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프롤로그
AI 시대, 예술 디자인을 업으로 삼아도 될까요?
Part 1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AI가 다 해 주는데 왜 배워야 하나요?
· 기술 앞에서 예술가는 사라질까
·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
· 기술을 배우는가, 판단을 배우는가
예술 디자인 현장에서 만난 AI
· 분야마다 다르게 파고든 AI
· 질문을 바꿔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 글로벌 브랜드 현장에서의 AI
AI 앞, 창작자의 자리
· AI에게 끌려가는 순간
· 당신은 자기 작업의 주인인가
[인터뷰] 채상민 “한 분야에만 매달리지 마세요”
Part 2 달라지는 역할, 열리는 기회
지도가 바뀌고 있다
· 장난감 만드는 것이 직업이 되나요?
·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옮겨 갔다
·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
· 가 보지 않은 길은 많다
[인터뷰] 조영조 “마침표를 찍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5년 전에는 없던 역할
· AI의 언어를 아는 사람: 프롬프트 엔지니어
· 결과물을 고르는 사람: AI 콘텐츠 큐레이터
· AI를 가르치는 사람: AI 트레이너
· 기술로 감동을 만드는 사람: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트
· 두 세계를 잇는 사람: 테크니컬 아티스트
· 세계관을 짓는 사람: 내러티브 디자이너
· AI의 얼굴을 만드는 사람: AI 페르소나 디자이너
· 패턴을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
[크리에이티브 진로 지도]
Part 3 어디서든 남는 것들
기술보다 오래 가는 것
· 의자 하나로 배우는 것
· 자신에게 질문 던지는 법
· 나 아닌 누군가가 되어 보는 일
· 함께 만드는 경험
· 예술적 사고의 힘
경계 밖으로 나가 보는 것
· 전공 밖에서 만든 길
· 경계를 없앤 학교들
· 스스로 만드는 융합
캠퍼스 안의 AI
· 금지할 것인가, 가르칠 것인가
· 각자의 가이드라인
· 도구가 아니라 매체로 바라보기
· 수업 안으로 들어온 AI
· 그래도 대학은 신중하다
[인터뷰] 매그디 리즈크 “정말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인간에게서 나와요”
Part 4 나만의 결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만의 결은 어디서 오는가
· 같은 도구, 다른 결과
· 오리지널리티의 공식
· 질문은 자기 삶에서 나온다
· 당신에게도 결이 있다
[인터뷰] 성소라 “AI는 생성합니다. 인간은 짓습니다”
결이 자라는 곳
· 질문은 태도다
· 세계관이 만드는 선택
· 취향 너머의 안목
· 맥락을 읽는 감각
· 화면 앞이 아니라 몸으로 익힌 것
· 직접 경험한 것은 다르다
· 실패하는 연습
[인터뷰] 존 마호니 “기술은 이제 버튼 하나면 됩니다. 그렇다면 남는 건 무엇일까요”
이 시간이 쌓여 작품이 된다
· 지금 무엇을 만지고 있는가
· 질문이 생기는 순간
· 내 작업을 꺼내 보일 용기
· 기회는 예고 없이 온다
· 지금 이 시간도 쌓인다
Part 5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포트폴리오는 ‘나’의 이야기다
· 완성도보다 생각을 본다
· 과정이 보이는가
· 하나의 주제를 여러 방식으로 보여 주기
· AI를 잘 쓸 줄 안다는 것은
· ‘내가 만든 것’의 증거
· 결국 ‘나’가 보여야 한다
· 자기소개서도 같은 원칙이다
[인터뷰] 저스틴 조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거요”
AI를 쓰는 방식이 나를 보여 준다
· 기본기라는 언어
· AI에게 맥락을 설명하라
· AI를 의심하는 습관
· 여러 도구를 써 봐야 하는 이유
· 창작에서의 경계
· 내 작업인가, 남의 작업인가
· 나만의 AI 프로젝트
나를 세상에 꺼내 놓는 일
· 예상 밖의 연결들
· 조직 안에서 쌓이는 경험
· 자기 이름으로 일한다는 것
· 여러 이름으로 사는 사람들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 모르는 채로 출발하기
· AI 시대는 모두에게 처음이다
· 먼저 시작하고 나서 수정해도 된다
· 나만의 항로 정하기
에필로그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 자기 길을 만듭니다
감사의 말
주
[본 문]
Part 1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주변에서 이런 말도 들려온다. “우리 회사 디자인팀 절반으로 줄었대.” “요즘 외주 안 주고 AI로 다 한다더라.” “이번에 신입 안 뽑는다는데.” 모두가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과장된 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분위기를 만든다. 뉴스마다 말이 다르고, 전문가마다 예측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다 대체된다”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버블이다”라고 한다. 그런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나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모르겠다. 그 ‘잘 모르겠음’이 불안의 핵심이다.
