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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등 뒤 1미터-29년 9개월 20일 역대 대통령 8명을 지킨 경호관의 기록(스토리 인시리즈 34)
- 박진이
- 씽크스마트
- 2026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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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65295136 |
|---|---|
| 쪽수 | 204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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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경호는 총알을 막는 것이 아니라
총성이 울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 속 대통령 경호관을 떠올려보자. 총성이 울린다. 경호관이 몸을 날린다. 대통령을 감싸고 차량으로 이동한다. 긴박한 추격이 시작된다. 우리는 그런 장면을 보며 ‘훌륭한 경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실제 대통령 경호 현장을 지켜온 박진이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그 정도까지 갔다면 이미 수많은 방어선이 뚫린 뒤다.
진짜 경호는 총알 앞에 몸을 던지는 영웅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애초에 총성이 울릴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일이다. 위험 요소를 미리 찾아내고, 동선을 점검하고, 사람을 살피고, 변수에 대비하고,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또 다른 계획을 준비하는 것. 저자가 말하는 경호의 본질은 영웅적인 희생보다 치밀한 예방과 시스템의 설계에 있다.
29년 9개월 20일, 역사의 바로 뒤에서
저자는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역대 대통령 8명의 경호 현장을 경험했다. 그 시간 동안 대한민국도 거대한 변화를 통과했다.
냉전의 끝자락에서 이루어진 소련 방문, 북방외교의 현장, 평양 방문, 중동 순방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장면들이 책 속에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뉴스와 역사책을 통해 바라보았던 장면과 이 책이 보여주는 풍경은 조금 다르다.
카메라는 언제나 대통령을 향하지만 경호관은 카메라 바깥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통령이 어디를 방문했는지를 기억하지만, 경호관은 그곳에 어떤 출입구가 있었는지, 군중이 어디에서 움직였는지,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지를 기억한다.
같은 역사를 전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기록. 그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특별한 힘이다. 1990년 소련 방문 당시 저자가 선발대로 대통령이 이동할 동선과 위험 요소를 먼저 확인하고, 대통령 전용기 도착 직전 소련 경호원들과 한국 기자단 사이에서 벌어진 충돌을 현장에서 해결하는 장면은 이 책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역사의 거대한 사건 뒤에는 언제나 이름 없이 상황을 움직였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통령을 지키던 사람은 무엇을 보았을까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나 정치적 이야기를 중심에 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발견한 것은 권력보다 책임이었다.
한 사람의 움직임 하나가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작은 판단 하나가 국가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자리. 대통령의 등 뒤 1미터에서 저자가 바라본 것은 바로 그런 ‘결정의 무게’였다.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그곳에서 “권력을 본 것이 아니라, 결정이 내려지는 순간의 무게를 보았다”라고 회고한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호’라는 직업을 넘어 리더십과 조직, 책임과 헌신에 관한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남들과 같은 무기를 갖기 위해 애쓰기보다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는 법, 문제가 터진 뒤 해결하는 것보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구조를 만드는 법, 완벽한 상황을 기대하기보다 언제나 플랜 B를 준비하는 법, 앞에 서는 사람만큼이나 뒤에서 시스템을 지키는 사람이 중요한 이유가 경호 현장의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경호는 끝났지만 ‘지키는 일’은 끝나지 않았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이야기가 청와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제3부에서 저자는 제복을 벗은 뒤 IT와 AI의 세계로 들어가고, 이후 SR 상임감사로 일하며 경호 현장에서 익힌 예방과 안전의 원리를 조직 운영과 공공감사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대통령 한 사람을 지키던 시선이 국민과 조직, 시스템을 지키는 시선으로 넓어진 것이다. 그 때문에 책을 관통하는 ‘사선’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조금씩 달라진다.
처음에는 실제 생명이 오가는 물리적 사선이었다. 그다음에는 판단과 책임의 조직적 사선이 되고, 마침내 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의 사선으로 확장된다. 직업은 달라져도 질문은 하나였다.
“무엇을 지킬 것인가?”
우리에게도 저마다의 ‘1미터’가 있다
《대통령의 등 뒤 1미터》가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은 대통령도, 청와대도 아니다. 바로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가족을 지키는 사람, 조직을 지키는 사람, 자신의 일을 지키는 사람, 누군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 우리는 대통령의 등 뒤에 서지는 않지만 저마다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자리를 하나씩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1미터’는 물리적인 거리인 동시에 한 사람이 자신의 책임을 감당하는 자리를 상징한다.
앞에 서야만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름이 알려져야만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앞으로 나아가고, 누군가는 그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뒤를 지킨다. 30년 가까이 대통령의 등 뒤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것을 직업적 완성으로 삼았던 한 경호관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추천사에서도 이 책을 “자신의 사선 위에서 묵묵히 버텨온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기록으로 평가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때로 가장 조용한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대통령의 등 뒤 1미터》는 그 조용한 자리에서 29년 9개월 20일을 버텨온 한 사람의 기록이자,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누군가와 무언가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묵직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