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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4987932 |
|---|---|
| 쪽수 | 16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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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조향옥 시인이 창연출판사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 사업으로 디카시집 『걷는 사람』을 창연디카시선 38번으로 펴냈다. 이 책은 ‘시인의 말’을 시작으로, 1부 「바람의 거실」 외 16편, 2부 「소셜 네트워크」 외 13편, 3부 「자루 창」 외 15편, 4부 「신라의 꽃」 외 19편으로 총 67편의 디카시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김 겸(시인·문학평론가)의 평론 「홀론(Holon)의 존재론과 언어적 자장」을 수록해 작품 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디카시의 미학과 존재론적 의미를 더욱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목차
출판사 서평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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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옥 시인의 디카시 세계는 시적 상상력의 층위에서 이러한 홀론의 존재론에 깊이 부합한다. 이는 한 티끌 속에 우주 전체가 담겨 있고 모든 티끌 또한 그러하다는 『화엄경』의 “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라는 구절과 통하며, 개별 존재가 전체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연기법緣起法의 세계를 소환한다. 사진이라는 찰나의 기표와 문학적 언술이라는 기의가 만나는 디카시의 접점에서, 조향옥 시인은 사물(부분)을 통해 세계(전체)를 읽어내고 세계의 거대한 경륜을 사물의 미세한 결 속에 담아낸다.
조향옥 디카시의 동력은 거대한 세계를 일상의 소우주로, 그리고 심원한 시간을 지금-여기로 소환하는 홀론적 상상력에 있다. 이집트의 아득한 고대 신전에서부터 튀르키예의 셀리메 수도원, 유럽의 고풍스러운 거리와 스페인의 유적지, 그리고 경주의 월정교와 진주의 농협 수매 현장에 이르기까지, 시인이 내딛는 모든 발걸음은 세계와 자아가 부딪치며 빚어내는 서정적 찰나의 기록이다. 셔터가 포착한 정적 위에 포개어지는 시적 언술은 잊힌 유적의 빈 터와 고단한 삶의 현장에 다시 사유의 혈맥을 흐르게 한다.
이렇듯 차가운 유리의 렌즈와 뜨거운 인간의 숨결이 서로를 물고 물리며 빚어내는 의미의 자장 속에서, 대상은 비로소 오랜 침묵의 껍질을 깨고 존재의 이름을 회복한다. 부분 속에 거대한 전체의 경륜을 들여놓고, 부서진 파편 하나 속에서 우주의 온전한 생명을 회복해 내는 조향옥 시인의 디카시편들은, 현대 사회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시들지 않을 서늘하고도 따스한 감각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 겸(시인·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창연출판사가 선보이는 조향옥 디카시집 『걷는 사람』은 한 장의 사진과 짧은 시어를 통해 삶의 깊은 의미를 탐색하는 작품집이다. 시인은 “길을 걷습니다. 살아있어 걷습니다.”라고 말하며 걷기를 단순한 이동이 아닌 자신과 원시적 본질을 찾아가는 성찰의 과정으로 풀어낸다.
『걷는 사람』은 「나를 찾아서」, 「흐린 날의 초상」, 「흰 빨래」, 「신라의 꽃」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의 기억과 내면에서 출발한 시선은 역사와 문명, 자연과 인간, 현대 사회의 모습으로 확장되며 다양한 풍경 속에 깃든 존재의 의미를 담아낸다.
조향옥 시인의 디카시는 눈앞의 장면을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사진 속 사물과 풍경에 새로운 생명과 의미를 부여하고, 짧은 언어로 그 안에 숨겨진 시간과 감정을 길어 올린다. 「빽빽한 파피루스」에서는 고대 유적의 기둥을 생명의 이미지로 바라보고, 「삶의 층계」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삶의 무게를 사유하며, 「궁금하다」에서는 과학으로도 닿을 수 없는 인간 존재의 신비를 이야기한다.
또한 『걷는 사람』은 거대한 역사와 문명뿐 아니라 가족과 일상의 순간에도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부모의 흔적을 담은 「발자국」, 청춘의 현실을 바라보는 「나비의 의자」,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공감의 빛」 등은 평범한 삶의 장면 속에서 깊은 울림을 전한다.
디카시는 순간의 포착과 시적 사유가 만나는 장르이다. 『걷는 사람』은 사진과 언어가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풍경을 넘어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나아가는 디카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조향옥의 시편들은 독자에게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걷는다는 것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고 기억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다. 『걷는 사람』은 오늘도 길 위에 선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보며 걷고 있는가.” 이 시집은 풍경 속에서 잊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는 한 권의 사유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