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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엄마에게 받은 삶을 나의 방식으로 살아가기까지

  • 김현경
  • 유노북스
  • 2026년 0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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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71831838
쪽수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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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엄마를 떠나보내고서야

나는 엄마가 되었다

사랑과 상실을 지나 자기 삶에 도착한 심리상담사의 기록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어도 많은 여성이 여전히 딸로 살아간다. 그러다 삶의 무게를 감당해 갈수록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라진다. 엄마를 기쁘게 하고 싶었던 마음, 끝내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의 선택, 어느새 엄마를 닮아 가는 자신의 모습 등.

 

《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는 심리상담사인 저자가 엄마를 비롯해 삶을 함께한 존재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삶을 새롭게 바라본 기록이다.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 온 저자도 엄마 앞에서는 서툰 딸이었다. 암에 걸린 엄마와 유명하다는 병원에 가 보고, 요양원에 남겨 둔 채 돌아서고, 결국 엄마를 영영 떠나보내며 저자는 엄마를 한 사람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엄마도 한때는 누군가의 딸이었고, 자신의 앞날을 알지 못한 젊은 여자였으며, 자신만의 바람을 품고 살아간 사람이었다.

 

엄마를 들여다본 저자의 시선은 어느새 자기 자신을 향한다. 엄마를 떠나보내는 일은 한 사람을 잃는 일이면서 딸로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했다. 엄마에게 받은 사랑과 딸로서 품어 온 미안함, 엄마를 닮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닮아 있는 어느 부분은 지금의 삶과 이어진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고 사랑과 이별을 지나며, 삶을 함께한 존재들과 만나고 헤어진 시간을 돌아본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가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책이 말하는 딸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은 단지 아이를 낳았다는 뜻이 아니다. 엄마에게서 이어받은 삶을 자신의 삶으로 살아 내는 일이다. 엄마의 삶을 판단하거나 그대로 따르는 대신 지금의 삶을 자기 방식으로 선택하는 일이다. 이 책은 엄마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해 현재의 삶을 자기 방식으로 살아가는 데 이른다.

 

이 책은 엄마를 떠올리는 사람, 엄마를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 그리고 어느새 엄마의 나이가 되어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모든 딸에게 건네는 이야기다. 엄마를 들여다볼수록 나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엄마에게 받은 삶을 내 삶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목차

[목 차]

프롤로그_ 사평역의 질문

 

1. 엄마를 떠나보내며

엄마, 환한 그 빛을 따라가 / 당신의 마지막에 남기지 못한 말

모두를 기다리던 엄마의 거실 / 엄마는 남았고 나는 나왔다

통장 아줌마 돈 / 가장 엄마다운 유언

엄마가 꺾여 버린 시간에서 / 두 번 먹은 밥

거기는 밥을 해 주잖아 / 밥을 해 주는 곳에 엄마를 남겨 두고

 

2. 딸로 살아오며

엄마가 바라던 길, 내가 좋아한 시간 / 교수실이 아닌 지하 연습실로

촌스럽게 선명한 시작 / 나를 다치지 않게 지켜 준 울타리 밖으로

무채색 딸의 화려한 복수 / 엄마와 달라지고 싶었던 딸들은

무데뽀로 밀려들었던 아침의 기억 / 엄마의 고단함도 나의 서러움도 모두 진실

둘이 반반 섞으면 얼마나 좋아 / 내 손에도 들려 있는 어떤 엄마의 이름표

 

3. 홀로서기를 하며

실망시킬 엄마가 사라진 뒤 / 사랑과 죄책감을 지나 내 삶을 선택하다

몸도 집도 무너지던 밤에 / 지켜야 할 것이 있는데 숨을 곳은 없네

엄마의 살림과 나의 당근 / 내 뜻대로 안 되는 삶에 느끼는 작은 재미란

우리 동네 어벤져스 / 마음을 준 뒤에는 모른 체할 수 없다

엄마의 등을 비추던 카메라 / 상처를 지우지 않고도 다시 이해할 수 있다

 

4. 엄마를 이해하며

엄마는 무엇을 꿈꾸었을까 / 가족의 삶을 헤아리던 엄마에게

참치캔 두 개 / 미워할 만큼 미워하고도 남은 마음

엄마가 웃으면 / 아빠가 엄마를 사랑한 방식

말없이 건네는 안부 / 오래 아파 본 사람은 안다

엄마가 없는 곳은 없었다 /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할 수 없는 말

 

