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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24706008 |
|---|---|
| 쪽수 | 232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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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역사 > 교양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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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체제의 해체와 현대 유럽의 탄생
1914~18년의 대전쟁은 지구상의 모든 대양에 걸쳐서 벌어졌고 최종적으로는 교전국이 모든 대륙을 아울렀으니 마땅히 “세계대전”이라고 불릴 만하다. 그러나 이 전쟁이 최초의 세계대전은 아니었다. 앞선 모든 세계대전들처럼 이 전쟁도 처음에는 유럽 강대국들이 서로를 두려워하는 마음과 상충하는 야심에서 비롯된, 유럽에 국한된 갈등으로 시작되었다. 전쟁이 그토록 끔찍하게 전개되고 파국적인 결과가 초래된 이유는 전 지구적 규모 탓이 아니라 발전된 군사 기술과 전쟁을 수행한 국민들의 문화가 결합된 탓이었다. 역사가 바바라 터크먼은 1차대전 이전 유럽 사회의 초상을 그린 저서에서 그 시절의 유럽을 ‘당당한 탑’이라고 일컬었다. 그러나 전쟁으로 당당한 탑은 무너졌고 그와 더불어 한 세계도 사라졌다. 국가적 차원에서 유럽의 옛 제국들이 해체되었을 뿐 아니라 대중 의식 차원에서도 전례 없는 대량 살상 앞에서 현대적 감수성이 형성되었다. 이 책은 세계사에서 말 그대로 획기적 사건이었던 1차대전의 발발 원인부터 전개 과정 그리고 그 전후 처리까지를 밀도 있게 다룬다.
국민의 지지 없이는 전쟁 수행이 불가능하다
저자 하워드는 전쟁 당사국들의 국민이 지지하지 않았다면 1차대전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대전 당시 지식인이나 엘리트들의 의식에 관한 연구는 있지만 그 밖의 사람들에 관한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전쟁의 발발을 환영한 사람들은 대체로 대도시의 소수파였을 것으로 파악한다. 이와 함께 당사국 국민의 대다수가 정부의 전쟁 방침을 인정하고 정부의 행보에 따라준 것을 중요한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그러한 배경에는 우선 애국주의적인 공교육이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단결심을 키우고 국가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징병제라는 요소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영국은 예외). 또 한편으로는 복종정신이 국민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고, 그래서 그만큼 군사적인 것을 수용할 여지가 컸다고도 지적한다. 당시에는 군사지도자가 정치가보다 인기가 있었고, 군악이 대중문화의 중요한 구성요소였으며, 사회에 ‘사회 다윈이즘’이 널리 퍼져 있었던 것이다.
세계 전쟁으로 비화한 유럽 전쟁
저자는 1차대전의 발발 배경을 주로 기존 강국 영국과 신흥 강국 독일 간 경쟁의 격화라는 측면에서 설명한다. 독일은 유럽을 벗어나 세계 강국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랐고,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영국과의 대결은 불가피하다고 여겼다. 이러한 심리 상태에서 ‘7월 위기’ 당시 독일의 정책 결정자들은 이미 러시아와 프랑스를 상대로 한 유럽 전쟁의 발발은 기정사실화한 채, 오로지 영국의 개입을 두고 도박을 벌였던 것이다. 결국 군부의 전략적 고려에 따라 독일이 중립국 벨기에를 침공함으로써 영국은 개입의 명분과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고 유럽 전쟁은 세계 전쟁으로 비화했다. 저자는 또 1차대전이 기존의 제한전들과 달리 막대한 사상자를 낳은 장기 총력전이 된 까닭을 “발전된 군사 기술과 전쟁을 수행한 국민들의 문화가 결합된 탓”이라고 설명한다. 소총과 장거리 중포 등의 화기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그에 비하면 통신 기술은 원시적이라 해도 될 정도였다. 이렇듯 군사 기술의 비대칭적 발전으로 서부전선의 전쟁 양상은 방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참호전의 교착 상태로 귀결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