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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25568836 |
|---|---|
| 쪽수 | 22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이다혜 (『오래된 세계의 농담』 작가)
친구도, 연인도, 때로는 배우자도 시절인연. 결혼도 이혼도 이슈였던 그림책 작가 사노 요코와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대화와 거기에 덧붙은 사노 요코의 에세이는 신묘하게 경쾌하다. 멋있고 까다롭고 예사롭지 않은 어른 사노 요코의 어린 시절 추억부터 시시콜콜한 자기 인식까지, 우정 미만 우정 초과의 인간관계를 아우르는 절묘한 통찰.

좋아하고 미워하면서도 자꾸 연락하게 되는 사람들
사노 요코가 포착한 관계의 진짜 얼굴
“신묘하게 경쾌하다.
우정 미만, 우정 초과의 인간관계를 아우르는 절묘한 통찰.”
★ 이다혜 작가 강력 추천 ★
친구는 인생에서 꼭 필요한 존재일까? 일본 그림책의 고전 『100만 번 산 고양이』와 베스트셀러 에세이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의 작가 사노 요코가 이번에는 인간관계를 들여다본다. 유년 시절의 질투와 괴롭힘, 무리 짓기와 절교, 동경과 배신감, 어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는 외로움까지 관계의 민낯을 거침없이 들춰낸다.
『친구는 쓸모없다』에는 어린 시절의 친구부터 부모와 형제, 아들, 이웃과 오랜 지인까지 그의 삶을 거쳐 간 온갖 인연이 등장한다. 사노 요코는 그들과의 추억을 미화하지 않는다. 누가 얄미웠고 누구에게 상처받았으며, 자신은 또 얼마나 유치하고 못되게 굴었는지도 빼놓지 않는다.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누구에게나 못마땅한 구석 하나쯤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당연하게 느껴진다. 친구란 어쩌면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한 사람이 아니라, 이상한 구석까지 알고도 곁에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나는 말이야, 싫은 면이 전혀 없는 사람과는 친구로 오래 지내지 못해. 상대의 싫은 면까지 다 포함해서 하나의 온전한 인격으로 인식하는 습관이 있나 봐. 그게 훨씬 현실적이라 좋아.”
- 127쪽
친구는 역시 있어야 한다는 사노 요코,
친구 없이도 잘 살아왔다는 다니카와 슌타로.
두 사람은 끝없이 떠들고 삐지고 웃는다.
대화는 자꾸 옆길로 새는데
이상하게 거기가 제일 재미있다.
“그러다 보면 부모님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생기기도 하겠네?”
“그야 당연하지. 부모는 적이니까.”
- 91, 92쪽
책의 한 축은 사노 요코와 일본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대담이다. 정반대의 두 사람은 우정과 가족, 연애와 결혼을 넘나들며 티격태격하고, 진지해지는가 싶으면 엉뚱한 기억으로 빠져든다. 대화는 자주 옆길로 새고 기억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결국 ‘다른 인간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모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대담 당시 두 사람이 아직 결혼 전이었다는 사실이다. 1990년 부부가 되어 1996년 이혼한 두 예술가가 한때 ‘친구’의 거리에서 사랑과 우정, 인생을 논하는 모습이 묘한 재미를 더한다. 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성격과 관계의 결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자신의 삶을 스쳐 간 이들을 돌아보는 사노 요코의 자전적 에세이가 사이사이 이어진다.
사노 요코는 열아홉 살에 아버지를 잃었을 때 자신을 감싸준 친구들과의 경험이 평생 “인생을 대하는 나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가 바라보는 관계는 좀처럼 한마디로 설명되지 않는다. 가까웠다가 멀어지고 싫은 점을 알면서도 다시 만난다. 사노 요코는 그런 모순을 굳이 풀어내려 하지 않는다. 애초에 앞뒤가 딱 맞지 않는 것이 인간이고, 우정도 그들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시시콜콜한 시간을 나누는, 무용한 관계의 기쁨
『친구는 쓸모없다』가 처음 출간된 것은 1988년. 한국 독자에게 익숙한 『사는 게 뭐라고』보다 20년 앞선 책으로, 암과 죽음을 이야기하기 전 쉰 살 무렵의 사노 요코를 만날 수 있다. 세상을 함부로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 현실감각, 자기 자신에게조차 사정을 봐주지 않는 유머, 인간의 허점을 귀신같이 알아채는 눈도 이미 선명하다. 친구를 들여다보며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쓸모없음’을 대하는 삶의 태도로 확장된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 사람은 곧 땅이자 태양이자 비이다. 나는 쓸모없는 것을 좋아했다. 당장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것,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것을 좋아했다. 능률이나 성적이나 발전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것이 제일 중요했다.”
- 218쪽
어쩌면 우리를 오래 붙잡아주는 것은 꼭 필요해서 맺은 관계가 아니라, 아무 목적 없이 시간을 나눈 이들인지도 모른다. 책을 덮을 즈음이면 그런 얼굴 하나가 문득 떠오른다. 좋아했다가 미워하고, 한동안 잊었다가도 아무렇지 않게 다시 연락하는 사이. 그렇게 무심히 시간을 흘려보내며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 남는다. 친구는 참 쓸모없다. 그래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사이가 새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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