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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1335262 |
|---|---|
| 쪽수 | 155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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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서문
예전에는 연금술은 보통 비천한 금속을 가지고 금을 만드는 이론과 실천적 체계로 알려져 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다. 연금술은 물질로서의 금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정신으로서의 금, 즉 정신적 완성을 추구했던 체계라는 것이다. 그것은 연금술사들이 대부분 내향적인 성격이라서 외향적인 동서양의 종교체계만 가지고서는 그들의 더 깊은 내적 관심사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서양의 연금술사들이 겉으로는 금(or)을 만들려고 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금보다 영약(靈藥, elixir)나 만병통치약(panacée)을 만들려고 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연금술을 통해서 금보다는 장수(長壽)나 불사(不死)를 추구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것도 문자 그대로의 장수와 불사가 아니라 정신적인 장수와 불사, 즉 정신적 완성을 통하여 세상의 무상한 변천에 휩쓸리지 않고 내면에 있는 신성(divinité)을 실현시켜서 현재에서 영원(永遠)을 살려고 했던 것이다. 그것은 동양의 연금술사들도 마찬가지라서 동양에서는 연금술사들이 — 연금술사라는 용어도 적당한 말이 아니지만 — 단약(丹藥)이나 선약(仙藥)을 만들어서 불로장생하려고 했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연금술은 물질적으로 완전한 것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겉으로의 표방이고 사실은 정신적으로 완전한 것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동양에서 연금술사들은 합리적 체계를 가진 유학자들보다는 도교, 선교 계통의 사람들이 많았고, 서양에서도 제도적인 종교에 속해 있던 사람들보다는 신비주의적인 성격의 사람들이 주로 해하였다. 물론 동서양의 연금술사들 가운데는 물질로서의 금이나 단약을 만들어서 부귀와 불로장수를 누리려고 했던 사람들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정신으로서의 금인 현자의 돌(pierre philosophale)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서양에서 계몽주의와 더불어 연금술이 현대의 철학, 천문학, 화학으로 변화되었지만 그런 합리적인 학문들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고,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다. 그들이 사용했던 물질적인 것들과 물질적으로 추구했던 것을 상징으로 생각하면 여전히 의미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정신은 현대인의 무의식에 여전히 남아서 감각적인 세계 너머에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세르주 위탱(Serge Hutin, 1929–1997)은 프랑스 소르본대학과 국립고등연구실습원(École pratique des hautes études)에서 밀교, 영지주의, 연금술을 공부하였고, 국립과학연구소(CNRS) 연구원으로 활동했던 20세기 프랑스의 밀교(occulte), 비의(esotérisme) 연구의 권위자이다. 그는 이 책에서 연금술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해서 아주 폭넓게 설명하고 있다. 연금술의 역사, 이론적 배경, 실천체계, 연금술과 영지주의의 관계, 연금술과 신비주의의 관계 및 연금술이 현대 철학, 문학, 예술에 미친 영향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데, 이렇게 짧은 책에서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방식이 놀라울 따름이다. 역자가 그 동안 수많은 연금술 해설서를 보았는데, 이렇게 연금술의 요체를 설명한 책은 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 책은 프랑스대학출판사(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의 교양입문총서인 “나는 무엇을 아는가?” 씨리즈로 나온 이래 13판 이상 개정, 재출간되었다.
이 책의 부록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역자의 논문 “서양 연금술에 대한 분석심리학적 고찰”을 수록하였다. 연금술과 분석심리학자 C. G. 융의 심리학 사상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본 논문인데, 융은 서양 연금술이 정말 물질로서의 금을 추구하려던 작업이 아니라 정신적 금을 만들려고 했다는 생각에서 그의 정신치료 사상인 개성화 과정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서 현대 사상계에 연금술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 공헌이 있다. 독자들은 전반부에서 연금술에 대한 객관적인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고, 부록 논문을 통해서는 연금술의 분석심리학적 의미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가치가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에 주어져서 정신적 혼돈이 심한 현대 사회에서 삶의 의미를 잃어버려서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본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