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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릉의 지문

  • 박철민
  • 미다스북스
  • 2026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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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76821179
쪽수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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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역사가 침묵한 자리에서, 다시 입을 열다.

 

신춘문예 당선작부터 수상작까지, 극작가 박철민 희곡 여섯 편

 

법정에서 궁궐로, 요정에서 상갓집으로

여섯 개의 무대를 통해 보는 우리 역사의 파편들

 

아르코 단막극제 희곡상 「화차(火車), 인천연극제 대상 「장릉(長陵)의 지문(誌文),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문상객담」 수록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박철민의 신간 희곡집 『장릉(長陵)의 지문(誌文)』이 출간되었다.

 

여섯 편의 무대는 법정과 궁궐, 요정과 상갓집, 그리고 눈보라 치는 간이역 대합실로 옮겨 다닌다. 시대도 공간도 제각각이지만 인물들이 서 있는 자리는 하나다. 그들은 기록되지 않았거나, 잘못 기록된 자리에 서 있다. 무대는 그 자리에서 다시 입을 연다.

 

표제작 「장릉의 지문」은 볼모로 보낸 세월과 그 뒤에 남겨진 기록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으로, 인천연극제 대상을 받았다. 저자의 데뷔작이자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문상객담」은 상갓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모인 사람들의 말을 통해 우리 시대의 민낯을 드러낸다. 「혈의 루血の 淚」는 근대 문학사의 한 이름을 무대 위로 불러내 언어와 배신의 문제를 묻고, 「정의正義」는 법정을 무대로 삼아 정의라는 말이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되짚는다. 「화차火車」와 「이계월 열전列傳」이 그 뒤를 잇는다.

 

저자 박철민은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소설과 희곡을 꾸준히 함께 써 왔다. 이번 희곡집과 같은 시기에 소설집 『서동요 별전別傳』도 함께 출간된다. 두 권에 나란히 실린 「이계월 열전」은 같은 인물을 소설과 희곡, 두 형식으로 각각 완성한 자매편이다.

목차

[목 차]

정의(正義:Justice)
혈의 루(血の 淚)
화차(火車) [아르코 단막극제 희곡상 수상작]
장릉(長陵)의 지문(誌文) [인천연극제 대상 수상작]
문상객담(問喪客談)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데뷔작)]
이계월 열전(列傳)


[본 문]

해커: 세상에 정의가 어디 있답니까? 검사님 이름 속에나 있는 거지요. 정의나 양심은 이제 책 속에만 있는 죽은 명사입니다. , 잘 놀다 갑니다. (나간다)

_ 「정의(正義:Justice)」 중에서

 

이인직: 나는 이인직이다. 최초의 신소설 “혈의 누”를 썼고, 이완용의 비서실장이었다. 나는 이완용보다 더 일본인이고 싶었다. 공연하면서 내 할 말을 하겠다.

_ 「혈의 루(血の 淚)」 중에서

 

소현세자: 그러다가 저 변발의 무리들에 의해 청에 볼모로 갔다. 어찌했겠는가, 유약하던 나의 심성을 벼멸구처럼 갉아먹던 저 공포와 고통의 시간들… 그러나 나는 그 시간을 이겨내었다. 그리고 한 줄기 햇살로 다가오는 새로운 세상, 후천대세의 광명을 보았다. 나는 보았다. 내 나라에는 없는 발달된 문명과 문화가 오랑캐라 불리던 저 변발의 무리들 속에 있음을.

_ 「장릉(長陵)의 지문(誌文)」 중에서

 

두만: 서양 일색으로 가는 것이 국제화냐? ()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로 회의 못 해서 안달인데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우리말로 회의한단다. 아 그네들 고객이 우리나라 사람 아니냐? 그것이 진정한 국제화다. 서로의 나라와 말과 문화를 인정해 주는 약속.

_ 「문상객담(問喪客談)」 중에서

 

출판사 서평

“기록되지 못한 자들은 어떻게 말하는가?”
- 지문誌文, 지워지지 않도록 새겨 묻는 것들

정의正義
20년 전 아버지를 횡령범으로 몰아 죽인 자들을 잡기 위해 인생을 바친 검사가 마침내 법정에 선다. 그러나 승리의 순간, 그는 자신의 승리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된 것임을 알게 된다. 무대 뒷벽의 거대한 거울이 객석을 비추며 관객을 배심원석에 앉힌다.

혈의 루血の 淚
최초의 신소설을 쓴 작가이자, 이완용의 비서실장이었던 이인직을 무대 위로 불러낸다. 그가 만든 소설 속 인물들이 작가에게 되묻는다. 우리를 만든 당신은 과연 누구의 편이었는가.

화차火車
조선 총독 암살을 위해 경성행 화차를 기다리는 저격수와, 폐병 말기의 몸으로 오빠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같은 화차에 오른 여인.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남매가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마주 앉는다. 아르코 단막극제 희곡상 수상작이다.

장릉長陵의 지문誌文(표제작)
청에서 보낸 볼모의 세월과, 그 세월을 어떻게 적을 것인가를 두고 갈라선 사람들. 북벌을 앞세운 효종과 실용을 택했던 소현세자, 그리고 지문을 둘러싼 밀고가 얽힌다. 인천연극제 대상 수상작이다.

문상객담問喪客談
쇠락한 병원 장례식장 앞 벤치. 전직 교수와 시나리오 작가, 정치인이 주고받는 문상객들의 말 속에서 우리 시대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자 작가의 데뷔작이다.

이계월 열전列傳
공민왕이 시해된 밤, 역모의 가솔로 몰려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인이 낯선 포구에서 다시 일어선다. 소설집 『서동요 별전』에 실린 같은 제목의 소설과 짝을 이루는 자매편이다.

저자 소개
저자 : 박철민

1964년 경기도 김포에서 출생하고 인천에서 성장하였다.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문상객담』이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가톨릭대 국사학과에서 수학했고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를 졸업했다. 동화를 제외한 모든 장르의 글을 쓰며 지방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아르코 단막극제 희곡상, 인천항구연극제 대상, 경남콘텐츠진흥원 공모전 우수상 및 경북일보 호미문학상 가작 등을 수상했으며, 작품집으로는 정치우화소설집 『대권천하』 실명창작소설 『천 개의 우산』 공동희곡집 『2008 신춘문예 희곡집』 등이 있다.

박철민은 매우 논리적이지만 서정적인 사람이다. 천연기념물을 보았을 때의 진기함으로 사람들을 사랑하고, 윤리의 가슴에 통증을 느끼면서도 다독거리는 순결한 사랑을 믿는 사람이다. 여린 마음을 갖다 보니 탁상용 태양력이 한 해 한 해 넘어가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울컥, 진한 그리움을 느끼고, ‘꿈은 꾸다 보면 이뤄지는 거 「심해어」’라고 어린애처럼 믿는 사람이다. ‘고요한 밤 칠흑 같은 어둠’의 공간에서 절대로 ‘만장의 하관만으로도 나는 절대로 외롭지 않다 「몽상의 시」’며 자위하고, 누구나 그리워하는 안개꽃을 닮은 강남대로에서 거친 꿈이나마 꾸고 싶은 자신을 고백하기도 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산과 강 그리고 들판과 바다에서 그리워할 모든 것을 그리워하고, 어둠의 기억들은 모두 버릴 것 같은 외로움과도 친하게 지낼 줄 아는 뜨거운 가슴을 안고 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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