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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6611091 |
|---|---|
| 쪽수 | 456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양장 |
이 책이 속한 분야
- 정치/사회 >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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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정을 넘어 국가 건설의 주체로서 제헌국회를 다시 보다
대한민국의 토대가 이루어진 생생한 현장의 기록
대한민국의 시작을 이야기할 때 대개 헌법과 정부 수립을 떠올린다. 그러나 한 나라가 실제로 ‘국가’로 작동하려면 헌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행정과 사법과 국방의 조직을 세우고, 세금을 걷고 치안을 확립하며,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통로를 만들고, 토지와 부(富)의 분배 질서를 다시 짜야 한다. 이 방대한 작업을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것도 경험 없는 신생국의 조건에서 감당한 것이 바로 제헌국회였다.
저자는 미국 비교정치학자들이 제시한 국가 건설의 다섯 가지 요건인 침투(행정력), 참여, 일체감, 정통성, 분배의 틀을 빌려 제헌국회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재구성한다. 헌법 제정과 정부 구성으로 국가 제도를 세우고(침투), 보통선거와 선거법으로 정치 참여의 원리를 확립했으며(참여), 국호·국기·연호를 정해 공동체의 상징을 마련하고(일체감), 절차적 민주주의의 규범을 다졌으며(정통성), 농지개혁과 경제조항으로 분배의 기틀을 놓았다(분배)는 것이다. 이 책은 흩어져 있던 제헌국회의 업적을 이 틀 안에서 하나의 국가 건설 서사로 꿰었다.
그리고 이 책은 제헌국회를 ‘의회’로서 진지하게 평가했다. 제헌국회는 남조선과도입법의원 등 앞선 기구와 달리 보통·평등·직접·비밀 선거로 구성된 최초의 대의기구였다.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체계, 국회법과 교섭단체, 예산 심의와 국정감사 등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의회 운영의 기본 틀을 이 시기에 확립했다. 대통령과 행정부에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은 ‘의회 우위형’ 국회였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체계에서 이승만 대통령조차 국회를 자주 찾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야 했다. 이 사실은 이후 대통령 우위로 굳어진 한국 정치의 현실과 비교하는 흥미로운 계기가 된다.
제헌국회 회의록의 생생한 발언과 당시 신문 기사를 풍부하게 인용해, 논쟁하고 타협하며 나라의 기틀을 세워간 사람들의 목소리를 오늘의 독자에게 들려주는 『국가의 탄생』은 대한민국의 기원을 새롭게 이해하려는 시민과 연구자 모두에게, 우리 정치 시스템의 뿌리를 향한 정확하고도 애정 어린 안내가 되어 줄 것이다.
제헌국회의 사명과 역할
해방과 분단 속에서 출발한 신생국 대한민국은 ‘국가 건설(state building)’의 과제를 안았다. 이는 국민국가 수립(nation building)과 구분된다. 침투·참여·일체감·정통성·분배라는 국가 건설의 다섯 요건에 비추어볼 때 제헌국회는 한국 의회정치의 진정한 출발점으로써 대표·입법·감시·숙의·예산·정부 구성·불만 해소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신생국의 제도적 골격을 어떻게 세웠나?
제헌국회는 헌법 제정(개원, 헌법기초위원회, 본회의 심의)에서 시작해 정부조직법·법원조직법·국군조직법을 통한 정부 구성,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의 결정과 국기·국가·국경일·연호의 확립, ‘인민’과 ‘국민’을 둘러싼 논쟁 등 공동체의 일체감을 만드는 상징 작업을 살핀다. 또한, 보통선거법 제정과 5·10 선거, 정치적 평등과 남녀평등 등 참여와 정통성의 문제, 그리고 경제조항과 농지개혁을 통한 분배의 기틀까지, 국가의 골격을 잡아나갔다.
명실상부한 의회
이 책은 5·10 선거로 구성된 제헌국회의 인적·정치적 구성(대한독립촉성국민회·한국민주당·무소속 등 세력 분포와 여성 후보의 도전)을 분석하고, 초기 정당정치의 태동을 살핀다. 이어 단원제 채택, 국회법 제정, 교섭단체, 예산안 심의, 국정감사 등 의회 운영의 제도화 과정을 정리하고,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 반민특위 활동, 내각제 개헌 논란을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를 짚는다. 이 책에 따르면 제헌국회는 행정부를 실질적으로 견제한 ‘의회 우위형’ 국회였다
제헌국회를 어떻게 평가할까?
안보 불안과 경제적 궁핍, 경험의 부재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제헌국회는 ‘혁혁한 노력’과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황무지에 나라를 만드는’ 국가 건설의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 신생 독립국이 국가로서 기능할 토대를 놓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 정치 시스템의 기초를 마련한 ‘건국의 아버지들’로서 제헌국회에 대한 더 면밀한 분석과 애정 어린 재평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