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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61044288 |
|---|---|
| 쪽수 | 12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시
AI추천 이유
엄하경 시인은 전업주부-시인이라는 이중 정체성을 겸업이라는 형식으로 구현해 낸다. 그 밖에도 곁의 사람들이 점차 사라져 가는 현상 앞에서 깊어졌을 삶에 대한 인식과, 억압된 것의 귀환이라는 측면에서 다시금 여성의 삶을 바라보며, 다양한 국면에서 동시대인으로서 사회 읽기를 병행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오는 동안 시대의 “치명적인 우울”을 겪은 일을 전하고, 급진전하는 인공지능 기술 시대를 맞아 만능의 신을 만들어낸 인간의 지위가 인공지능과 전도되는 상상은 과학기술 급변기의 인식을 적절히 담아낸다. 그중 사진과 그림 관람을 통해 시각 예술과 교환하는 감각으로 써낸 2차 텍스트로서 시에서 이전과 달라진 언어 운용으로 전변하는 감각을 자유롭게 발산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줄곧 수행해 온 시 쓰기 고민을 이번 시집에서도 이어가면서 그간의 이중 정체성을 다시금 다져 나간다.
김효숙(문학평론가)
엄하경의 시에는 기교나 수사보다 순결성과 정직함이, 아이 같은 감수성으로 작고 연약한 대상을 만나는 투명한 마음이 살아 있다. 비하하고 조롱하는 말의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를 살면서 만난 엄하경의 언어에는 깊은 슬픔과 토로할 수 없는 상처가 조용히 숨어 있다. 삶이라는 내적 대지를 딛고서 저 환상 같은 이미지에 자아를 접속한 엄하경의 시적 수행은 언제나 현존에 기반한 것이다.
시인의 말
잃어버린 말들을 꺼내봅니다.
마음에 오래 담아 두었던 기억들에
온기를 담아
다시 길 위에 서 봅니다.
때로 흔들리겠지만
걸음 멈추지 않겠습니다.
2026년
엄하경
읽고 나서 한동안 제목이 계속 생각나는 시집이었다. 『시온에서 길을 잃다』에서 ‘길을 잃는다’는 건 단순히 방향을 잃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과 사라진 기억을 마주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사라진 풍경과 철새,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여성의 삶과 사회의 모습, AI 시대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생각보다 폭넓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화려한 말보다 일상의 풍경을 통해 조용히 마음을 건드리는 시들이 좋았다. 읽다 보면 나에게도 돌아가고 싶은 장소나 다시 만날 수 없는 시간이 있었다는 걸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빠르게 읽기보다는 한 편씩 천천히 읽으면서 자기 기억을 꺼내보기에 좋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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