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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누구의 언어인가 - 부서지고 뒤섞이며 풍성해지는 15억 세계인의 언어 풍경(Philos 시리즈 55)

  • 조지은
  • 박동우
  • 아르테
  • 2026년 0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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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76610971
쪽수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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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추천 이유

책 소개

원어민이라는 허상을 깨고 영어의 진짜 주인을 묻다

당신의 영어가 제멋대로여도 괜찮은 이유

옥스퍼드 교수가 이야기하는 ‘초거대화된 국제어’로서의 영어

“영어 실력이 부족해 죄송합니다.” 비영어권 사람들은 영어를 사용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사과하곤 한다. 그런데 성장기에 자연스럽게 습득하지 않은 외국어를 구사하며 이렇게까지 저자세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과연 온당할까? 옥스퍼드대학교 조지은 교수의 신간 『영어는 누구의 언어인가』는 이 오래된 자격지심과 주눅, 송구함과 면구스러움을 거두고 비원어민 영어 사용자에게 영어의 주권을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탄생부터 최신 AI 기술인 챗GPT까지 언어학의 방대한 역사를 가로지르며 현대 영어의 중심축이 이미 이른바 ‘원어민’에서 영어를 제2언어 및 외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로 옮겨 갔음을 역설한다.

이 책은 우리가 그토록 집착해 온 ‘원어민’이라는 허상의 기준을 깨뜨리고 영어를 각자의 문화와 개성을 자유롭게 담아내는 표현 수단으로 재정의한다. 특히 한국인들이 ‘4세 고시’ ‘7세 고시’로 불리는 기형적 교육 열풍 속에서 영어를 호기심이 아닌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나는 현실을 지적하며 영어가 더 이상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닌 세계인의 공용 자산임을 선언한다. 이제 영어의 주인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소수가 아니라 이 언어를 통해 부분적으로나마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모든 이들, 11억에 육박하는 비원어민 화자들이다.

저자는 영어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외부 단어를 흡수하며 진화해 온 ‘하이브리드 언어’라는 점에 주목한다. 저자의 관점에 따르면 영어권 원어민들이 흔히 ‘엉터리영어’라고 비하해 온 표현들은 사실 영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새로운 영어’의 변주곡이다. 저자는 이 같은 공포가 언어적 자아를 어떻게 위축시키는지 날카롭게 지적하며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영어에 당당하게 녹여내는 행위야말로 가장 창의적인 언어 사용임을 일깨운다. 우리가 부끄러워했던 이른바 ‘콩글리시’나 서툰 표현들이 사실은 영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살찌우는 새로운 영양분이라는 것이다.

결국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원어민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복제하는 능력이 아니다. 자기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바로 진정한 영어 실력이다. 완벽한 영어라는 환상을 깨고 나면 그 자리에는 나만의 개성과 온기가 담긴 ‘나의 영어’가 남는다. 이 책은 영어라는 난공불락의 요새 앞에 서 있던 모든 이에게 주권을 되찾아 주는 가장 지적이고도 따뜻한 해방 선언서가 될 것이다.

 

목차

[목 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1장 누구의 영어인가?

2장 단어 불평등

3장 평범한 단어

4장 단어저장소

5장 단어 사용

6장 이동하는 단어

7장 단어 그 이상

8장 단어 그 이후

마치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찾아보기


[본 문]

영어는 세계에 있는 모든 단어를 대상으로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그로부터 160년이 지난 오늘날 영어는 물리적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가상세계에서도 전 세계 인구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되었다. 모든 단어는 영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모든 단어가 제2의 정체성을 얻어 영어를 두 번째 보금자리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14쪽

 

우리는 흔히 영어를 단일체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다양한 영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 19쪽

 

영어가 점점 더 세계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다른 언어가 영어에 흡수되거나 영어로 대체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어는 현지어를 대체하기보다 그들과 나란히 공존한다. 영어는 주요 언어가 되기보다 보조 언어가 된다.