5. 나로 살아가며

흔들리는 나를 데리고 / 치유는 부끄러운 나를 직면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기적이고 눈부신 나의 딸기 / 엄마가 준 사랑의 뜻

불안해도 하려던 것을 마저 하자 / 안심할 날을 기다리느라 삶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세상 참 잘 놀다 갔어 / 아이들이 내 삶에 미안해하지 않도록

밤이 되면 푹 잠들어도 돼 / 평범한 하루를 다 살아 낸 것이 엄마의 생이었다

 

에필로그_ 산으로 간 펭귄

추신_ 엄마에게



[본 문]

젊은 날의 나는 기다리면 다음 차가 오고, 길을 잘못 들어도 얼마든지 다시 돌아 나올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낡은 터미널 한복판에서 처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며 오래 버티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7

 

어떤 마음은 한참이 지나야 겨우 보인다. 지나간 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잊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엄마라는 한 사람을 생각하는 일도 그랬다. 끝난 일이 아니라, 다른 나이의 나에게 거듭 도착하는 일이었다.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였을 리 없다. 한때는 딸이었고, 젊은 여자였고, 자기 앞에 놓인 삶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지나온 사람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엄마에게도 그런 밤이 있었을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데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던 밤. 할 말은 많은데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앉아 있어야 했던 시간들.

-9

 

그때는 엄마가 왜 저런 모습으로 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서운한 일이 있어도 엄마는 다음 날이면 밥을 차

렸고, 늦는 가족을 기다렸고, 아픈 데는 없는지 또 물었다. 나는 그것이 사랑인지, 책임인지, 오래 몸에 밴 습관인지 알지 못했다.

나는 엄마처럼 살 수 없었다.

-28

 

나는 엄마가 가만히 있는 줄만 알았다. 엄마가 어떤 바람을 맞고 있었는지는 그때는 알지 못했다. 엄마는 그때 그 어마어마한 상실의 영역에 들어서 있었고, 이제는 나도 그곳에 와 있다.

-31

 

평생 식구들 먹을 것을 챙겨 온 엄마에게 누군가 차려 준 밥 앞에 앉아 자기 몫만 먹는 일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48

 

엄마는 또 한 번 나에게 실망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미 본 길을 보지 않은 척할 수는 없었다. 어떤 마음은 접기 전에 한 번쯤 끝까지 따라가 봐야 한다. 그 끝에 별것이 없더라도.

나는 그 마음을 따라가 봤다. 별것도 있었다. 잘했다 싶을 만큼 뿌듯했고, 그래서 뭐가 남았나 싶을 만큼 허탈하기도 했다. 그저 삶이었다. 목적 같은 것은 아니고.

-78

 

엄마가 살아온 날들이 너무 고단해 보여서 내 서러움은 번번이 별것 아닌 일이 됐다. 엄마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하려다가도 결국 가장 오래 힘들었던 사람은 엄마였다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엄마가 살아 있을 때도 그랬고, 엄마가 떠난 뒤에도 그랬다. 나는 엄마를 미워할 만큼 자유롭지 못했다.

부모의 사정을 너무 잘 아는 아이는 자기 서러움을 뒤로 미루는 데 익숙해진다. 하지만 엄마가 힘들었다는 사실과 내가 엄마 때문에 힘들었다는 사실은 둘 다 사실일 수 있다. 엄마의 짐이 무거웠다고 해서 어린 나의 짐이 가벼웠던 것은 아니다.

-85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애쓰는 동안에는 미처 알지 못한다. 그 사람도 한 번쯤은 누군가의 품에서 마음 놓고 울었어야 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한참 뒤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다. 미움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었던 한 사람이 그제야 비로소 보인다.

-134

 

나는 엄마가 무슨 걱정을 하며 살았는지는 알았지만, 엄마 자신이 무엇을 원했는지는 궁금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물어야 할 것을 하나도 묻지 않았다.

공부를 계속했다면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셈이 빠르고 기억력이 좋았던 그 머리로 어디까지 가 보고 싶었는지.

자기 이름이 마음에 들었는지.

외삼촌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모습을 보며 억울했던 적은 없었는지.

