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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92638980 |
|---|---|
| 쪽수 | 352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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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곳곳의 구글 번역 코미디
시작은 다짜고짜 출국이다. 목적지는 뉴욕, 체류 기간은 90일. 스탠드업 코미디 유학길에 오른다고 말했지만 어쩌면 실패한 연애 때문일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작가는 스탠드업 코미디 스쿨에 등록한다. 구글 번역기를 동원해 코미디를 짜고 동료를 사귄다. 궁금한 사람을 계속 인터뷰한다. 그는 그렇게 세상의 중심이라 할 도시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지만, 모종의 수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수치심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내게 부족한 요소를 부각해 만든 코미디 대본에서? 자립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도는 신세에서? 날 차버렸음에도 갑자기 뉴욕에 나타나 딴청 부리는 남자에게서? 그것이 무엇이든 작가는 곰곰이 생각하고 쓰길 멈추지 않는다. 그 이야기는 구글 번역을 거쳐 제법 웃기는 코미디 대본이 되었다. 그동안 비자가 만료되고 작가는 새로운 장소를 탐색한다. 베니스와 베를린, 암스테르담과 시카고로 이어지는 작가의 장소들은 어떤 여행기에도 없는 정성은만의 방식으로 《치부 노트》에 실려 있다.
■ 대한민국의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언
작가는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만남으로 희망을 찾는 듯하다. 어떤 낯섦은 사랑이 되기도 하니까. 얼마간의 사랑은 가끔 희망이 되기도 하니까. 작가는 최선을 다해 사랑한다. 사랑의 모든 걸 궁금해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 사랑에 서로의 계산은 얼마나 깔렸는지, 시간이 지나도 이 사랑이 유효할 수 있는지, 무엇보다 계속해서 사랑받을 수 있는지……. 그러나 어떤 사랑에도 확답은 없었다. 작가는 그 답 없음과 답을 바라는 자신에게 모두 약간의 수치심을 느끼며 코미디를 써나간다. 오픈 마이크를 열고, 새로운 기획을 구상한다. 작가의 구상에 속한 많은 이는 여성혐오적 농담을 일삼는 남성 코미디언이다. 그중 몇몇 이는 그럼에도 마음 쓰이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정성은은 사람의 구석을 보는 걸 피하지 않는다. 대화로서 서로의 구석을 파악하려 애쓴다. 짜증도 나고 좌절도 맛보지만 이야기 나누기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정성은은 대화 전문가니까. 그 치열하고 다정한 대화들이 《치부 노트》에 기록되었다.
■ 세상 어느 곳에서나 정성은
책에서 정성은의 삶은 변화무쌍하다. 변화는 설렘과 불안을 불러오고 작가는 어느덧 둘 사이에서 지쳐버린 듯하다. 이에 그는 친구와 함께 무급 노동을 하며 머물 수 있는 스반홀름에서의 체류를 택한다. 세계 각지의 청년들이 여러 이유로 모이는 그곳에서 정성은은 여전히 인터뷰를 진행하고 코미디를 생각한다. 느슨하게 연결되어 서로를 돌보는 스반홀름 공동체에서 사뭇 희망을 느끼기도 한다. 분명 이곳에서도 따돌림이나 인종차별이나 성희롱 같은 나쁜 일이 있을 것이지만, 우선은 자신을 돌보기로 한다. 그것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글을 써 책을 내는 게 어떤 일이 될 것인가 하는 고민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정성은은 자신의 느낌을 믿기로 한다. 세상 어느 곳에 자신이 있든 타인을 사랑하고자 한다. 친절해지기도 한다. 웃기고자 한다. 작가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이렇듯 소설만큼 흥미롭고 다큐처럼 생생한 사랑과 삶의 성장 서사가 《치부 노트》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