― 22쪽

 

작년에 옥스퍼드 영어사전 측과 같이 작업하면서 우리는 ‘skinship(스킨십)’이라는 단어를 사전에 추가했다. …… 과거에 이 단어는 엉터리영어로 여겨져 무시당했다. 하지만 나는 이와 같은 단어들이 영어의 어휘 목록을 풍부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로부터 유입된 단어가 없다면 영어는 빈약해질 것이다. 새로운 단어가 영어에 포함되면서 영어의 어휘 목록은 더욱 강력하고 감정적으로 풍부해졌다. 그러한 단어들이 없다면 오늘날의 영어는 국제어로서 덜 효율적일 것이다.

― 34~35쪽

 

문법 검열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문자메시지 때문에 짧고 즉각적인 의사소통이 일반적이 되고 속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 신속하고 즉흥적인 의사소통 문화 속에서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시에 상호작용할 수 있다. 그 결과, 영어 문법은 더욱 단순화되고 있다.

― 46~47쪽

 

식민주의의 종말에도 불구하고 언어적 인종차별의 영향력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 “올바른” 영어란 무엇인가? 철자, 문법, 발음이 서로 다른 세계영어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영어 변이형이 “다른 변이형보다 더 나은” 것으로 인식되며 특정 단어나 억양에 따라 특권이 주어지고 편견이 형성된다.

― 55~56쪽

 

‘덴푸라’는 새우, 흰살 생선 그리고 종종 야채 등을 반죽에 묻혀 튀긴 음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전형적인 일본어 단어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 단어는 포르투갈어 ‘tempero’에서 유래했는데 기독교 국가에서 금요일에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다.

― 65쪽

 

역사적으로 보면 대영제국의 식민지화로 영어가 세계 곳곳으로 전파된 결과로 영어는 19세기 말과 20세기에 국제 공용어가 되었다. 권력과 정치가 영어를 국제어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 77쪽

 

우리 다수는 일상에서 “엉터리영어(broken English)”라는 표현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에 “엉터리”라는 표현이 붙는 경우를 떠올릴 수 있는가?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엉터리언어 사용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것은 영어 중심의 용어라고 할 수 있다.

― 89쪽

 

영화 〈기생충〉으로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1인치 높이의 자막이라는 장벽을 극복하면 여러분들은 더 놀라운 영화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 책의 관점에서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단어 불평등을 극복하면, 우리는 더 다양하고 풍부한 언어를 즐길 수 있다고 말이다.

― 99쪽

 

챗GPT 같은 생성형AI의 등장과 메타버스의 출현으로 인해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졌고 그 결과, 평범한 단어가 실재의 영역에서 가상의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 이러한 놀라운 진보는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단어의 진화를 촉발할 것이고 그 범위와 속도 면에 있어서 우리가 이전에 경험했던 것을 뛰어넘을 것이다.

― 104~105쪽

 

오늘날 케이팝 팬들은 초국가적이고 초문화적이며 초언어적인 집단이다. 이것은 그들이 국가 경계의 제약을 뛰어넘어 국적, 문화, 언어와 관련된 문제에 관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셜미디어 덕분에 케이팝 팬들은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더욱 쉽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 그들은 열렬한 팬들이 하는 표현들에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사회정치적 문제, 언어 발전까지 널리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 148쪽

 

단어를 혼합시키는 것이 Z세대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류사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단어를 혼합시키는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Z세대를 구별짓는 것은 다양한 기원의 단어와 혼합된 변이형 단어를 그들의 일상 어휘에 포함시키는 속도와 폭넓은 범위이다.

― 149쪽

 

문법이 새로운 단어의 유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문법이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불규칙 복수형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우리의 언어 기반은 점점 더 단순하게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영어는 어느 때보다도 더욱 단순해지고 더 널리 확산될 것이다.