평생 남 걱정을 하면서, 한 번쯤은 누가 자기 걱정을 해 주기를 바랐는지.

누구의 딸도, 누나도, 아내도, 엄마도 아닌 채로 그냥 자기 마음대로 살아 보고 싶었던 적은 없었는지.

-142

 

나는 오랫동안 더 나은 곳, 더 안전한 곳, 더 그럴듯한 삶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내 자리에 닿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자주 늦었다고 느꼈고, 아직 멀었다고 여겼다. 그 마음이 쌓이면 삶 전체가 미완처럼 느껴지고는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 보니,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자리는 멀리 있는 다른 삶이 아니었다. 자주 흔들리고, 자주 엉망이 되고, 그래도 다음 날이면 또 별일 아닌 듯 지나온 이 자리. 대단한 빛 같은 것은 없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지극히 찬란했던 이 자리.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줄 막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나는 이미 내 삶 한가운데를 지나오고 있었다.

-222

출판사 서평



이런 심리상담사가 또 있었을까. 불안했고, 지금도 불안하며, 앞으로도 불안할 것이라고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사람이. 타인의 마음을 살피는 일을 해 왔지만 자신의 삶만큼은 모두 이해한다고 꾸미지 않는 사람. 그래서일까. 몰래 멋을 부리던 딸로도, 여전히 물건을 사 모으는 엄마로도, 내담자의 이야기를 담담히 듣는 상담사로도 억지 부리는 곳 없이 써 내려간 글을 읽다 보면 가슴 한편이 애잔하게 저민다. 저자는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흔들리고 뒤늦게 깨닫는다는 사실을 자신의 삶으로 보여 준다.

 

모든 딸을 위한 이야기

많은 여성이 자신의 마음보다 가족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딸로 자란다.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 하고, 집안의 분위기를 살피며,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때도 엄마가 걱정할지 저 생각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뒤에도 이 습관은 계속된다. 나이 든 부모에게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을 느끼고, 엄마의 말 한마디에 잠 못 이루며, 엄마와 닮은 행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른이 되었지만 엄마 앞에서는 여전히 칭찬받고 싶고, 걱정시키고 싶지 않은 딸로 돌아간다.

 

《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가 엄마을 소재로 한 여느 책들과 다른 점은 이 복잡한 마음을 상처나 원망, 희생이라는 단어들로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에게 엄마는 고맙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암에 걸린 엄마를 돌보고 요양원에 모셨을 때는 사랑과 죄책감, 안도와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통장 아줌마 돈”, “거기는 밥을 해 주잖아같은 너무도 엄마다운 말 앞에서는 후회와 애틋함을 함께 느낀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만 기억하는 일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성격과 보기 싫은 습관까지 입체적인 모습을 품는 일이다.

 

이 책은 좋은 딸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을 덜어 준다.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답답할 수 있고, 최선을 다해 돌본 뒤에도 미안할 수 있으며, 떠나보낸 뒤 슬픔과 안도감을 함께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여러 감정이 한 마음 안에 공존한다고 해서 사랑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독자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을 따라가며 자신 역시 서툰 채로 최선을 다해 한 시절을 건너온 딸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사랑해도 삶은 대신 살아 줄 수 없다

엄마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밥을 차려 주던 모습, 잔소리하던 목소리,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던 습관 또는 모두를 기다리던 거실의 뒷모습일 수도 있다. 저자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엄마의 임종 날이다. 이 세상에서 저세상으로 건너가는 엄마의 귓가에 울부짖기만 했던 그날, 슬픔에 막혀 끝내 건네지 못한 말이 남았다. 저자는 그 시간으로 돌아가 엄마에게 다시 말을 건넨다. 그러나 아무리 간절히 불러도 엄마가 가야 할 길을 대신 걸을 수는 없다. 엄마는 자신의 생을 끝까지 살아 냈고, 남겨진 딸에게는 다시 자신의 생을 살아가야 할 시간이 남았다.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를 잘 안다고 착각한다. 딸은 엄마가 가족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는 기억하지만, 엄마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지는 모른다. 엄마에게도 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 설명하지 않은 외로움과 딸이 알지 못하는 시간이 존재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엄마의 생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모든 행동에 이유를 붙이는 것은 아니다. 심리상담사인 저자는 이해되지 않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채로 두고, 한 사람의 생을 몇 가지 심리학적 언어로 결론 내리지 않는다. 다만 엄마에게도 딸이 전부 알 수 없는 자기만의 삶이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이러한 깨달음은 엄마에게서 자신으로 건너온다. 아이에게는 아이의 삶이 있고, 사랑했던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선택이 있으며, 시어머니와 내담자, 한집에서 시간을 나눈 고양이에게도 저마다의 생이 있다. 저자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아이의 미래까지 대신 정해 줄 수는 없고, 관계를 지키고 싶어도 끝내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있으며, 소중한 존재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살아가며 배운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모두 해결하거나 그 사람의 삶을 대신 책임질 수 없다.