_ p.25
흥미로웠던 점은 디즈니의 내부 분위기였다. 디즈니 내부는 AI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고 했다. 디자이너들은 자기 영역을 지키고 싶어 하고, 자기 작업 영역에 AI가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실제 프로덕션 단계에 들어가면 아직은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프로덕션 애니메이터에게 들은 말과도 일치했다. 걱정이 안 되느냐고 물으니,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걱정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적어도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아직은요.”
_ p.44~45
Part 2 달라지는 역할, 열리는 기회
“장난감 만드는 거요? 그게 직업이 되나요?” 그러나 졸업생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한 한국인 졸업생은 마텔(Mattel)에서 바비 인형 세트를 디자인한다. 또 다른 졸업생은 디즈니에서 캐릭터 피규어의 패키지 디자인을 한다. 여기까지는 예상 범위 안이다. 그런데 요즘은 더 있다. 작년에 만난 디자이너는 자기 직함이 ‘플레이 경험 디자이너’라고 했다. 아이들이 이 장난감으로 무엇을 느끼고, 어떤 순서로 가지고 놀고, 무엇을 배우게 될지를 설계하는 일이다. 장난감 자체가 아니라 ‘가지고 노는 경험’을 만든다.
_ p.84
나는 가끔 미국 채용 사이트를 들여다본다. 요즘 어떤 사람을 뽑는지 검색해 보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있는데 직함에 ‘AI’가 붙은 자리다. AI 엔지니어, AI 컨설턴트, AI 트레이너, AI 콘텐츠 크리에이터, AI 애널리스트 등이다. AI 관련 채용 공고가 2023년에는 114퍼센트, 2024년에는 120퍼센트 넘게 늘었다.14 3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역할이 쏟아지고 있다. 이 채용 공고를 찬찬히 읽다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조건이 있다. 바로 ‘디렉팅’ 능력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요즘은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이라고 해서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AI와 대화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든다. 따라서 기술을 직접 만드는 사람보다, 그 기술로 무엇을 할지 설계하고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
_ p.102~103
Part 4 나만의 결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나는 이 문제를 오래 생각했다. 왜 어떤 작가의 작품은 10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고, 어떤 작품은 보고 나서 바로 사라질까? 왜 어떤 디자이너와는 다시 일하고 싶고, 어떤 디자이너와는 한 번으로 끝나게 될까? 작품에는 그 사람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결’이라고 부른다. 사전적으로는 ‘독창성’이라고 번역하지만, 나는 ‘나만의 결’이라는 표현이 더 와닿는다. ‘결’은 원래 나무나 돌, 천의 표면에 드러나는 무늬와 방향을 가리킨다. 나뭇결, 살결, 천의 결 등이다.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따라갈 수 있는 흐름이다. 겉에 드러나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안에 쌓인 시간이 만든 것이다. 같은 나무라도 자란 환경이 다르면 결이 다르다.
_ p.169
AI는 막히지 않는다. 결과가 안 나오면 다시 돌리면 되니까. 고민도 없고, 좌절도 없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작업이 풀리지 않으면 멈춘다. 왜 안 되는지 고민하고, 방향을 바꿔 보고, 때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 과정이 괴롭지만 그것을 통과한 사람만이 자기가 진정으로 뭘 만들고 싶은지를 알게 된다. 앞서 소개했던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트 채상민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의식적으로 기술이 아닌 과정을 보는 연습을 해요. 어떤 작품이 어떤 툴로 만들어졌는지 하는 것보다는 왜 이 형태를 선택했는지, 어떤 감각을 남기는지를 먼저 보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완성된 작업뿐 아니라 실패한 시도를 많이 보는 거예요. 시행착오가 드러나는 작업을 보면, 창작자의 사고 과정이 더 선명하게 보일 때가 많거든요.”
_ p.198~199
Part 5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한 프로젝트가 기억난다. 소아병동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었다. 포트폴리오에 완성된 책만 넣은 것이 아니었다. 러프 스케치부터 시작해서 이 질감을 선택한 이유, 손으로 그린 원화, 원화를 디지털로 옮기는 과정, 나중에 페이지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든 것까지 순서대로 담겨 있었다. 마지막에는 직접 병원에 가서 아이에게 책을 건네는 짧은 영상이 있었다. 책을 받은 아이가 페이지를 넘기는 장면도 포함되었다. 그 학생의 작업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에 닿았는지가 한눈에 보였다. 완성작만 봤으면 그냥 예쁜 그림책이었을 텐데 과정이 있으니 이야기가 되었다.
_ p.221~222
창작을 업으로 삼는 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지금 세상은 더 그렇다. AI가 창작의 속도를 바꾸면서 창작자가 설 수 있는 자리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 예전에는 뚜렷했던 길이 흐려지고, 없던 길이 생기고 있다. 직업으로 설명되던 정체성도 변하는 중이다. 사람들은 다양해진 플랫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낸다. 이 변화 안에서 중요한 것은 만드는 기술 못지않게 내가 어디에 어떻게 놓일지를 아는 감각이다.
