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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이 듦

  • 이민아,임민영
  • 인디펍
  • 2026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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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67567901
쪽수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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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각예술의 렌즈로 들여다본 『어떤 나이, 듦』

 

“태어나는 순간 시작되지만, 흔히 외면해 온 그 감각에 대하여”

도록도, 연구서도 아닌 방식으로 포착한 ‘나이듦’의 실제.

현장감 넘치는 작가 인터뷰와 담담한 비평이 교차하는 지적 여정 

 

나이듦은 어느 날 갑자기 도착하지 않는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금씩 진행되는 일이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거나, 때로는 두려워 외면하곤 한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 보편적이고 시의성 있는 주제 ‘나이듦’을, 시각예술이라는 렌즈를 통해 다르게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전시 설명서도, 딱딱한 연구서도, 기록용 도록도 아닌, 흔치 않은 방식으로 주제를 조망하는 책이다.

 

책은 두 개의 파트를 통해 나이듦에 관한 입체적인 사유를 펼쳐낸다.

 

파트1은 2025년 12월 스페이스세컨뷰에서 열린 전시 『사소해지기·되풀이하기·바탕색되기』를 텍스트와 이미지로 옮겨왔다. 기획자 이민아의 전시 비평과 함께, 참여 작가 신하정·임진세·해나오해나의 인터뷰를 실었다. 아티스트 토크에 직접 참여하는 듯 생생한 인터뷰는 작품 너머 작가들의 세계관을 전하며, 나이듦이 단지 노년의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를 통과하는 감각의 변화임을 보여준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달라지는 몸과 기억, 사물과 관계를 풀어낸 전시 현장 사진과 작품 사진도 함께 수록해 시각적 깊이를 더했다.

 

파트2는 시선을 더 넓힌다. 기획자이자 연구자인 이민아·임민영이 담담한 필치로 써 내려간 연구 글은, 젊음의 이미지만을 좇는 미디어와 사회문화적 편견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며 나이 든 몸과 감각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연구 글은 한글과 영문을 함께 실어, 국내외의 다양한 독자가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 책은 나이듦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보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질문들을 다시 꺼내어 놓는다. ‘어떤 나이’를 지나고 있는 당신에게, 스스로의 시간을 다르게 바라보는 작은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 -5

 

PART 1 전시를 통해 바라본 나이듦

 

전시를 말하다 -16

『사소해지기·되풀이하기·바탕색되기』: 신하정, 임진세, 해나오해나의 나이듦에 관한 이야기 (이민아) -25

Becoming Trivial ·Repeating ·Becoming Background: Stories of Aging by Shin Ha Jeong, Lim Jin Se, and Hena O'Hena (Lee Min A) -35

 

작가를 만나다 -44

신하정 인터뷰, 작가노트 -45

임진세 인터뷰, 작가노트 -71

해나오해나 인터뷰, 작가노트 -99

 

PART 2 시각문화 속에서 마주한 나이듦

 

이미지를 읽다 -128

‘젊음’의 이미지에 경도된 사회, 여성의 나이듦 (이민아) -129

A Society Captivated by the Image of “Youth”: Women's Aging (Lee Min A) -144

고령화 사회에 미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임민영) -157

What Can Art Do in an Aging Society? (Lim Min-young) -168

 

에필로그 -178


[본 문]

‘어떤 나이, 듦’이라는 책 제목은 특정 숫자에 결부된 고정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기보다, 서로 다른 나이와 그에 수반되는 다양한 이미지를 상상하도록 한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계속 변화하는 ‘듦’에 주목하도록 한다. 여기서 ‘듦’은 단순히 나이가 많아지는 과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몸의 감각이 달라지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며,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이 조금씩 이동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_p.7

 

이미지가 인간의 사고를 규정하고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나이듦을 어떤 이미지로 재현하고 소비해 왔는지를 살피는 일은 중요하다.