― 171쪽

 

추천사

    “틀린 영어는 없습니다. 다른 영어가 있을 뿐입니다.” 책 속 문장처럼 콩글리시를 결함이 아닌 창조적 언어 자산으로 읽어 내는 저자의 시선은 우리를 오래된 주눅에서 해방시켜 줍니다. 언어는 고이지 않고 흐르며 그 흐름을 만드는 것은 언제나 그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 자신임을 이 책은 일깨워 줍니다. 모두가 더 쉽게 교류하게 된 인공지능의 시대, 영어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당당해지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 송길영(마인드 마이너, 『시대예보』 시리즈 저자)

     

    저자의 주장은 영어를 향한 우리의 오해와 열등감을 단번에 깨부숩니다. AI와 소셜미디어가 호령하는 새 시대, 영어는 우리 모두의 언어입니다. 옥스퍼드 사전이 전 세계의 단어를 포용하는 유연성을 보여 주듯 오늘날 영어는 끊임없이 이주하고 혼합되는 역동적 생명체가 됐습니다. 당당하고 자유롭게 여러분만의 영어로 세계와 대화하시길 바랍니다. 틀린 영어는 없습니다. 오직 ‘다른 영어’가 있을 뿐입니다.

    ― 김난도(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대표 저자)

     

    연구 결과, 개인적 경험담, 솔직한 논평을 결합해 소셜미디어가 세계화를 주도하는 세상에서 영어에 벌어지는 변화를 묘사한다. 21세기 영어의 현황을 다룬 생동감 넘치고 통찰력 있는 보고서다.

    ― 최상훈(퓰리처상 수상 《뉴욕 타임스》 기자)

     

    영어의 복잡한 진화 과정을 탁월하게 풀어내고 제국주의, 다문화주의, 디지털 전환을 겪어 온 영어의 세계적 여정을 조명한다. 영어의 역동적 정체성과 포용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매력적인 책이다. 언어가 우리 세상을 형성하는 힘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독해야 한다.

    ― 니키 J. P. 앨스퍼드(센트럴랭커셔대학교 심리인문대학 인류학·인문지리학 교수)

     

    다언어주의와 초언어 시대를 배경으로 영어의 소유권에 대한 독창적 개념, 풍부한 실증적 비판을 제시한다. 흥미롭고 명료한 문체로 사색을 자극하는 이 책은 세계어로서 영어의 진화 및 정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를 위한 필독서다.

    ― 리웨이(언어학자,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육연구대학원장)

     

    세계 영어에 대한 저자의 인간적 분석은 흥미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한다. 이제 과거의 식민지적 수출에는 작별을 고하고 다언어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새롭고도 포용적이며 혼합적이고 국경 없는 언어를 맞이하자.

    — 에마 스미스(옥스퍼드대학교 셰익스피어학 교수)

출판사 서평



영국 식민주의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에 이르기까지

현대 영어의 역동성과 민주화를 둘러싼 이야기

그리고 전 세계 15억 영어 사용자가 만드는 새로운 질서와 다양성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인들은 영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발음과 문법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 자신의 영어 발음이 이른바 ‘원어민’처럼 유창하지 않다는 콤플렉스, 관계대명사와 시제 일치라는 엄격한 규칙 아래서 우리의 생각은 문장을 만들기도 전에 검열당했다. 하지만 옥스퍼드대학교 조지은 교수는 지금이 바로 그 감옥의 문이 열리는 시대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문법적 완벽함을 대신해 주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 화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더 이상 “기술적 무결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어는 누구의 언어인가』는 기술이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지금 이 시점에 영어의 본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오늘날 영어는 더 이상 교과서나 두꺼운 사전 속에 박제된 언어가 아니다. 틱톡의 짧은 영상, 유튜브의 실시간 댓글, 소셜미디어를 가득 채운 밈(meme) 속에서 영어는 어느 때보다 빠르고 거침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제 단어의 생명력을 결정하는 것은 상아탑의 학자들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매일 소통하는 전 세계 사용자들이다. 텍스트를 넘어 이모지와 영상, 소리가 한데 뒤섞인 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영어는 고정된 규칙을 따르기보다 사용자의 개성과 목적에 맞춰 시시각각 형태를 바꾼다. 이런 변화는 영어를 정교한 지식의 영역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놀이와 연결’의 영역으로 옮겨 놓았다.

