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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말들-모든 생의 이면에는 한 통의 진심이 있다

  • 윤성희
  • 유유
  • 2026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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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상품상세정보
ISBNISBN-13 : 9791167701640
쪽수216쪽
크기B6(127mm X 188mm, 사륙판)
제품구성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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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역사 > 교양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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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편지큐레이터’로 활동하는 윤성희 작가가 여러 시대를 아울러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100개의 편지 문장을 소개하고 해설한다. 박완서, 버지나아 울프, 니체, 연암 박지원, 생택쥐페리, 추사 김정희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넘나드는 ‘편지의 말들‘을 꼽아 그 배경과 정황을 살뜰하게 풀어냈다. 위대한 이름의 이면에 편지로 새겨진 진솔한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 인물과 시대의 면면이 입체적으로 되살아난다.
편지가 진심을 담는 그릇이라면, 역사를 지나온 편지에는 시대가 남긴 진심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편지를 다시 읽는다는 것은, 한 인간의 솔직한 속내를 마주하고 입체적으로 그 세계와 감정을 이해하는 일과 다름없다. “나와 다른 삶, 나와 다른 시대를 건너온 사람을 만나는 고요한 통로”를 환하게 비출 이 편지들을 당신에게 묶어 보낸다.

목차

[목 차]

문장 001

문장 100

 

[본 문]

어머니는 이 편지를 받고서야 아들이 먼 곳으로 떠나 버렸다는 것을 실감했다. 어머니의 손에 쥐어진 편지는 아들이 남긴 마지막 포옹이었다. 어머니는 오열 속에서 깨달았을 것이다. 사랑은 시간을 초월한다는 것을,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아들의 비행기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편지로 도착한 그의 포옹은 어머니를 감싸 주었다.
‘3번째 편지’에서

 

1947년 여름, 드디어 박재성은 요시코를 통영으로 데려오기 위해 밀선에 몸을 실었다. 두 사람은 뜨겁고 격렬한 재회 후에 통영으로 돌아오는 배에 탑승했다. 그러나 대마도 부근에서 거센 풍랑을 만났다. 일본과 조선을 오가며 수없이 쌓아 올린 편지 속 약속들은 두 사람과 함께 대마도의 푸른 물결 아래 수장되고 말았다. 그들은 역사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좌초되었으나 그들의 사랑은 요시코의 편지로 남아 여전히 항해하고 있다.
‘8번째 편지‘에서

 

피아프는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품어 준 세르당을 유일한 구원이라 믿었다. 그러나 구원은 오래가지 않았다.
1949년 10월 28일, 원래 배를 타고 피아프를 만나러 갈 예정이었던 세르당은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다는 그의 재촉에 비행기에 올랐다. 그 선택은 두 사람을 영원히 갈라놓았다. 세르당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며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67번째 편지’에서

 

그로부터 2년 뒤인 1833년 가을, 푸시킨은 역사서와 소설 집필을 위해 현장 조사를 떠나야 했다. 나탈리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렀고, 푸시킨은 우랄산맥과 볼가강 유역을 돌며 자료를 수집한 뒤 볼디노에서 집필에 전념했다. 푸시킨이 없는 동안 나탈리아는 화려한 사교계 활동을 이어갔고, 집에서 만찬을 열겠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푸시킨은 깊은 불안과 질투를 느꼈다. 아내에게 치근대는 남자들을 집 안에까지 불러들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제발 자중하라고 답장을 보냈다.
‘88번째 편지’에서

 

오해가 깨진 것은 2013년이었다. 1887년 11월에 세잔이 졸라의 새로운 작품 『대지』를 받고 쓴 편지가 발견된 것이다. 졸라는 책이 출간되자마자 세잔에게 작품을 보냈고, 세잔은 작품을 받고 감사를 담은 답장을 썼다. 파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도 적었다. 사람들이 ‘마지막 편지’라고 믿었던 편지 뒤에도 둘은 여전히 책을 주고받고 만남을 기약했던 것이다. 오해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고, 그 오해를 벗기는 것은 종종, 오래 묵은 한 통의 편지다.
‘93번째 편지’에서

출판사 서평

박완서부터 버지니아 울프까지,

삶과 시대를 건너온 마음의 맨얼굴에 대하여

 

편지에 쓰인 그 모든 말들이 다 진심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편지만큼, 숨겨둔 진심을 고스란히 내보이는 매체가 또 있을까요? 평소에는 할 수 없던 말, 그렇기에 꼭 하고 싶었던 말, 편지를 읽을 그 사람이 반드시 알아주었으면 하는 말, 끝내 닿을 수 없음을 알지만 그럼에도 해야만 하는 말. 누군가에게로 향하는 글이기에, 보낸 이와 받는 이의 내밀한 속내와 사정이 얽힌 편지에는 한 인간의 진솔한 초상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워하고, 위로하고, 당부하고, 조언하고, 선언하고, 애도하는 숱한 감정들이 편지에는 짙게 배어 나오지요.

