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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하림의 시세계

  • 박시영
  • 문학들
  • 2026년 0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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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94544395
쪽수2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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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개인과 사회, 존재와 예술은
시와 어떻게 조우하는가

고독한 시인의 초상과 그 예술세계의 궤적


올해로 작고한 지 16년이 지난 시인 최하림의 시세계는 한마디로 고독했다. 그는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빈약한 올페의 회상」으로 등단한 이후 8권의 시집과 5권의 시선집, 평론, 시론집, 다수의 산문집과 동화 등을 상재했다. 근 50년에 이르는 시력을 품고 있었으나 당시 한국문단을 양분했던 그룹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탓에 같은 세대의 다른 시인들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동시대 시인들보다 앞서 정치와 문학의 자율성, 역사와 순수 사이에서 갈등하며 일구어 낸 그의 시세계는 우리 시대의 귀중한 문학적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시영이 펴낸 『시인 최하림의 시세계』(문학들 刊)는 최하림 시인이 평생 동안 붙잡았던 언어와 미의식의 시간을 탐구하고 그 미적 궤적을 추적한다. 저자는 책을 출간한 소회로 “역사적으로 힘든 시대를 살다간 고독한 예술가가 이뤄낸 한 시대의 훌륭한 문학적 유산임을 확인하고 유수한 미학자인 최하림의 시가 잊히지 않고 읽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책머리에」 중)고 밝힌다.

최하림 시인은 정치가 문학의 중요한 화두인 시대에 시를 쓴 한글 제1세대 시인이다. 그가 태어난 1939년은 일제 강점기였으며 그 시기 문학은 제국주의에 항거하며 자주적인 사회건설에 입장을 표명하거나 사멸의 운명에 처한 모국어에 활력과 깊이를 주는 역할을 했다. 이후 한국 현대시는 1940년경 태어난 한글 제1세대들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이들은 한글로 교육을 받고 일제 강점기, 전쟁과 냉전, 군부와 독재시대를 살아가며 시대정신에 맞는 시정신을 구축한다. 그러나 전 지구적 자본주의화가 진행된 2000년대의 세상에서 그들은 작품 활동의 후기를 맞이한 세대이다.

그렇기에 최하림 시정신의 고찰은 20세기 한국 현대시의 중추인 제1세대 양식을 갈무리하는 의미를 지닌다. 그가 보인 미학은 한 시대를 사는 시인이 자신의 시정신에 그 시대를 충실히 표현한 것이었다. 이는 곧 시인 개인의 삶, 공동체로서의 사회, 존재 조건으로서의 시간, 예술로서의 시가 어떻게 조우하는지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최하림은 동시대 시인들보다 앞서 정치와 문학의 자율성, 역사와 순수 사이에서 갈등하며 시의 길을 걸어온 시인이다. 그는 인간 존재의 집인 언어에 고결하고 진실한 정신을 담아내려는 시정신을 실천하고 시도하길 반복하며 시의 길을 걸었다. 이러한 최하림의 현실에 대한 인식은 존재와 타인에 대한 연민, 그리고 가난한 청년이 목포 해안통을 배회하며 바라보던 유달산의 보랏빛 슬픔에서 기인한다. 그는 가난하고 어려운 삶을 살았던 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현실적 삶에 뿌리내린 언어의 미적 형상화를 추구한 심미적 시인이었다. 그가 추구한 미학은 한 시대를 사는 시인이 자신의 시정신에 충실해 그 시대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당시의 주류이자 유행하는 시를 쓰며 주목받을 수 있는 시의 길을 마다하고 자신의 현실과 시의식에 기반한 언어미학과 예술성을 실현하고자 했으며 이러한 시정신은 동시대를 살았던 시인들과 변별되는 미학적 길을 걷게 했다.
목차

[목 차]

책머리에 04

제1부 언어의 시작과 현실인식

1장 최하림의 생애와 문학적 연대기 11
1. 유년기의 고향과 시정신의 형성 12
2. 서울로의 상경과 역사의식의 자각 18
3. 오월광주의 치유와 부정의 정신 23
4. 흐르는 풍경과 존재론적 사유의 형상화 27

2장 심미성의 근원과 세계인식 36
1. 문청 시절의 모더니즘 세례 40
2. 직장생활 초기의 역사주의 몰입 51
3. 소명의식의 고뇌 60
4. 동시대인과의 연대의식 72

3장 리얼리즘과 불화하는 언어 감각 81
1. 감각적 묘사와 동일성의 사유 84
2. 리얼리즘 창작방법을 적용한 시 94

제2부 시대적 상실감과 소극적 부정정신

4장 오월광주로 인한 상실감과 죄의식 107
1. 능동적 언어의 상실 109
2. 죄의식과 허무의식 117
3. 광주의 상처와 극복 125
4. 소소한 일상의 언어 134

5장 시대에 대응하는 부정정신 143
1. 체험의 주관적 재구성 145
2. ‘가다’로 표현되는 부정의 정신 155

6장 일상의 시간에 깃든 역사의 감각 164
1. 불안한 현실풍경 165
2. 회상하는 자아의 내면현실 172
3. 순수주의와 역사주의 사이 178

제3부 존재론적 사유와 언어미학

7장 인간적 숨결이 있는 언어미학 189
1. 시적 자아의 이중성 190
2. 감각을 재구성하는 상상력 198

8장 풍경을 이루는 여백의 미학 205
1. 고요와 침묵 208
2. 기억과 시간 219
3. 어둠과 겨울 228

9장 시간의 그림자가 흐른다 238
- 존재와 시간, 침묵의 언어미학
1. 보는 방식 241
2. 시간 의식 249
3. 파동 감각 258

10장 말년 시의 균열과 영원성의 감각 266
1. 균열과 모순의 분출 267
2, 영원성의 향기 272
3. 시정신의 완숙 279
4. 최하림의 시정신을 기억하며 286

저자 소개
저자 : 박시영

2007년 『시와상상』에서 시 부문, 2021년 『시와문화』에서 평론 부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거울의 바깥』, 『바람의 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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