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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38863926 |
|---|---|
| 쪽수 | 372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종교 > 종교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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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만큼 읽는 사람의 선입견이 먼저 작동하는 성경도 드물다. ‘666’, 짐승, 대환난, 최후의 심판 같은 강렬한 이미지가 워낙 앞서다 보니, 정작 이 책이 첫머리에서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고 밝힌다는 사실은 쉽게 뒤로 밀려난다. 『요한계시록, 다르게 읽다』는 바로 그 익숙한 시선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요한계시록에서 정말 먼저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답은 ‘어린 양’이다. 책은 요한계시록의 수많은 상징을 개별적으로 해독하는 데 몰두하기보다 각 장면이 전체 문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핀다. 그 결과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 주님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하늘 보좌와 어린 양, 환난 속의 교회와 바벨론의 몰락을 지나 마침내 어린 양의 혼인과 새 예루살렘으로 이어진다. 이때 요한계시록은 더 이상 서로 다른 환상이 뒤섞인 난해한 책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을 향해 움직이는 서사로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저자가 정답을 곧바로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독서의 길잡이로 삼는다는 점이다. 일곱 가지 질문을 따라 요한계시록 전체를 일곱 막으로 읽고, 다시 일곱 가지 해석의 렌즈와 열두 개의 열쇠를 통해 앞서 살핀 내용을 정리한다. 복잡한 본문일수록 하나의 상징에 매달리기 쉬운데, 이 책은 오히려 “이 장면은 전체 이야기 속 어디에 놓여 있는가”를 계속 묻게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요한계시록을 공포의 책에서 소망의 책으로 되돌려 놓으려 한다는 데 있다. 저자에게 마지막에 남는 장면은 재앙이나 파괴가 아니다. 새 하늘과 새 땅, 생명나무와 새 예루살렘, 그리고 어린 양과 그의 신부가 함께 거하는 ‘영원한 동거’다. 따라서 종말 역시 단순한 세계의 폐기가 아니라 창조와 언약이 마침내 완성되는 순간으로 읽힌다.
기존의 종말론적 도식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 책의 해석에 동의하는 지점과 그렇지 않은 지점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그러나 저자 역시 자신의 독법을 유일하고 완전한 해석으로 내세우기보다 독자가 본문의 구조와 문맥을 다시 살펴보도록 이끈다. 그런 점에서 『요한계시록, 다르게 읽다』의 의미는 하나의 새로운 ‘정답’을 선언하는 데 있기보다, 우리가 오랫동안 익숙하게 바라보던 요한계시록을 다른 자리에서 다시 읽게 한다는 데 있다.
짐승보다 어린 양을, 재앙보다 보좌를, 공포보다 위로를 먼저 바라볼 때 요한계시록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 책은 그 질문을 따라 마지막 장까지 독자를 데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