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립금
900원 (5% 적립)
추가 적립 안내
5만원 이상 결제 시 (*배송비 제외)
정가제FREE(상품/사은품) 금액이
2,000원 이상이면 2,000원 추가적립10만원 이상 결제 시 (*배송비 제외)
정가제FREE(상품/사은품) 금액이
2,000원 이상이면 2,000원 추가적립정가제FREE(상품/사은품) 금액이
5,000원 이상이면 5,000원 추가적립
회원가입 시 적립금 즉시 지급!
등록 페이지로 이동
배송비
무료 (해외배송의 경우 지역에 따라 상이)
배송안내
배송비 안내
- 1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 입니다.
- 주문하신 상품을 해외로 배송 하시는 경우에는 별도의 항공료 가 부과됩니다
주문 수량 변경시 안내
[주문/배송] 주문 수량 변경 시 안내
주문 수량 변경 시,배송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객센터 1544-9020)
지금 주문하면 9/9(수) 출고 가능
택배보다 빠른, 나우드림
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24615027 |
|---|---|
| 쪽수 | 24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사회학
관련 이벤트
AI추천 이유
책 소개
목차
추천사
출판사 서평
저자 소개
도서리뷰 (0)
이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리뷰를 남기고 다른 독자들과 함께 공유해보세요.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이 분야의 화제의 신간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교환/반품/환불
| 반품/교환방법 | |
|---|---|
| 반품/교환 가능기간 |
|
| 반품/교환비용 |
|
| 반품/교환 불가 사유 |
|
| 상품 품절 |
|
|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
























어느 청년의 내밀한 고백
2011년 1월 아빠가 세상을 떠나자 남은 것은 통장 잔고 3만 원과 각종 대출 수천 만 원이었다. 거기에 아빠는 엄마 이름으로도 대출을 받았다. 저자는 엄마의 개인회생을 돕기 위해 19세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개인회생이 끝나려면, 앞으로 5년 동안 매달 빠짐 없이 변제금을 내야 했다. 파리바게트에서 1.5년, 다이소에서 3년, 아트박스에서 1년, 세븐일레븐에서 6개월을 일하며 엄마의 생활비를 보탰다. 파리바케트 사장은 4대 보험료를 내지 않으려고 월급을 현금으로 주었고, 한밤중에 매장으로 와서 월급을 받아가라고 하기도 했다.
2016년 9월 군에 입대한 저자는 자주 과호흡 상태에 빠졌다. 더구나 긴장한 탓에 목이 메이고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가 많았으며, 낭떠러지가 보이면 차라리 떨어져서 크게 다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결국 군대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저자는 현역부적합심사로 전역했지만, 하루 종일 머리가 무겁고 기운이 없었으며, 한 번 걱정을 시작하면 멈추기 어려운 것도 여전했다. 그럴 때마다 항우울제를 먹었다. 저자의 머릿속에서는 ‘고통 끝에 고통뿐이라면, 그 고통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떠나질 않았다. 누군가가 자살했다는 뉴스를 접하면, 자살이 유일한 해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자신이 어딘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특별한 일 없이 머리가 멍해지거나 명치가 답답했다. 학교 복도에서 다리 힘이 풀려서 주저앉은 적도 있었고, 평소에 잔걱정도 많았다. 온갖 생각과 감정이 주의력을 갉아먹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그렇게 마음속 병은 계속 곪아갔고, 결국 저자는 화장실에서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자살을 시도했다는 죄로 지옥에 갈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느꼈다.
혼자 살고 혼자 죽는 사회
자살해서 죽은 사람은 자신이 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 순전히 자기 의지로 삶을 끝낸 것일까? 삶의 희망이 없다고 여긴다면, 날카로운 송곳으로 죽음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생존은 모든 동물의 근본 욕구이고, 사람도 예외일 수 없다. 죽기 위해 태어나는 동물은 없고, 사람은 자신을 해칠 능력을 타고나지 않는다. 이처럼 자살은 본능이 거부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자살해서 죽은 사람들은 어떻게 된 걸까?
