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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88949720395 |
|---|---|
| 쪽수 | 570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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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키 문학 이해의 출발 《어린 시절》
1913년부터 1923년까지 10년 동안, 고리키의 가장 위대한 걸작인 자전적 3부작 《어린 시절》(1913~14) 《세상 속으로》(1915~16) 《나의 대학》(1923)이 발표되었다. 고리키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다룬 방대한 이 작품은 오늘날에도 러시아문학에서 가장 뛰어난 자서전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 책에는 그 가운데 고리키 문학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작품인 《어린 시절》을 수록했다. 《어린 시절》에서 알 수 있듯 고리키의 어린 시절은 생계를 위해 갖가지 궂은일을 마다할 수 없는 참담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의 정신세계는 그런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외할머니의 더할 수 없이 따듯하고 경건한 신앙심 속에서 넓혀져 갔고, 일찍부터 눈뜬 폭넓은 독서를 통해 성장해 갔다. 그래도 고리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관념과는 거리가 먼, 당장 먹고사는 문제였다. 그는 최하위 계급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진지한 참여와 애정, 외할머니의 신앙적 세계관과 독서에서 얻은 관념적 지식들을 무기로 하여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
《어린 시절》 《세상 속으로》 《나의 대학 》 3부작은 삶의 신비로움과 잔인함, 그리고 미묘함에 대한 경탄으로 가득하다. 고리키는 옛날처럼 삶을 해명하거나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는 그저 단순히 묘사하는 데 그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 작품에는 수많은 메시지가 들어 있는데 그것은 공공연한 설교라기보다는 넌지시 암시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고리키는 이유 없는 잔인함을 분쇄하려 하고 강인함과 자립의 중대함을 끊임없이 강조하고자 하며, 근면성의 가치를 수사학적 문장으로 명백히 나타내고 있다.
비참하지만 낭만적이고 자연적인 방랑자의 삶!
단편 〈첼카쉬〉는 고리키의 뛰어난 작품들 가운데 하나로 항구에서 절도행각을 벌이는 도둑 이야기인데, 낭만주의와 사실주의의 요소들이 알맞게 잘 섞여 있다. 〈첼카쉬〉를 비롯하여 〈스물여섯 사내와 한 소녀〉 등 그의 단편소설에는 거친 현실에 맞서며 올곧게 살아가려는 긍정적인 인간상과 함께 끝내 온갖 모순과 역경을 극복해 내는 인간 승리가 담겨 있다.
〈첼카쉬〉뿐만 아니라 〈에밀리얀 필랴이〉 〈코노발로프〉 〈이제르길리 노파〉 〈마카르 추드라〉 등은 러시아 곳곳을 떠돌던 부랑자를 소재로 삼고 있다. 그는 몸소 부랑자 생활을 겪어 보았으므로, 어느 작가보다도 그들의 비참한 현실에 대해 더없이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있었다. 또한 현실은 어두울망정 그들의 자유로운 세계를 낭만적이고 자연적으로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고리키 작품 속 부랑자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도시 노동자 무리에도 끼지 못한 채 소외당한 외로운 사람들이다. 비참한 삶은 그들의 도덕심마저 꺾어 버린다. 도둑질 따위는 예사로 안다. 그에 더해 〈첼카쉬〉의 가브릴라는 돈 몇 푼에 동료를 해치려고까지 한다. 그러나 고리키가 부랑자를 모두 부정적으로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첼카쉬는 비록 도둑질을 할망정, 돈 몇 푼에 인간의 도리를 버리려는 소시민적 비굴한 근성과 물욕을 경멸한다. 이런 작품들이 매우 큰 성공을 거두면서 고리키의 명성은 갑자기 치솟았고, 톨스토이나 체호프와 거의 같은 수준의 작가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고리키의 철저한 인간긍정주의
고리키 초기 작품에서 볼 수 개인주의ㆍ낭만주의 경향은 이후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라는 주제로 발전한다. 고리키는 거의 종교적인 믿음에 가까울 만큼 이 믿음을 중요시 여겼다. 이 점은 그가 애정을 갖고 묘사한 부랑자의 삶에 잘 드러난다. 거친 삶과 인간을 향한 사랑이 곧 고리키 문학의 생명줄이며 처음이자 끝이다. 비뚤어진 사회 속에서 살아가지만 밝고 힘찬 인간성을 잃지 않는 인물을 생생하고 낭만적인 문체로 그려나갔다. 그러면서도 그 묘사는 터무니없지 않고 작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실성을 가지며, 그로 말미암아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을 극복하려 하는 불굴의 인간상을 만들어 낸다. 이렇듯 고리키 작품에는 거친 현실에 맞서며 올곧게 살아가려는 긍정적인 인간상과 함께 끝내 온갖 모순과 역경을 극복해 내는 인간의 승리가 담겨 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이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큰 울림과 감동을 전해주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