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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76612777 |
|---|---|
| 쪽수 | 288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교양사상
AI추천 이유

“가위바위보를 삶에 입히면, 모든 승부가 즐거워진다!”
가위바위보를 사랑해 협회까지 만든
희극인 장용의 삼세판 인생철학!
가위바위보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밥값 내기를 위해 왁자지껄 떠들며 패를 고민하던 며칠 전 저녁 자리일 수도, 어린 시절 친구들과 순번을 정하며 웃고 놀던 장면일 수도 있다. 대개 특정 목적을 위해 가위바위보를 수단으로 불러왔을 터, 가위바위보라는 놀이 자체에 골몰한 적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가위바위보라는 게임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한국가위바위보협회를 만들고 직접 이사장까지 맡은 사람이 있다. 1983년 데뷔해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코미디언이자 시인 장용이다.
그는 가위바위보를 그저 승패를 가르는 일회성 놀이로 보지 않는다. 가위는 왜 바위에 지고, 바위는 왜 보에 지며, 보는 왜 다시 가위에 질까? 그리고 왜 우리는 한판으로 끝내지 않고 “다시!”를 외치며 손을 내밀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너무나 익숙했던 이 손짓 안에는 사람과 관계, 선택과 버팀을 생각하게 하는 뜻밖의 인생철학이 숨어 있다.
짐작, 판단, 선택, 실천이 담긴 삶의 축소판
《손안에 삶이 있습니다》의 가장 재미있는 지점은 저자가 일상의 아주 사소한 장면을 가위바위보와 연결해 풀어내는 직관적인 시선이다. 평범하게 지나쳤던 일상의 순간들이 가위, 바위, 보의 속성과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어느 기사식당에서 넉넉하게 밥을 내어주는 주인을 만났을 때 저자가 떠올린 것은 ‘보’였다. 보는 바위를 감싸안지만 가위에는 패하는 속성을 지닌다. 나를 낮추고 상대를 품어주는 대신, 내가 지는 위험까지 받아들이는 패다. 각박한 세상에서 손님이 조금 더 먹는다고 눈치 주지 않고 온기를 내어주는 식당 주인의 모습에서, 저자는 ‘상대를 제압해 이기려 하기보다 스스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관계를 유지하는 지혜’를 포착한다. 당장의 이익이나 승패보다 한 걸음 물러서는 선택이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김’을 대하는 마음에서 삶의 태도를 배우다
저자가 도달한 가위바위보의 핵심은 바로 ‘비김’의 미학이다. 가위, 바위, 보 세 가지 패 가운데 완벽하게 강한 패는 없다. 우리는 삶에서 생각보다 자주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비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사람들과 가위바위보를 하다 연거푸 비김이 나왔을 때의 순간을 떠올린다. 이기려 던진 패가 계속 비기자 승부에 대한 긴장감이 허물어지고, 함께하던 이들 모두 폭소를 터뜨리고 만다. 이 장면에서 승패가 갈리지 않는 비김의 상태야말로 타인과 대등해지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순간임을 깨닫는다.
나아가 비김을 패배나 지체로 보지 않고, 팽팽한 경쟁을 잠시 멈추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균형의 상태로 정의한다. 매 순간 이기는 법만 강요받는 현대인에게 삶을 지탱하는 진짜 힘이 단판 승부의 화려한 승리가 아니라, 무승부와 패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일상을 이어 나가는 지속의 힘이라는 선명한 답을 제시한다.
판은 끝나도, 삶은 계속된다
가위바위보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희망이 뭘까? 삼세판이라는 규칙이다. 어지간한 가위바위보는 단 한 판으로 판가름 내지 않고 다음 승부를 이어간다.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비긴 사람도 다시 손을 내밀어 판을 완성한다. 저자는 이 구조를 통해 단 한 번의 실패나 성공이 인생 전체를 결정짓지 않는다는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어떠하든 판을 털고 일어나 언제든 ‘다음 판’을 향해 다시 손을 내밀 수 있는 버팀의 태도다.
《손안에 삶이 있습니다》는 누구나 경험해 본 익숙한 놀이, 가위바위보에서 일상과 사람, 선택과 버팀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인문 에세이다. 승패의 긴장 때문에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독자라면, 책을 덮고 난 뒤 매 순간 모든 판에 이기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삶의 여유와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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