특히 저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언어의 문법적 장벽을 무너뜨리는 미래를 전망한다. 챗GPT가 기술적 교정을 담당하게 되면서 인간 화자들은 문법의 공포에서 벗어나 자신의 고유한 배경을 드러내는 소통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언어적 위계를 해소하고 모두에게 평등한 발언권을 부여하는 “언어 민주주의”의 실현을 의미한다. 이로써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원어민의 억양을 복사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책은 ‘원어민처럼 말하기’라는 불가능한 목표에 지친 모든 학습자에게 ‘당신이 말하는 방식이 곧 영어의 미래’라는 가장 강력한 확신을 건넨다. 이제 영어는 서구 문명의 성벽을 넘어 당신의 개성을 빛내 줄 가장 유연하고 민주적인 언어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마쳤다.

 

왜 ‘엉터리한국어’는 없는데 ‘엉터리영어’는 존재할까?

윤여정의 연설에 전 세계가 환호한 이유

발음과 문법의 허울을 벗어나 소통과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는 법

저자는 영어 이외의 언어에 ‘엉터리’라는 표현이 붙는 경우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영어권 원어민들이 흔히 사용하는 ‘엉터리영어(broken English)’라는 개념을 비판한다. 저자는 배우 윤여정의 영미권 시상식 연설을 통해 문법적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화자의 진정성과 유머를 담아낸 영어가 얼마나 강력한 소통의 도구가 되는지 보여 준다. 그간 비원어민 화자들은 자신의 영어를 스스로 검열하며 원어민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분투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노력이 오히려 언어의 창의성을 말살한다고 지적한다. 언어는 지능의 척도가 아니라 연결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영미권 중심의 언어 권력은 그간 원어민이 아닌 이들의 입을 막고 그들의 지성을 평가절하해 왔다. 저자는 한국어의 뉘앙스와 억양이 섞인 ‘콩글리시’나 싱가포르의 ‘싱글리시’가 교정의 대상이 아니라 영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새로운 영어’의 변주곡임을 강조한다. 모든 사용자가 영어라는 거대한 공유 자산의 주인임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언어적 정의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인식의 변화는 교육 현장에서도 근본적 혁신을 요구한다. 정답이 정해진 영어 수업이 아니라 각자의 목소리를 찾는 영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원어민 억양을 흉내 내는 데 시간을 쏟기보다 자기 생각을 명확하고 자신감 있게 전달하는 태도가 진정한 영어 실력의 척도가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줌마, 대박, 반찬, 스킨십, 찌개, 막내, 찜질방, 떡볶이……

K-단어들이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대거 등재된 사연은?

디지털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변화 중인 동시대 영어

영어는 본래부터 ‘순혈 언어’가 아니었다. 저자는 영어가 과거 바이킹의 침공부터 대영제국의 식민 확장에 이르기까지 타 언어에서 단어를 빌려 어휘를 풍성하게 확장해 온 깊은 역사가 있음을 해설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변화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인 규모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공간을 매개로 한 초국가적 소통은 단어의 이동 속도와 범위를 무한대로 확장했다.

이제 영어를 변화시키는 주역은 사전 편집자가 아니라 전 세계의 팬덤과 이민자들이다. 예를 들어 “mukbang(먹방)”은 이제 단순한 외래어를 넘어 영미권 사용자들이 “Let’s mukbang(먹방하자)”과 같이 동사로 활용할 정도로 영어의 일부가 되었다. “unnie(언니)” 역시 친자매라는 혈연관계를 넘어 호감 있는 여성을 지칭하는 글로벌 용어로 소셜미디어상에서 정착했다.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실시간으로 한국어 단어를 영어 문장 속에 섞어 쓰고 이것이 틱톡과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는 과정은 언어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이런 현상은 과거 식민 지배에 의한 강제적 어휘 주입과 달리 소셜미디어를 통한 자발적·민주적 확산이라는 점에서 혁명적이다. 저자는 아시아적 감성으로 재포장된 단어들이 역으로 영미권으로 침투하는 현상을 조명하며 영어가 전 세계 모든 문화를 실시간으로 흡수하는 거대한 ‘단어저장소’가 되었음을 선포한다.

