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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의 가장자리-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
- 데이비드 수실로
- 이충호
- 북하우스
- 2026년 0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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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64053711 |
|---|---|
| 쪽수 | 48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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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난 인생에서 ‘나’로 창발하다
마약 중독 부모 아래서 태어난 보육원 출신 소년이
구글 x 메타에서 마음을 연구하는 신경과학계 거물이 되기까지
‘나’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무엇이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존재한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가? 한 사람은 어떤 요소들로 이뤄져 있을까? 부모인가, 유전자인가, 환경인가, 재능인가, 노력인가? 혹은 어느 한순간의 결정적인 선택인가? 아니면 그 모든 요소의 조합인가? 구글 브레인, 메타 리얼리티 랩 수석과학자 출신의 계산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수실로의 회고록 『카오스의 가장자리: 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도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그 답을 인간의 뇌와 저자 자신의 삶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수실로는 오랫동안 인공신경망과 인간의 뇌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고 행동을 만들어내는지를 연구해온 과학자다. 그의 연구는 인공신경망의 작동 방식을 분석해 실제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현대 신경과학의 중요한 흐름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수실로가 탐구하는 것은 뇌와 마음의 미스터리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라는 한 인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창발emergence’이라는 개념을 통해 들여다본다. 과학에서 창발이란 여러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개별 요소만으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특성이나 패턴이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수실로의 어린 시절은 평범하지 않았다. 부모는 헤로인 중독자였고, 가족은 가난했다. 제대로 된 돌봄을 받을 수 없었던 소년은 보육원과 기숙학교 등 소위 ‘시설’에서 성장했다. 또 그에게는 친척과 친구가 있었고, 비디오게임이 있었고, 컴퓨터가 있었고, 선생님과 멘토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인생사를 역경을 극복한 성공담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상처는 성공으로 아물어지지 않는다. 성취가 과거를 지워주지도 않는다. 살아남았다는 사실도 삶을 구원해주진 못한다. 저자는 삶의 궤적과 좌표를 깔끔한 인과관계로 설명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자신이 부서진 유년기를 딛고 세계적 신경과학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뛰어난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길 주저한다. 바로 이 주저함에서 이 책의 핵심 질문이 길어올려진다: 생각이 수많은 뉴런의 활동에서 비롯된다고 해서 우리 자신이 단순한 ‘뉴런의 집합’이 아니듯, 인간의 마음-나아가 생각하고 느끼고 꿈꾸는 존재로서 한 인간의 삶도 창발적 현상이 아닐까?
나는 누구일까, 무엇이 살아 있다는 것일까, 생각한다는 건 뭘까.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깊은 질문들을 던질 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그건 어쩌면 ‘나’라는 것이 처음부터 존재했던 완성된 무언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아닐까? 수많은 삶의 조각이 만나고 충돌하고 연결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모습을 드러낸 하나의 현상으로서 ‘나’는 인생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 바꿔 말해 우리 삶이 가능성에 얼마나 열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일하고도 고유한 증거다. 우리가 지나온 삶에는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남는다. 그럼에도 한 사람은 그 모든 것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금의 자신으로 출현한다. 이것이 수실로가 말하는 창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