 

함께할 수 있는 동안 곁에 있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며, 헤어져야 할 때에는 그 사람의 몫을 돌려주는 것도 사랑이다. 이 책은 사람과 사람이 끝내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쓸쓸한 사실과 그럼에도 서로의 생에 오래 흔적을 남긴다는 다정한 진실을 함께 보여 준다. 엄마는 엄마의 삶을 살았고, 딸은 딸의 삶을 살아왔다. 서로를 완전히 알지 못했어도 함께한 시간은 영원하다.

 

엄마에게 받은 삶을 내 삶으로 살아간다는 것

엄마가 떠난 뒤에야 저자는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은 삶 앞에 선다. 엄마를 실망시키거나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딸의 마음 때문에 오래 미뤄 둔 선택들이 있었다. 엄마가 살아 있을 때는 반응을 짐작하고,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하는 일이 삶의 한편을 차지했다. 그 자리가 비자 상실과 함께 이제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과까지 자신 감당해야 한다는 고독을 맞닥뜨린다.

 

많은 모녀 이야기가 이해와 화해에서 끝나지만, 삶은 그 뒤에도 계속된다. 엄마의 사정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오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상실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슬픔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고, 사랑하고, 관계의 끝을 받아들이며, 떠난 존재를 기억하면서도 오늘을 산다. 불안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삶을 미루지 않고, 관계가 끝났다는 이유로 함께한 시간을 실패로 만들지 않으며, 아이의 삶을 자신의 뜻대로 대신 살아 주려 하지 않는다. 엄마처럼 살아야 한다거나 엄마와는 전혀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조금씩 벗어난다.

 

이 책에서 엄마가 된다는 불안과 결핍을 안은 자신으로도 필요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누군가를 돌보되 자신의 몫까지 잃어버리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욕망 역시 외면하지 않는 일이다. 저자는 엄마에게 받은 사랑과 기억을 간직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대신 자신의 삶에서 새롭게 이어 간다.

 

《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는 엄마를 이해하거나 용서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좋은 딸이 되어야 한다고 다그치지도, 엄마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엄마를 사랑해도 모든 마음을 이해할 수 없으며,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엄마에게 미안한 딸, 아직도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 딸, 엄마를 잃고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딸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사랑한다고 서로의 삶까지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다고. 엄마가 자신의 생을 살았듯, 이제 당신도 자신의 삶을 살아도 괜찮다고 말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현경

봄뫼 심리상담센터 소장이자 심리상담사, 명상가, 국제 공인 죽음 교육 전문가다. 단국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서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에서 긍정심리를 전공했으며, 현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명상심리상담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들을 만나며 불안과 상실, 관계의 아픔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주하고 있다. 삶과 죽음, 상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을 탐구하는 싸나톨로지(Thanatology)를 공부하고 있으며, 인지행동치료의 제3세대 접근 방식인 수용전념치료(ACT)를 통해 고통을 밀어내기보다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 왔다.

타인의 마음을 오래 들여다본 상담사이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인 엄마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엄마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고 엄마를 떠나보낸 뒤의 시간을 지나며 자신이 엄마의 나이에 이르러서야 딸로 살아온 시간과 엄마로 살아온 시간을 비로소 함께 바라보게 되었다. 엄마의 삶을 돌아보는 일은 자신의 삶을 새롭게 이해하는 일이 되었고, 이제는 엄마에게 물려받은 삶을 자기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서 사랑하고 오해하며 때로는 고통받는 마음을 끌어안고 자기 몫의 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해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 《불안을 끌어안고 나아가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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