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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2603711 |
|---|---|
| 쪽수 | 280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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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개정판) — 그 문은 누가 여는가
제목만 보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이는 죄를 지은 사람처럼 읽힌다. 그러나 이 문 앞에 매일 아침 서는 사람은 따로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범죄자가 모여 있는 곳, 지도에도 뉴스에도 좀처럼 표시되지 않는 그 공간으로 10년째 출근하는 교도관. 심리학을 전공하고 상담심리를 공부해온 저자 김도영은, 자신이 매일 통과하는 회색 담장 안쪽을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오래 지켜본 사람의 눈으로 옮겨 적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제3의 목격자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시선의 위치에 있다. 범죄를 다루는 이야기는 많지만, 범인을 잡는 사람도 재판하는 사람도 아닌, 형이 확정된 이후 수년에서 수십 년을 그들과 한 공간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기록은 드물다. 살인, 강간, 마약, 아동학대범들의 방을 매일 점검하고, 그들의 자살과 자해를 막고, 폭행 사건의 진범을 가려내야 하는 사람. 저자는 그 지난한 일상 속에서 인간의 가장 밑바닥과 가장 뜻밖의 온기를 동시에 목격한다.
동시에 이 책은 교도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5시간 근무와 280만 원의 실수령액, 만성적인 인력난, 야간 교대 근무가 불러오는 건강 문제, 그리고 평생을 담장 안에서 보내고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삶까지. 초판이 세상에 나온 뒤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되고 BBC, KBS,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국내외 언론에 소개될 수 있었던 것도, 지금껏 누구도 제대로 묻지 않았던 이 이야기를 처음으로 꺼내놓았기 때문이었다.
책의 구성
1장 '세상 끝의 집'과 2장 '세상 끝의 사람'이 신입 교도관의 눈에 비친 낯선 세계와 그 안의 인물들을 그린다면, 3장 '사람 사는 집'은 교도관 자신의 자리로 시선을 돌려 그들이 감당하는 노동과 위험, 그리고 제도의 공백을 정면으로 다룬다. 그리고 개정판에서 새롭게 더해진 4장 '교도소 그 이후의 이야기'는, 10년 차 교도관이 감시자를 넘어 사람을 변화시키는 전문가로 거듭나고자 애써온 최근의 기록이다.
개정판에서 새로 만나는 세 편의 이야기
「인간과 짐승」은 한 수용자가 방 안에서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을 저자가 추적해가는 이야기다. 알리바이가 확실해 보였던 용의자와 순순히 자백한 용의자 사이에서 진실은 예상을 뒤엎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 끝에서 저자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게 된다.
「채식주의자」는 가정폭력으로 구속된 남편과 그를 고소한 아내,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무 잘못 없이 버려지는 아이의 이야기다. 부모가 나란히 구속되는 동안 아이를 받아줄 곳은 어디에도 없었고, 저자는 죄를 짓지 않은 아이가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죄인 취급받는 현실을 목격한다.
「다시,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는 저자가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 "인간은 정말 변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마약을 끊지 못해 반복해서 돌아오는 이들 앞에서 회의에 빠졌던 저자는, 한 청년과의 상담을 통해 교화란 실패까지 포함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배운다.
세상에 없던 안내서, 부록
개정판에는 구치소와 교도소의 차이, 수용자의 번호표 색깔, 가석방 기준 등 그동안 궁금했지만 물을 곳 없었던 질문에 답하는 Q&A 부록 '교도소에 대해 알고 싶다'도 함께 실렸다. 막연한 오해와 편견 대신, 현장을 지킨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담았다.
저자는 말한다. 진정한 정의는 판결문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담장 안에서 비로소 시작된다고. 범죄자를 가두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그들을 다시 이 사회로 돌려보내는 일이라고.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는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매일 오가는 사람들에 대한 가장 정직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