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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3190784 |
|---|---|
| 쪽수 | 16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AI추천 이유
가볍게 펼쳐 오래 여운을 남기는 HiP 시리즈 두 번째 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 작가 허진희의 신작이 텍스티(TXTY)에서 출간되었다. 첫 번째 챕터의 주인공 서이는 한때 가까운 관계였던 ‘다울’이 죽었다는 소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다울의 부고 소식으로 인한 충격도 잠시, 알 수 없는 이유로 서이에게 특정 시기가 반복되는 타임 루프가 일어나고, 다울과 대학교를 함께 다녔던 15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서이는 자신의 입장에서는 알 수 없었던 다울과 관련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다울의 시점으로 이어지는 두 번째 챕터는 서이와 다울 두 사람 사이에 풀리지 않았던 복잡한 이해관계를 다울의 목소리로 하나둘 풀어나간다. 15년의 시간을 거슬러, 서이는 다울이 죽게 된 이유를 알게 될까? 다울은 서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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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의 이야기-
어느 한 시절을 함께 찬란하게 보냈던 그곳 모령에서,
내가 읽지 못했던 너의 시간
「펑서토니의 마임이스트」
대학교 자퇴 후 모교에 발을 끊은 지 오래된 어느 날, 서이는 우연히 참여한 친목 파티에서 대학교 후배이자 마임 동아리 동기였던 다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이후 복잡한 기분에 휩싸인 채 다울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서둘러 모령으로 향한다. 한때 서울과 모령을 오가며 방황했던 서이에게 다울은, 유난히 혹독한 모령의 겨울을 견디게 해준 사람이었다. 서이는 어째서 다울이 죽게 되었는지, 무엇도 알 수 없는 채로 얼어붙은 길을 힘겹게 지나 장례식장에 도착한다.
나는 모령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작고 초라한 터미널은 그 규모에 맞지 않게 어수선한 행객으로 가득했고, 곳곳에서 불쾌한 냄새를 풍겼다.
다울을 기억하는 조문객들을 만나고 여러 생각에 잠겨 잠에 들었던 서이는 장례식장이 아닌 어느 벤치에서 눈을 뜨게 된다. 그런 서이의 눈앞에 영정 사진 속 얼굴이 아닌, 15년 전의 모습으로 다울이 서 있다. 서이는 아무 데서나 잠들지 말라는 다울의 핀잔을 기분 좋게 들으며, 지금의 상황이 꿈일 거라고 여기면서도 그동안 자신이 다울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느낀다.
다울을 보느라 주변을 살필 겨를도 없었지만 이미 내 몸의 오감이 일러주고 있었다. 15년 전이라고. 15년 전의 모령이라고. 신록의 한가운데, 4월의 캠퍼스. 가장 찬란하고 가장 암담했던 모순의 시절. 그때의 나날로 돌아왔다고.
서이는 다울이 살아 있었던 15년 전의 시간을 마주하면서, 홀로 모령을 떠나온 후 오랫동안 다울에 대해 품었던 죄책감과 후회를 떠올린다. 그 마음은 과거의 선택을 달리 바꾸어 다울을 살려내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서이는 마치 한 조각이 빠진 미완성 퍼즐처럼, 다울이 말해주지 않는 속마음에 쉽게 가닿지 못한다. 당시 다울을 둘러싼 또 다른 인물 지강과 오선을 비롯해, 시간을 돌리지 않고서는 확인할 수 없는 일들까지. 서이는 자신과 다울이 애틋하게 나누었던 15년 전 이야기의 결말을 바꾸기 위해 기꺼이 진실을 마주하려 한다.
다울의 이야기-
시간의 틈을 메꾸어
모든 가정법이 해피엔딩이 되기까지
「엔딩을 통과하는 중」
다울의 시점으로 이어지는 두 번째 챕터에서는 다울이 아닌 지강의 부고 메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울은 모령대 영문과를 오래전 자퇴했지만, 지강의 이름과 부고라는 단어를 본 순간 어떤 확신을 느끼고 장례식에 가기로 결심한다. 이때 15년 전의 모령과 마임 동아리, 그와 관련된 이들의 이야기가 여러 버전으로 전개되면서 서이의 관점에서 알 수 없었던 다울의 서사가 더욱 흥미롭게 펼쳐진다.
지강을 처음 만난 건 열네 살, 엄마를 따라 모령의 낡은 임대 아파트에 들어가던 날이었다. (...) 그 어떤 희망도 내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때. 마치 어렴풋한 구원의 가능성을 흩뿌리듯 지강이 내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서로만이 서로를 구원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것도 잠시 그들의 관계는 위태로운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다울은 이기적으로 달라져 가는 지강의 곁에서 자신의 세계를 온전하게 지킬 수 없음을 알게 되지만 그에게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타임 루프가 작동되는, 또 다른 가능성의 세계에서 서이는 다울에게 다시 한번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모든 시간의 구멍을 메꿀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이야말로 서로의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라고,
서이가 홀로 남았던 세계에서는 확인할 수 없던 다울과 관련된 진실이 선명해지면서, 서사는 한 차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이제 서이는 어떤 누구보다 위로가 되는 존재였던 다울에게 더욱 솔직한 모습이 되길, 다울은 서이에게 건네지 못했던 약속을 포기하지 않기로 한다. 기꺼이 서로의 구멍에 빠지겠다는 마음,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만큼 간절했던 그 마음은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남기게 될까?
허진희가 꾸려낸 섬세하고도 환상적인 지도를 따라가는 동안, 독자는 그 끝에서 자신만의 가정법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만약, 으로 시작되는 세계가 어떻게 멈춰 있던 마음을 움직이는지, 기꺼이 『엔딩을 통과하는 중』의 첫 장을 펼쳐 경험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