 

생성형AI가 문법을 대신할 때 우리에게 남는 것은?

내 문화적 배경이 강점이 되는 ‘AI 시대의 새로운 영어 패러다임’

제미나이, 챗GPT와 같은 생성형AI의 등장은 영어 학습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저자는 AI가 기술적인 문법 교정을 완벽히 담당하게 됨으로써 인간 화자들이 비로소 문법의 공포에서 해방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완벽한 문법을 구사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고유한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느냐다. AI는 언어적 위계를 해소하고 모두에게 평등한 발언권을 부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저자는 격식과 복잡한 규칙을 걷어 낸 말하기 방식인 “기본적인 말하기(bare speak)”에 집중하기를 제안한다. 미래의 영어는 더 이상 텍스트에만 머물지 않고 이모지, 밈(meme), 소리 등 다양한 비언어적 요소와 결합하는 양상을 띤다. 디지털 원주민들에게 영어는 단순히 글자로 읽는 언어가 아니라 시각, 청각, 기술이 결합한 ‘다중 감각적 소통의 수단’이다. 문법적 결함은 이제 더 이상 소통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AI가 정답을 알려주는 시대에 우리에게 남은 가장 소중한 가치는 화자 고유의 온도와 리듬이 담긴 ‘언어의 결’이다.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진정성과 문화적 배경이 담긴 목소리가 미래 영어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이 책은 디지털 기술이 언어적 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이가 영어로 당당하게 소통할 수 있는 미래를 제시하며 우리가 기술을 언어적 해방의 도구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 준다.

저자 소개
저자 : 조지은

조지은 Jieun Kiaer (지은이)

옥스퍼드대학교 아시아·중동학부 YBM KF 한국어학 정교수이자 옥스퍼드 영어 사전 한국어 자문위원으로 오늘날 영미 학계에서 한국어학, 이중언어 습득, 인공지능 언어학, 한류 연구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로도 손꼽힌다.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언어학 석사학위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팬덤 언어학습, AI 기반 디지털 언어학, 문화와 개인 관심사를 통합하는 스토리텔링 기법 등을 아우르는 언어학습법을 연구한다. 지은 책 가운데 『미래 언어가 온다』 『공부 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 『영어의 아이들』 『언어의 아이들』 등이 국내에 소개돼 있다. 그 밖에 19세기 후반 한국이 서구에 개방된 이래 새롭고 정착하고 만들어진 영단어의 역사를 살펴보는 The History of English Loanwords in Korean (Lincom, 2014), 동아시아 언어와 영어 사이의 초국적적·초언어적 단어 생성을 연구한 Translingual Words: An East Asian Lexical Encounter with English (Routledge, 2019), 일본, 몽골, 홍콩, 한국, 중국, 베트남 등의 사례를 연구해 음식과 관련된 단어가 점점 더 국경을 초월해 글로벌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Delicious Words: East Asian Food Words in English (Routledge, 2020),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이모지 사용의 다양한 양상을 심도 있게 논의한 Emoji Speak (Bloomsbury, 2023) 등을 썼다.

 

박동우 (옮긴이)

서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 및 언어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 석사학위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주로 영어 및 한국어의 다양한 통사 현상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 있다. 대표 논문으로 “Korean VP-Ellipsis and a Derivational Approach to Ellipsis”(《링귀스틱 인콰이어리(Linguistic Inquiry)》) “Korean Specificational Pseudoclefts as Caseless Focus Nominal Extraction”(《스투디아 링기스티카(Studia Linguistica)》)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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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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