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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9995505 |
|---|---|
| 쪽수 | 35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한국역사/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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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골목의 굽이, 한옥의 처마, 성곽의 돌, 항구의 바람, 시장의 소리, 섬의 여백은 모두 오랜 시간 축적된 삶의 방식이자 문화의 표정이다. 『히든코리아: 한국의 문화와 공간, 사소한 기적들』은 바로 그 익숙한 풍경 속에 숨어 있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발견해내는 책이다.
저자 박희면은 한국의 문화와 공간을 거창한 역사나 기념비적 유산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도시의 길, 오래된 장소, 생활 속 사물, 자연과 산업이 만나는 현장 속에서 문화가 어떻게 형태가 되고, 공간이 어떻게 기억을 품으며, 디자인이 어떻게 사회를 움직이는지를 차분히 따라간다. 이 책의 시선은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조용한 것에 머문다. 저녁 무렵 골목에 켜지는 불빛, 바람이 드나드는 마루, 항구의 색, 오래된 정거장의 침묵 같은 장면들은 독자에게 익숙한 공간을 전혀 다른 감각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책은 ‘문화는 형태가 된다’, ‘장소는 기억을 설계한다’, ‘디자인은 사회를 움직인다’, ‘미래는 지금 설계된다’는 네 개의 큰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의 골목과 궁궐, 수원 화성, 강화도, 김유정역, 목포와 월미도, 울릉도와 제주, 남이섬과 스마트 농업, 인공지능 시대의 디자인까지 다양한 장소와 주제를 넘나들며 한국 문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한국의 공간이 단순히 기능적 구조물이 아니라 자연을 대하는 태도, 사람을 향한 배려, 삶의 리듬을 존중하는 감각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미학임을 깨닫게 된다.
『히든코리아』의 가장 큰 미덕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는 힘에 있다. 이 책은 독자에게 멀리 떠나야만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이미 서 있는 자리, 매일 걷는 길, 무심코 스쳐 지나간 풍경 속에 충분히 깊고 아름다운 문화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한국의 숨은 공간을 여행하는 일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다시 읽는 일이 된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어떤 풍경을 다음 세대에 전할 것인지 질문해야 한다. 『히든코리아』는 그 질문에 대한 거창한 답을 제시하기보다, 조금 더 천천히 걷고 깊이 바라보는 태도를 건넨다.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장면들, 그 작은 기적들이 모여 한 도시의 얼굴이 되고 한 나라의 문화가 된다. 이 책은 한국의 문화와 공간, 디자인과 미래를 따뜻하고도 깊이 있게 성찰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