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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72792794 |
|---|---|
| 쪽수 | 256쪽 |
| 크기 | 규격 외(176mm X 248mm, 크라운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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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표정 없는 나무 인형이 들려 주는 기적 같은 이야기
지금 여러분의 손에, 혹은 머릿속에 작은 나무 인형 하나를 올려놓아 보십시오. 눈도, 코도, 입도 없는 매끄러운 얼굴. 그저 이리저리 꺾이는 뻣뻣한 관절들. 이 투박한 나무 인형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처음 이 인형을 마주하면 낯설어합니다. 하지만 조심스레 나무의 따뜻한 질감을 느끼고, 뻣뻣한 관절을 구부려 나만의 포즈를 만드는 순간, 놀라운 마법이 시작됩니다.
어느새 인형은 나를 대신해 말해 주는 ‘또 다른 나’가 됩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느라 굳어 버린 80대 어르신의 손끝에서 인형은 화려한 춤을 추는 스무 살 청춘이 되었습니다. 말로 감정을 표현하기 서툰 7살 아이의 손에서 인형은 내 마음속 화를 뿜어내는 든든한 괴물 방패가 되었고,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 고민에 짓눌린 10대 청소년의 손에서 인형은 미래의 멋진 명함을 쥔 당당한 CEO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퇴직을 앞두고 공허함에 빠진 50대 가장의 손에서 인형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비로소 환하게 웃는 진짜 ‘나’로 피어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투사(Projection)’와 ‘스토리텔링’이 가진 위대한 치유의 힘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내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고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참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나와 조금 떨어져 있는 안전한 대상을 통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표정이 없는 인형은 내 슬픔을 온전히 비추는 거울이 되고, 움직이는 관절은 내가 하지 못했던 행동을 대신해 주는 완벽한 아바타가 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어 내는 안내서입니다.
우리는 대상에게 “예쁘게 만드세요.”, “잘 칠해 보세요.”라고 가르치는 강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마음을 여는 가장 따뜻한 도구를 쥐여 주고, 그들이 스스로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온 마음으로 들어 주는 스토리텔링 코치입니다. 이 교재 안에는 유아동부터 시니어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전 코칭 발문과 대상별 맞춤형 접근법이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어떤 대상을 만나든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따뜻한 시선과 적절한 질문 한마디가 누군가의 응어리진 상처를 풀고, 잊고 있던 꿈을 찾아 주며, 세대와 세대를 잇는 공감의 다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
자, 이제 뻣뻣한 나무 인형에 생명과 스토리를 불어넣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여러분의 손끝에서 시작될,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따뜻한 여정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에필로그
나무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 당신의 첫걸음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눈, 코, 입이 없는 15cm 남짓한 작은 ‘목각인형’ 하나를 손에 쥐고
참으로 길고 다채로운 인생의 풍경들을 지나왔습니다.
지나온 세월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히던 시니어의 주름진 손등, 억눌린 상상력과 감정을 폭발시키던 유아동의 반짝이는 눈빛, 두꺼운 쿨함의 가면 뒤에서 남몰래 상처받고 있던 청소년의 여린 어깨. 그리고 수십 년간 나를 증명하던 명함을 잃고 방황하는 퇴직자, 타인을 위해 웃느라 텅 비어 버린 직장인과 주부, 자신만의 고유한 감각으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특수 교육 대상자들까지.
이 교재를 덮는 지금, 여러분은 이제 단순한 강사가 아니라 인간의 요람부터 황혼까지, 생애 주기 전체의 아픔과 기쁨을 관통하는 심리적 동반자로 거듭나셨습니다.
처음 공장에서 똑같은 모양으로 깎여 나온 표정 없는 나무 인형은, 그 자체로는 그저 차가운 나무토막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나무토막이 여러분의 교실에 도착하여 누군가의 손에 쥐어지는 순간, 놀라운 마법이 시작됩니다. 어떤 인형은 펑펑 우는 화남 괴물이 되고, 어떤 인형은 세상을 구하는 슈퍼히어로가 되며, 어떤 인형은 상처투성이인 나를 안아 주는 가장 든든한 피난처가 됩니다.
차가운 나무토막에 숨결을 불어넣고, 심장이 뛰게 만든 그 위대한 마법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화려한 미술 재료도, 기가 막힌 말솜씨도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평가하지 않고 온전히 기다려 주는 코치(여러분)의 다정한 눈빛입니다.
현장에 나가시면 교재에서 배운 대로 흘러가지 않는 순간들을 수없이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얼음장 같은 교실, 인형을 집어 던지는 아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분노를 쏟아 내는 어르신 앞에서 여러분은 식은땀을 흘리고 스스로의 자질을 의심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코치 여러분, 절대 당황하거나 좌절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목표는 그들의 망가진 인형을 예쁘게 고쳐 주는 것도, 그들의 상처를 단숨에 낫게 해 주는 ‘해결사’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비가 쏟아지는 날, 억지로 비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훌륭한 스토리텔링 코치는 비를 멈추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묵묵히 다가가 함께 비를 맞으며 안전한 우산을 씌워 주는 사람입니다.
누군가 인형을 온통 새까맣게 칠하며 절망을 표현할 때, “왜 이렇게 어둡게 칠했어요?”라고 교정하려 들지 마십시오. 그저 옆에 앉아 “이 까만 어둠 속에서 버티느라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요.”라고 알아 주십시오. 그 완벽한 수용과 공감의 경험 단 한 번이, 굳게 닫혀 있던 한 사람의 인생을 다시 살게 하는 기적이 됩니다.
여러분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대나무 숲’이 될 준비를 마쳤습니다. 여러분이 만날 수많은 학습자가 목각인형이라는 작고 조용한 방패 뒤에 숨어, 차마 세상에 꺼내지 못했던 진짜 자신의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들려 줄 것입니다. 그 떨리는 목소리들을 귀하게 담아내고, 그들의 굽은 등을 따뜻하게 토닥여 줄 여러분의 모든 현장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눈, 코, 입이 없는 인형에게 수만 가지의 표정을 찾아 줄 위대한 스토리텔링 코치님들,
여러분의 눈부신 첫 출발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