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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소각 지침

  • 마커스 클리워
  • 김지원
  • 문학수첩
  • 2026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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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73830570
쪽수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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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새벽 3시부터 4, 불을 끄고 밤을 버텨낼 것

어둠이 선명해지면 숨을 참아야 한다

저택 위로 토끼들의 재가 내리기 시작할 테니

 

단 한 번의 실수조차 치명적인, 독보적 완성도의 나폴리탄 심리 스릴러

 

데뷔작으로 레딧올해의 가장 무서운 이야기로 선정되고 넷플릭스 영화화까지 확정 지으며 단숨에 대중성을 입증한 마커스 클리워의 두 번째 장편소설 『토끼 소각 지침』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한적한 외곽의 기묘한 저택을 배경으로, 벼랑 끝에 선 주인공이 막대한 보수 뒤에 숨겨진 섬뜩한 규칙들을 이행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 소설은미쳐버린 세계로 빠져드는 소설”(알마 카츠)이라는 찬사 그대로, 손에 쥐는 순간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통장 잔고가 바닥나 퇴거 통보를 받은 스물두 살 실업자 메이시 멀린스. 당장의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인터넷 구인 게시판을 뒤지던 그녀는보수 많음이라고 적힌 수상쩍은 공고를 발견한다. 홀린 듯 찾아간 외딴 저택에서 집주인 그레이스는 그녀에게 사흘간 집을 봐주는 대가로 무려 9천 달러를 제안하고, 메이시는 이 파격적인 조건을 수락하며 지켜야 할 규칙이 담긴 낡은 VHS 비디오테이프 한 장을 받아 든다.

 

테이프 속 화면에 나타난 이는 사망한 전 집주인 데이비드 칸스웰. 깊은 편집증에 사로잡힌 듯한 그는 기괴한 규칙들을 지시한다.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집 안의 모든 불을 꺼둘 것. 토끼를 발견하면 10분 이내에 바깥으로 쫓아내되, 실패하면 산 채로 벽난로에 소각할 것. 무엇보다 창백한 파란 눈을 한방문자에게는 절대로 응답하거나 문을 열어주지 말 것.

 

단순한 헛소리로 치부하며 규칙을 가볍게 여긴 순간 불길한 조짐이 시작된다. 소등 시간을 단 몇 초 어기자 ‘24시간 이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경고가 곧바로 참혹한 현실로 들이닥친다. 집 안 곳곳에 불쑥 나타나는 토끼와 끊임없이 울려대는 의문의 전화, 현관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섬뜩한 노크 소리까지. 사소한 실수가 부른 현상들은 순식간에 메이시의 숨통을 조이는 생존의 위협으로 변해간다.

 

규칙을 거스를 때마다 저택을 감싼 불길한 위협은 메이시가 깊이 묻어둔 상처와 트라우마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악몽 같은 환각 속에서 억눌린 기억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마침내 그곳에 숨겨진 서늘한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단 한 순간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 서스펜스, 『토끼 소각 지침』. 현실을 뒤흔드는 기묘하고 이질적인 세계를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목차

[본 문]

귀뚜라미와 새들이 울어댈 때, 그때 그는 한 점의 의심도 없이 그날이 비참한 밤이 되리라는 걸 직감했다. 자연이 오솔길 끝에서 뭘 발견하게 될지 그에게 경고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_ p.15, 「의례를 따르라」 중에서

 

특별한 기회. 노령의 남편을 돌볼 간병인 급구. 기간 사흘, 보수 많음. 정말로 일하실 분만, 관심이 있으면 carnswel54@aol.com으로 연락 바람.

_ p.28, 「의례를 따르라」 중에서

 

알맹이 없는 빈약한 설명이었지만, 미늘이 돋아난 낚시 미끼처럼 사람을 단숨에 낚아채는 묘한 유혹이 있었다. (…) 모호하든 말든 이 구인 공고는 평생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내 22년 인생에서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지푸라기였다.

