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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3802359 |
|---|---|
| 쪽수 | 12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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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시인으로 불러준 문학바탕
“문학바탕” 창간 22주년을 축하하면서
살아오면서 사람에게는 몇 번의 새로운 시작이 찾아옵니다. 그 시작이 언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젊은 날에는 먹고사는 일에 바빴고 가족을 책임지며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글을 써야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내가 시인이 되어 내 이름으로 시를 발표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학바탕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사랑’ 외 4편의 시를 세상에 내놓으며 나는 처음으로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잡지 한 권이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작품이 실리는 몇 장의 지면일지 모르지만 나에게 문학바탕은 달랐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말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게 해준 큰 문이었고 인생의 후반부에 전혀 다른 길을 걸어보라고 등을 밀어준 고마운 손길이었습니다.
내 이름 앞에 ‘시인’이라는 두 글자가 붙은 뒤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그냥 지나쳤던 바람 한 줄기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떨어지는 낙엽 한 장에서도 지나온 세월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과 그리운 사람, 함께 살아온 가족과 고향 그리고 웃고 울며 건너온 내 삶의 순간들이 하나둘 시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한 편 두 편 쓰기 시작한 시가 모여 시집이 되었고나는 이제 또 다른 시를 쓰며 다음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시작에는 문학바탕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곽혜란 대표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을 알아보는 것도 문학이지만 아직 세상에 이름을 내놓지 못한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고 그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도록 기다려주는 것 또한 문학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곽혜란 대표님께서 지켜오신 문학바탕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문인이 첫발을 내디뎠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늦은 나이에 찾아온 문학의 길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소중합니다. 젊은 날의 꿈만 꿈이 아니라는 것,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이름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가슴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문학바탕을 통해 배웠습니다.
창간 2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스물두 해 동안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결같이 문학의 자리를 지켜오신 곽혜란 대표님과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문학바탕이 이름 없는 한 사람의 글을 발견하고 그 사람의 가슴에 숨어 있던 꿈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는 따뜻한 문학의 터전으로 오래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 역시 문학바탕이 제게 열어준 그 첫 문을 잊지 않고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며 제 마음에 남아 있는 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시로 써 내려가겠습니다.
문학바탕은 나의 시를 세상에 내놓아 주었고 곽혜란 대표님은 나를 시인이라 불러주었습니다. 그 고마운 첫 부름을 나는 오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