을 덮을 때 독자가 받아 드는 것은 명쾌한 답이 아니라, 자신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다. 우리는 이미 스스로 충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