역사 속 수많은 인물들 역시 편지를 가득 남겼습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을 전할 수 없었던 시대에 편지는 그야말로 깊은 소통의 창구였을 테니까요. 불안한 마음을 이겨내고 결혼을 다짐하는 버지니아 울프, 아들에게 직접 반찬을 해서 보내는 연암 박지원, 곧 찾아올 딸의 죽음을 모른 채 딸에게 안부를 전한 빅토르 위고 등 동서양과 시대를 가리지 않고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과 말들이 편지 안에 담겨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편지를 다시 읽는 일은, 켜켜이 쌓인 진심의 지층을 다시 살펴 이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여러 시대를 아울러 삶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은 편지 속 100개의 문장이 이 책에 담겼습니다. 편지를 연구하고 소개해 온 '편지큐레이터' 윤성희 작가가 여전히 우리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길 '편지의 말들'을 골라 소개하고, 시대와 배경까지 살뜰하게 해설해 냈습니다. 고정된 이미지로 납작하게 기억된 인물들의 편지를 살피다 보면, 그 인물과 시대의 맨얼굴이 보입니다. 그렇기에 윤성희 작가의 말대로, 편지 읽기는 "나와 다른 삶, 나와 다른 시대를 건너온 사람을 만나는 고요한 통로"가 될 것이고요.

"살아서 다시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동서고금을 아울러 입체적으로 마주하는 이면의 진심

 

이 책에 담긴 편지의 면면들은 다채롭습니다. 보고 싶은 가족에게, 우정을 나눈 친구에게, 사랑을 약속한 연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이 편지로 다 담겼습니다. 아들에게 종이 사정이 어렵다고 꾹꾹 눌러쓴 조선시대 선비 아버지의 편지, 친구에게 배신당한 마음을 격정적으로 토로하는 니체의 편지, 연하의 연인에게 "일찍 죽지 않도록 힘써 보겠다"는 뒤라스의 편지. 그 안에는 "한 사람의 어느 한 시절이 그대로 녹아" 있고, 시대와 교차하는 한 인간의 관계와 감정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가벼운 안부와 조언부터 영영 떠난 이를 향한 애도, 지극한 고통을 겪어낸 후의 절규까지, 시대를 관통해 낸 그 곡진한 마음들이 편지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독 눈에 밟히는 편지들은, 어딘가에 닿기 실패한 편지들일 겁니다.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소망이 담긴 편지, 수신인이 이미 세상을 떠난 편지에 담긴 절절한 사연 앞에서 우리는 잠시 멈춰 설 수밖에 없지요. "살아서 다시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이라는 말을 편지에 남긴 죽은 학도병의 편지, 죽음 이후에야 어머니에게 도착한 생택쥐페리의 편지, 아내의 죽음을 모른 채 아내에게 보낸 추사 김정희의 편지, 서로를 기다리며 미래의 계획을 나누다가 겨우 재회하자마자 풍랑에 좌초된 연인들의 편지. 이루어지지 않고 또 전해지지 않았기에, 더욱더 애절해지는 마음이 이 책에 있습니다. 그 닿지 않은 마음들은 끝내 편지로 적혔기에 우리에게 생생하게 도착했습니다.
꺼져 가는 목소리로 겨우 전한 마지막의 말도 편지로 적혔기에 선명히 기억됩니다.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라고 쓴 동화작가 권정생의 편지에는 "평생 품어 온 간절함이 응축"되어 있고요. 한 시대와 각각의 맥락 속에서 분투한 한 인간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편지에는, 시대와 인간을 입체적으로 되살려 이해하는 길이 있습니다.

 

저자 소개
저자 : 윤성희

지상에 남은 편지를 연구하고 소개하는 편지큐레이터. 초등학생 때부터 손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일을 즐겼으며, 만학도 시절 정약용의 서간을 읽은 뒤 편지에 깃든 삶의 다양한 표정에 깊이 매료되었다. 편지를 발견하면 희열을 느끼고, 그 안에 스민 삶의 결을 읽어 낸다. 납작하게 기억되는 인물을 편지라는 창을 통해 다시 바라보고, 누군가 편지 속에 남긴 마음을 찾아 세상에 다시 건네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편지의 말들』은 오랫동안 수많은 편지 곁에 머물며 길어 올린 문장과 생각을 한데 모은 책이다. 지은 책으로 『기적의 손편지』, 『다산의 철학』, 『목요일의 작가들』, 『편지로 글쓰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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