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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소리가 우리의 자리가 - 취약함과 연결에 관한 열세 번의 만남(이매진의 시선 32)
- 박지하
- 이매진
- 2026년 0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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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55311653 |
|---|---|
| 쪽수 | 224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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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회 >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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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이어지는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불러만 주면 어디든 가는 광장의 사회자
뜨거운 겨울밤은 가고 또다시 찾아온 차가운 거리
자기가 누구인지 소개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
취약한 정체성들을 교차하며 나를 설명하려는 사람들
지금 여기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의 자리가 될 때
“저는 ○○○입니다” ― 광장의 사회자가 다시 만난 광장의 목소리들
불러만 주면 어디든 갔다. 노조나 농민 단체 행사뿐 아니라 대학 축제도 가고, 달집태우기나 지역 향토 가수 행사도 갔다. 로드 숍 화장품, 어린이날 장난감, 밸런타인데이 초콜릿도 팔았다. 고향 충청북도 음성에서 열린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 사건 추모 집회부터 시작된 ‘집회 인생’은 대학교 총학생회장을 거쳐 사회 보는 활동가로 사는 지금까지 쭉 이어졌다. 그러다가 퇴진 광장 트럭도 타고 무대에도 올랐다. 자기 자신을 설명하려 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자기가 누구이고 왜 이곳에 있는지 이야기하려 애쓰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 광장의 사회자는 궁금했다. “왜 그토록 자기 자신을 설명해야 했을까?”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의 자리가》는 불러만 주면 어디든 가는 ‘광장의 사회자’ 박지하가 열린 광장에서 닫힌 사회를 마주한 ‘광장의 목소리들’ 열세 명을 다시 만나 나눈 이야기다. 퇴진 광장 사회자 박지하는 ‘평범한 시민’이라는 자기소개를 한 뒤 후회하고 만다. 뜨거운 겨울밤이 가고 차가워진 거리에서 자기가 누구인지 소개하며 시작하는 이야기를 반복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잊지 못한 박지하는 페미니스트, 성 소수자, 트랜스젠더, 성폭력 생존자, 학교 폭력 피해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산재 사망 유가족, 전세 사기 피해자를 만난다. 취약한 정체성들을 교차하며 자기를 설명하려는 이들은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의 자리가’ 될 때까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의 자리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말할 몸과 들을 마음 ― 교차하고 연결하고 자기소개하는 취약한 정체성들
이야기는 늘 자기소개로 시작한다. 광장에 나와 무대 위에 서서 나를 설명해야 하는 취약한 정체성들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자기소개는 이 사회에서 거부당한 사람들, 당당한 구성원으로 환대받지 못한 이들이 건네는 절박한 초대장이다. 이름표 달기다. 목소리 내기이고, 말 걸기다. 굳이 나서서 자기를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들은 모를 마음이다. 말할 것 있는 몸들이 이야기하면 들을 마음 있는 자들이 듣는다. 교차하고 연결하고 자기소개하는 취약한 정체성들은 광장에서 그렇게 이어지고 기록된다.
한정된 시간 동안 여러 사람 앞에서 한 광장 발언 때 못 꺼낸 이야기를 박지하는 정성껏 듣고 쓰고 전한다. 성 소수자로 ‘그냥 살고 싶다’는 평소 생각을 말한 형대, ‘여기 내 자리가 어디 있을까?’ 고민하다가 ‘당신의 자리가 여기에 있다’고 이야기하러 마이크 앞에 선 트랜스젠더 새벽, ‘할 수 있는 사람’은 해야 한다면서 당당하게 무대에 올라 ‘맞는 말 하는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구조’를 폭로한 레즈비언 미섭, 미섭이 야유받는 모습을 보고 밀어붙여야겠다는 마음으로 ‘손가락질당할 정체성’을 앞세워 나선 부산 온천장 ‘노래방 도우미’ 유진, 기억하고 싶은 이들 이름을 부르며 ‘보수의 심장’에 무지개 깃발을 띄운 진아, ‘그냥 내 소개니까’ 나라는 존재를 내 목소리로 소개한 ‘화린’, 광장에 선 약한 존재들을 보고 벽장 밖으로 나설 용기를 얻은 ‘지역에 사는 퀴어’ 지구, 내 삶을 짓누르는 고통은 내 탓이 아니라고 당당히 말한 전세 사기 피해 청년 지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라고 외치자 목소리가 돼 준 이들을 만난 산재 사망 유가족 혜연, 손을 덜덜 떨며 광장에 나온 덕분에 여럿하고 연결된 학교 폭력 피해자 미래, 다음 세대의 증인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현주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취약한 정체성들은 서로 교차하고 함께 연결된다. 내 목소리로 우리 자리를 만든다.
잊지 않고 잇기 ―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의 자리가 될 때
취약한 정체성들이 광장에서 풀어놓은 자기소개와 밤새 이어진 이야기는 삶을 이어 가게 한 숨구멍이다. 한 사람이 설 자리를 만들고 싶어 한 이야기 덕분에 넓어진 자리에서 많은 이들이 숨 쉰다. 박지하는 잊지 않으려면 잇자고 말한다. ‘잊지 않고 잇기’란 지금 여기에서 연결하기다. 이름표 달기, 목소리 내기, 드러내기, 이야기 듣기, 타자의 얼굴 마주하기, 이어 말하기, 우리 말하기다. 이야기와 목소리에 매겨지는 위계를 전복하고 또 다른 광장에서 낯선 이들을 기꺼이 마주칠 때,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의 자리가 될 때, 취약함은 교차하고 연결된다.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의 자리가 되려면, 말하는 당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