_ p.9

 

"저는 나이듦이 매우 보편적이고 공평한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작업인 『공평한 산』에서도 자연 풍경을 통해 죽음의 공평함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나이듦은 결국 그 공평한 마무리를 향해 가는 과정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그것은 매우 사소하고 일상적인 상태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 철이 든다는 것,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것, 여유가 생긴다는 것, 혹은 무언가를 덜어내는 과정과도 연결됩니다." (신하정 인터뷰 中)

_ p.57

 

"이 전시에서 저는 ‘나이듦’을 고정된 정체성이나 단계로 제시하기보다, 시간과 환경, 신체가 서로를 변형시키며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특히 노인의 몸은 그러한 변형의 흔적이 가장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지점입니다. 저는 이를 통해 인간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 그리고 그 관계가 신체 위에 남기는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임진세 인터뷰 中)

_ p.75

 

"솔닛의 책에 “나무로 만든 종이나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양피지처럼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든 것도 몇 세기는 유지된다. 하지만 우리는 닳아 없어진다”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닳아 없어지는 우리와 달리, 떠난 사람이 남긴 일상의 사물들은 생활의 여기저기에 남아 예고 없이 문득 기억 속의 존재를 소환합니다. 사물들은 타임머신처럼 우리를 과거로 데려가는 듯하지만, 그것을 경험하는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닙니다. 바로 그 실감, 내가 더 이상 ‘과거의 나’가 아니라는 실감 안에 나이듦의 감각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나오해나 인터뷰 中)

_ p.106-107

 

“누구나 오래 살기 바라지만 아무도 늙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15세기 초반 이탈리아 지역에서 활동한 사제 성 베르나르디노(St. Bernardino of Siena)의 설교에서 그 출처를 찾을 수 있는 이 문장은 나이듦, 곧 노화를 대하는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보여준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는 희극 『뜻대로 하세요 As You Like It』에서 인간의 일생을 일곱 단계로 나누고, 마지막 시기를 맞은 노인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이는 빠지고, 눈은 멀고, 입맛은 떨어지고, 결국 모든 것이 사라진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제 유년기에서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로 이어지는 오랜 도식은 새롭게 그려질 판이다. 중년에서 정점을 찍은 뒤 계단식으로 쇠퇴하는 구도가 아니라, 중년기 이후에도 상당 기간 그 상태를 유지하는 형태로 그려져야 할 것 같다.

_ p.130

 

우리는 이미지를 바라보고 그것을 스스로 판단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지는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이미지의 시대라고도 부를 수 있을 만큼 넘쳐나는 미디어 속 이미지들로 둘러싸인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는 사람들이 보는 방식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준다. 존 버거(John Berger)는 그의 저서 『다른 방식으로 보기 Ways of Seeing』에서 미술에서 나타난 시각적 이미지가 권력 구조를 생산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이미지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이미지는 항상 그것을 생산하는 주체의 특정한 시선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미지를 주체적으로 본다고 착각하지만 사회적·문화적 조건 속에서 구성된 방식으로 보도록 이끌어진다.

_ p.163  

저자 소개
저자 : 이민아,임민영

이민아
이민아는 서울대학교에서 미술경영 전공으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고 전시기획자로 활동하며 강의와 저술을 병행해 왔다. 현재 스페이스세컨뷰의 디렉터로 시각예술 전시와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주요 기획으로 작가 16인이 참여한 《내 관에 넣어 줘》(2025)가 있다. 주요 학술 논문으로 「아티스트 콜렉티브의 비-위계적 참여와 협업에 관한 쟁점 연구」(2024), 「트러블(1968-1998) 시기 북아일랜드 벽화에 표명된 두 개의 민족-종파적 정체성」(2021) 등이 있다. 『본딩풍납 2023 연구노트 』(2023)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임민영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회화·판화를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에서 미술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대학교, 부산교육대학교, 동아대학교, 경성대학교 등에서 미술사와 미술론을 가르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아이엠갤러리 총괄디렉터로 활동하며 전시기획 및 현대미술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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