미국의 심리학자 토머스 조이너는 사람을 자살로 몰아가는 세 가지 조건을 발견했다. 첫째는 자신을 해칠 능력을 얻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이 주변에 짐이 된다고 느끼는 것이고, 셋째는 타인과 깊게 교류하지 못하거나, 사랑과 보살핌을 주고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질 때, 사람은 심각한 자살 생각에 빠지거나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사람이 고통 앞에서 절망감을 느끼는데 사회적 연결망에서 단절되면 어떻게 될까? 마음속 시야가 위축된 사람은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사고방식에 빠진다. 주변에 도와줄 사람도 없고 스스로 고통에서 빠져나갈 방법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사람의 마음속 시야는 최종 해법에만 초점을 둔다. ‘터널 시야’에 갇힌 사람은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이는 곳으로 성급하게 달려든다. 여기서 그 탈출구가 자살이라면, 생존 욕구마저 잊어버린다.
더구나 고립된 청년은 그렇지 않은 청년보다 자살 문제를 겪는 비율이 더 크다. 실제로 청년 자살자의 절반은 학생이거나 무직자였다. 누군가가 자살했다면 그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거나 그렇다고 믿게 되었을 수 있다.
우리가 청년 자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지금 청년은 미래의 중노년이다. 청년기에 자살 생각을 겪었거나 자살을 시도해보았다면, 중노년 자살률 통계에 포함될 위험이 크다. 게다가 지금 청년 일부는 청소년의 부모다. 청년 부모의 절망은 아동과 청소년 자녀에게 여러 방향으로 전염될 수 있다. 자살을 한 번 시도해본 사람은 또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청소년기의 자해와 자살 시도는 청년기의 자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청년 자살 예방은 중노년과 청소년 자살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자살은 나쁜 사회를 향한 기소장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리 오코너는 “자살은 나쁜 사회를 향한 기소장”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수만 장의 기소장이 쌓여 있다. 우리나라는 소득을 상당히 불균형하게 나누고 있고, 그 영향으로 여기저기가 아픈 상태다. 거기에 OECD 주요국 사이에서 상당히 불평등한 편이고, 복지국가들에 비해 재분배에 게으른 편이다. 소득 불평등이 오래 쌓이다 보면, 결국 기회도 불평등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무상교육 같은 적극적인 기회 재분배를 시도하지 못했다. 소득은 불평등한데 사교육비는 높은 나라, 어린 시절 빈곤감과 자살 생각을 조장하는 나라, 그런 나라는 기회를 균등하게 나누고 있다고 할 수 없다.
자살 생각이나 자살 시도는 혼자 힘만으로 대처하기 매우 힘든 고통이다. 어떤 고통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공통으로 대응하고 예방해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그래야 할까? 왜 누군가의 절망을 막기 위해 아직 절망에 빠지지 않은 사람들이 움직여야 할까? 무인도에 갇히지 않는 한, 누구도 남들과 완벽히 단절되어 있을 수 없다. 사회구성원은 어느 정도 의존하며 영향을 주고받으며 산다. 연대는 각자도생과 반대되는 공동책임을 가리킨다. 그리고 공동책임의 범위를 사회 전체 단위로 확대한 것을 ‘사회연대’라고 부른다. 이런 호혜주의가 사회적 협력의 기본이다.
누군가의 자살 생각은 공중보건과 경제질서의 실패다. 그리고 자살 시도는 사회적인 방치 또는 방조의 결과다. 자살이 절망의 증상이고, 많은 사람이 경제적 문제 때문에 절망하고 있다면, 자살 문제를 정신건강만의 영역으로 다룰 수는 없다. 자살은 자살 문제의 마지막 단계다. 자살 생각 자체가 고통일 뿐만 아니라, 삶에 집중하지 못하게 방해하며 즐거움을 추구할 기회마저 빼앗아가는 질병이다.
자살 예방은 궁극적으로 죽음을 초래하는 ‘절망’을 덜어낼 때 가능하다. 죽지 못하게 막는 것 그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하고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더 많은 죽음을 막으려면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더 두터운 사회연대가 필요하다. 사회는 절망에 대한 집단 대응을 선택할 수 있다. 죽지 않을 수 있었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위기 앞에 혼자가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죽고 싶지 않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