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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지역사회와 건축문화

  • 정금호
  •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 2026년 08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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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91194716662
쪽수160쪽
크기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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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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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이 책은 건축가의 시각에서 여수 건축물의 도시적ㆍ문화적ㆍ역사적 맥락을 서술하였다. 다만 AI 시대에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설계자, 준공 연도, 면적, 용적률 등과 같은 일반 정보는 과감히 덜어냈다. 과도한 정보가 오히려 공간 감상의 본질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역사ㆍ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건축 공간을 직접 찾아가 체험하도록 이끄는 안내서다.

우리 주변의 건축물은 시대의 산물이자 역사와 문화의 기록이다. 건물은 건립 당시의 사회적 가치관, 기술 수준, 정치ㆍ경제적 여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건축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선택과 고민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건축을 읽는 안목과 역사적 이해를 갖출 때, 우리는 더 나은 건축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목차

[목 차]

01 층층이

층층이 노래 한센기념관 / 11

노출 문수동 성당 / 15

주인공 공간 / 19

후성유전학 블루망고 / 22

사운드스케이프 한산사 / 25

장소의 혼 히든베이 / 29

콘크리트 파동벽 / 32

대가 예울마루 / 36

삼각형 여수공항 / 39

장식과 양식 영락공원 / 42

시퀀스 용월사 / 45

키네틱 엑스포 주제관 / 48

바다 녹테마레 / 52

퍼펙트데이즈 시민회관 / 54

발생반복설 실내 수영장 / 57

 

02 말싸움

말싸움 웅천 친수공원 / 63

낙인 죽림휴먼시아 1단지 / 67

세은단지 문수지구 / 70

컴플렉스 여수시청 / 73

경관 한신아파트 / 76

고시공부 이순신 도서관 / 79

동선 서시장 / 82

아파트 벽공유주택 / 85

홍수경보 하수종말처리장 / 89

야경 여수밤바다 / 92

진화 실내온도 규정 / 96

커뮤니티 센터 문수동사무소 / 100

 

03 한나절

한나절 오포대 / 105

천사는 디테일에 있다 아트센터 / 108

규칙 마래터널 / 112

동서양의 만남 청년회관 / 116

생명연장의 꿈 마띠유 호텔 / 119

대여수계획 여수역 / 122

여순사건 근대문화유산 / 126

하수관 덕지 / 130

건축문화 시간 사택 / 134

바다 망해루 / 138

위계 여수향교 / 141

습관 쌍봉초등학교 / 145

적응 백병원 / 149

부록

1.지역사회와 건축문화 답사지 주소 / 155

2. 지역사회와 건축문화 답사지 위치도 / 156

3. 참고자료 / 157


[본 문]

층층이 노래 한센기념관

1층위에 2, 2층위에 3, 3층위에 4, 4층위에 옥상,

옥상위에 빨래줄…

건축디자인학과 신입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처음으로 형태ㆍ공간 수업에서 작업을 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마치 성냥갑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듯 1, 2, 3층의 박스를 단순히 적층해 공간을 구성한 제출물을 보며, “우리가 건물을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건물이 우리를 만든다.”는 처칠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다,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살아온 건축 환경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층고가 다양한 건축물을 많이 접하지 못한 탓도 있고, 아직 공간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하다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미술과 음악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배우고 익히지만, 건축은 대개 대학에 와서야 처음 접하게 되니 그러려니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다.건축은 기능(機能 function), 구조(構造 structure), (aesthetic)의 종합 학문이다. 기능은 다분히 인간적인 측면으로 인간행동공학, 물리적, 생태적인 측면이 있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구조는 지구 중력을 이겨내는 공학이다. 그러나 사회적, 문화적, 경험적, 개인적 특성을 지닌 미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건축의 3요소인 기능ㆍ구조ㆍ미가 종합되어 구현되는 공간(空間, space)은 건축의 본질이다. 공간은 크다’, ‘넓다와 같은 물리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미를 다룬다는 점에서 예술적 영역에 속하기도 한다. 회화가 색채와 구도를, 조각이 조형을 다룬다면, 건축은 공간을 다룬다. 쓸모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비어 있는 공간을 아름답고 안전하게 조직한다. 바닥ㆍ벽ㆍ천장으로 둘러싸인 닫힌 형태를 이루고, 그 안에서 인간과 교감하는 공간이 비로소 형성된다. 예양원 한센기념관은 인간과 공간의 상호작용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평소에 보지 못한 익숙하지 않은 천장의 높낮이, 열리고 닫혀 있는 벽, 그리고 공간을 도드라지게 하는 창과 빛…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휴대폰을 꺼내 연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벽에 기대어 보고, 천장도 올려다보고, 의자에 앉아 창밖을 본다. 평소 주변 건물에서 느끼지 못했던 공간을 실제로 몸으로 체험하고 휴대폰에 기록한다.

