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추천의 글 5
1부 39
2부 113
작가 소개 190
기획자 소개 191
[본 문]
『이방인』을 다시 읽는다는 건,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온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돌아보며,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사회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입니다.
또한 타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되돌아보게 합니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누군가를 그의 행동 자체로 이해하려 하는지, 아니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편견으로 먼저 판단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죠. 그런 의미에서 뫼르소는 어쩌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모든 ‘다른 사람’을 상징하는 인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_ p.33~34, 추천의 글
오늘 어머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을지도. 나로서는 확신할 수가 없다. 양로원에서 온 전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귀하의 모친 별세. 장례식 내일.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_ p.41
나는 피곤했다. 수위는 나를 자기 방으로 데려가 간단히 세수를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나에게 밀크커피를 한 잔 더 주었는데, 맛이 아주 좋았다.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날이 완전히 밝아 있었다. 마렝고와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 언덕들 위로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언덕들을 넘어 불어오는 바람은 이곳까지 짠 바다 냄새를 실어 날랐다.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시골에 와본 지도 오래되었는데, 어머니 일만 아니었더라면 이런 날 산책을 얼마나 즐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_ p.53
그제야 나는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의자 등받이에 오래 기대고 있었더니 목이 조금 아팠다. 나는 내려가 빵과 파스타를 사 왔고, 음식을 만들어 서서 먹었다. 창가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려고 했지만, 공기가 서늘해져 조금 추웠다. 나는 창문을 닫고 돌아오다가 거울 속에 비친 식탁 한쪽을 보았다. 그곳에는 알코올 램프가 빵 조각들과 나란히 놓여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또 하나의 일요일이 지나갔고, 이제 어머니는 묻혔고, 나는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며,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_ p.67
“이런 걸 여쭤보기가 조금 곤란합니다만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제가 대답할 만한 것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검찰 측에 큰 공격거리가 될 겁니다.”
변호사가 말했다. 그는 내가 자신을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내게 그날 슬펐는지 물었다. 그 질문에 나는 몹시 놀랐고, 만약 내가 그런 질문을 해야 했다면 아주 곤란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요즘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습관을 잃어버려서, 그에게 대답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나는 어머니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모든 정상적인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어느 정도는 바란 적이 있는 법이니까. 여기까지 말하자 변호사가 내 말을 끊었고, 크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법정에서나 예심판사 앞에서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했다.
_ p.117~118
변호사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떠났다. 나는 그를 붙잡고, 내가 원하는 것은 더 나은 변호를 받기 위한 그의 동정이 아니라, 말하자면 자연스럽게 그에게 이해받고 싶어서라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는 내가 그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를 조금은 원망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 정말 누구와도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그런 말은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았고, 나는 귀찮아서 그만두었다.
_ p.118~119
얼마 지나지 않아 마리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바로 그때부터 내가 좀처럼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일들이 시작되었다. 어쨌든 아무것도 과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며,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견딜 만했다. 그래도 수감생활 초기에 정말 견디기 힘들었던 한 가지는, 여전히 자유인처럼 생각하는 내 습관이었다. 예를 들어 나는 갑자기 해변으로 내려가 수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_ p.131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향해 승리감에 찬 눈빛을 보냈다. 그 순간 나는 수년 만에 처음으로 바보 같은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충동을 느꼈다. 이 사람들이 모두 나를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_ p.147
그런데 두 사람의 변론이 과연 그렇게 달랐던가? 변호사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그에 대한 변명을 덧붙였다. 검사는 두 손을 내밀며 유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어떤 변명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가 어딘가 모르게 마음에 걸렸다. 여러 가지 걱정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끔 끼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내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말하지 마세요. 당신에게는 그게 더 좋습니다.”
말하자면, 이 사건은 나를 빼놓은 채 다뤄지는 것 같았다. 모든 일이 나의 개입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내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나의 운명이 결정되고 있었다. 가끔 나는 모두의 말을 끊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래도, 피고인이 누구인지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피고인이라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할 말이 있습니다.”
_ p.158~159
그 순간 검사는 나를 향해 돌아서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그리고 나는 그가 왜 그렇게까지 나를 몰아붙이는지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계속 그의 비난을 들어야 했다. 물론 그의 말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었다. 나는 내 행동을 그다지 후회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토록 집요하게 나를 몰아세우는 태도가 놀라웠다. 나는 그에게 차분하게, 거의 애정을 담아 설명하고 싶었다. 나는 어떤 일이든 진정으로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말이다. 나는 여전히 앞으로 닥칠 일, 오늘이나 내일의 일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나를 그런 처지에 몰아넣은 상황에서는 누구에게도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없었다. 나는 다정한 모습을 보이거나, 호의를 품고 있다는 것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귀 기울여 들으려 했다. 검사가 내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_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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