_ p.34, 「인생 망한 실업자」 중에서

 

집 안에서 놈들을 발견한다면, 특히 그게 하얀 토끼일 경우엔 무조건 잡아서 바깥으로 내던지세요. 그게 다예요. 하지만 발견한 지 10분 이내에 잡아야 합니다. (…) 절대, 절대로 10분이 지난 후에 토끼를 밖으로 내보내면 안 돼요.

_ p.99, 「인생 망한 실업자」 중에서

 

언제나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정확히 행동하세요. (…) 그리고 그 지시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설령 그 지시가 내가 일러준 규칙과 상충된다 해도 말이죠.

_ p.101, 「인생 망한 실업자」 중에서

 

관리인을 맡겠다고 이곳에 발 들인 순간부터 마음대로 일을 관둘 수는 없습니다.

_ p.102, 「인생 망한 실업자」 중에서 

 

출판사 서평




금기를 깨뜨린 대가, 덮어둔 죄의식의 실체

웹 괴담의 신선함과 탄탄한 서사의 완벽한 결합

설명되지 않는 규칙과 금기로 서늘한 몰입을 유발하는 나폴리탄 괴담은 이제 서스펜스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포맷을 일회성 자극에 그치지 않고 완성도 높은 긴 호흡의 이야기로 끌어올린 작품은 극히 드물다. 『토끼 소각 지침』은 괴담 포맷의 한계를 가뿐히 넘어, 단편적 콘셉트를 가장 정교한 장편 스릴러로 승화한 독보적인 작품이다.

기존의 규칙 괴담이 결말 없는 일회성 밈이나 1차원적 자극에 머물렀다면, 이 소설은 규칙이라는 장치를 인물의 서사와 정교하게 결합한다. ‘새벽 3시 소등’, ‘10분 내 토끼 소각’ 같은 규칙을 어길 때 찾아오는 이상 현상은 단순한 공포에 그치지 않고, 주인공의 현실적 결핍과 억눌린 죄의식을 투영하는 심리적 거울로 작동한다. 여기에 인물의 동선과 제한 시간, 정통 스릴러의 치밀한 복선과 인과관계를 이식함으로써 단절된 저택을 정교한 퍼즐로 바꾸어 놓는 동시에 완결된 장편 서사를 완성해 냈다.

“‘내가 저 주인공보다는 똑똑하겠다’고 자만하던 장르 팬들을 위한 책”(마이크 솔트)이라는 찬사처럼, 이 정교한 퍼즐은 독자의 예측과 계산을 번번이 비껴가며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다. 기발한 소재와 클래식한 장르 문법이 결합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 『토끼 소각 지침』은 신선한 기믹에 머물던 괴담을 단숨에 정통 스릴러의 반열로 올린 완벽한 답안지다.

저자 소개
저자 : 마커스 클리워

마커스 클리워(Marcus Kliewer)(저자) 
레딧(Reddit) 괴담 게시판 연재작 《우리가 살던 곳(We Used to Live Here)》으로 정식 출간 전 넷플릭스 영화화 계약을 성사시키며, 단숨에 전 세계 장르 문학 팬들의 주목을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스톱모션 애니메이터로 활동했으며, 일상적인 공간에 기괴한 초자연적 요소를 결합한 독창적인 서스펜스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토끼 소각 지침(The Caretaker)》은 그의 두 번째 장편 소설로서 고립된 숲속 저택과 수상한 구인 광고라는 고전적인 장르 문법 위에 숨 막히는 시각적 공포를 정교하게 덧입혀, 한층 짙어진 작가 특유의 기괴한 상상력과 압도적인 긴장감을 보여준다.

김지원(역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강사로 재직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자연 본능》, 《외계인 자서전》, 《제국이란 이름의 기억》, 《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비하인드 허 아이즈》, 《루미너리스 1·2》,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물고기처럼 노래하라》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는 《바다기담》과 《세계사를 움직인 010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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