학생들이 자꾸 물어본다.

왜 이래요?”

왜 그럴까?”

역으로 물어본다. 스스로 답을 찾아보라고.

공간에 대한 궁금함이 생겼다. 공간을 탐구하는 건축학도가 되었다. 조선 정조 때 유한준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그때는 전과 같지 않으리라를 패러디하여 한마디 하고 만다.

궁금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건축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 우리가 건물을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건물이 우리를 만든다.(We shape our buildings; thereafter they shape us.)

• 유한준(兪漢雋) : 자저(自著)에 실려 있는 문장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그때는 전과 같지 않으리라(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노출 문수동 성당

노출(露出)’이라는 표현은 선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져 일상에서 터부시되곤 한다. 성경 창세기에 따르면,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에서 뱀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먹은 뒤 자신의 벗은 몸을 부끄럽게 여겨 옷을 입게 되었다고 한다. 인간은 동물 가운데 드물게 옷으로 몸을 가리며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다. 그래서 누군가 옷을 입지 않은 모습을 두고 자연스럽다기보다 노출되었다고 표현한다. 옷을 벗은 몸을 타인에게 보이는 일을 수치로 여기는 인식 역시 이러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었다. 건축에서도 구조 재료를 그대로 드러내는 마감을 오랫동안 꺼려 왔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그 경향이 더욱 강한 듯하다. 벽에는 벽지를 바르고, 외벽에는 벽돌이나 타일을 덧붙이며, 실내에는 구조나 기능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장식을 더해왔다. 마치 그래야만 완성된 건축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 왔다.

그 결과 노출콘크리트(Exposed Concrete) 건물은 공사가 덜 끝난 상태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외관 공사를 언제 마무리하느냐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노출콘크리트 건축이 동네 경관을 해친다며 건립을 반대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영국에서도 한때는 중국에서 수입한 값비싼 실크 벽지를 실내 벽에 붙여야 비로소 건축이 완성된 것으로 여겼다. 구조가 철근콘크리트임에도 외벽은 벽돌로 마감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감추려 한다. 화장을 하고 좋은 옷을 차려입으려고 노력한다. 콘크리트가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정말 부끄러웠던 것일까. 아니면 거무스름한 그 색감이 낯설고 불편했던 것일까.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건물은 철근콘크리트 라멘 구조로 지어진다. 이는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석이 우리나라에 풍부해 재료비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재료가 흔하고 값이 싸다 보니,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낸 건물은 왠지 값싼 건물처럼 인식된다. 반면 해외에서는 콘크리트가 목재나 벽돌에 비해 비싸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에서는 콘크리트를 외장재로 사용하여도 거부감이 덜하다. 콘크리트의 물리적 성질은 가소성, 견고성, 내구성, 내화성, 경제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물성을 외부에 그대로 드러낸 건축적 표현을 노출콘크리트(Exposed Concrete)’라 부른다. 말 그대로 별도의 치장 없이 콘크리트 자체를 내ㆍ외장 마감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저자 소개
저자 : 정금호

전남대학교 건축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공공위원회 활동을 통해 공간정책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영국 뉴캐슬대학교 방문교수와 전남대 공학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전남대 총장상, 환경부장관 표창, 한국주거학회 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여수YMCA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도시ㆍ주거ㆍ건축 분야의 다수 학술논문과 연구보고서로 건축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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