_ p.256
“기술이 예술을 위협한다고 했던 적은
처음이 아니다!”
“이제 초상화는 끝이다.” 19세기 카메라가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화가들 사이에서는 자조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초상화 주문은 급감했고, 사람들은 화실 대신 사진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당대 시각에서 화가라는 직업은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화가라는 직업은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그들이 화폭에 담는 대상이 바뀌었다. 사진이 ‘눈에 보이는 기술적 재현’을 완벽히 대신하자, 화가들은 자연스럽게 인간의 내면, 감정, 추상 등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눈을 돌렸다. 카메라의 탄생이 역설적으로 인상주의와 현대 미술이라는 거대한 예술적 도약을 이끌어 낸 것이다.
기술 혁신에 따른 예술계의 혼란은 이후로도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포토샵이 처음 등장했을 때 “컴퓨터가 다 해 주는데 디자이너가 왜 필요하냐”는 회의론이 팽배했고, 태블릿이 나왔을 때도 “손으로 그리는 시대는 끝났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창작의 주도권은 언제나 인간에게 있었다. 디지털 드로잉 시대를 열고 이끈 것 역시 결국 유려한 손 감각과 시각적 내공을 지닌 ‘사람’이었다.
지금, 우리는 또 한 번 같은 장면 앞에 서 있다. 이번 변화의 주인공은 AI다. 이 역시 지나고 나면 ‘그때는 AI 없이 어떻게 작업했지?’라며 도구로 받아들이게 될까, 아니면 이번만큼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까. (26~28쪽)
직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일의 구조가 바뀔 뿐이다
저자 정유진은 오티스예술디자인대학에서 국제입학처 부처장으로 재직하며 매년 수백 건의 포트폴리오를 직접 리뷰하고 있다.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북미 등 6개국 이상을 넘나들며 입학 세미나를 진행해 온 그가 가는 곳마다 들었던 질문이 있다. “AI 시대에 예술·디자인을 업으로 삼아도 될까요?”
기술이 급변하는 시기일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 회사 디자인팀 절반으로 줄었대” “요즘 외주 안 주고 AI로 다 한다더라” “이번에 신입 안 뽑는다는데”처럼 주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도 심상치 않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한 목소리로 안심시킨다. 직업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단지 일의 구조가 바뀔 뿐이라고. 그러니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AI가 내 직업을 대체할까?”가 아니라, “내 일의 어떤 부분이 기술로 옮겨 가고 있는가?”여야 한다고 말이다.
막연한 불안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지만, 구체적인 질문은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명확한 길을 제시해 준다. 저자의 이러한 메시지는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과 그 옆에서 함께 걱정하는 부모, 재학 중이거나 졸업을 앞둔 대학생, 이미 현장에서 변화를 직면해 자기 자리를 고민하는 창작자 모두에게 반가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저자의 낙관적인 전망은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다. 국내외 대학과 글로벌 예술 현장을 넘나들며 축적한 인사이트에 기반한다. 또한 애플, 아디다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창작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AI 시대에도 굳건히 지켜질 창작자의 자리를 설득력 있게 증언한다.
AI가 결과물을 쏟아내는 시대에
더 중요해진 ‘디렉팅’ 능력
창작 분야에서 AI 관련 채용 공고가 2023년에는 114퍼센트, 2024년에는 120퍼센트 넘게 늘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트레이너, 내러티브 디자이너 등 3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역할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102쪽) 그런데 이 채용 공고들에서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조건이 있다. 바로 ‘디렉팅’ 능력이다. ‘딸깍’ 하면 결과물이 쏟아지는 시대에 “이건 쓰자, 이건 빼자, 방향은 이쪽이다”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103쪽)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 역시 디자이너의 개념이 바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디자인을 직접 하기보다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보며 환경에 맞게 적절한 것을 선별하는 역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창작자의 역할이 만드는 사람에서 고르는 사람으로, 그리고 이제는 ‘왜 이것을 만드는가’를 묻는 사람으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108쪽)
드림웍스에서 근무하며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제작에 참여했던 한 3D 모델러는 “처음 입사하고 1년 정도는 뿔만 만들었다”라며 과거의 창작 현장을 회상한다. 당시 업계 종사자들은 스스로를 ‘모니터 앞의 3D 직종’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단순 반복 작업은 더 이상 사람의 몫이 아니다. AI가 그런 일을 대신하기 시작한 지금, 사람에게 기대되는 것은 단순한 실행보다 판단하고 조율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 능력이야말로 AI 시대에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는 창작자의 핵심 무기다.
예술과 기술 사이에서
대체 불가능한 창작자가 되는 법
하지만 앞서 말한 판단하고 조율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결정하려면, 먼저 자기만의 방향성과 확신이 서야 하기 때문이다. AI가 아무리 많은 선택지를 눈앞에 펼쳐 놓아도, 그중 하나를 골라낼 기준이 없는 사람에게 그 풍요는 오히려 혼란일 뿐이다. 이는 창작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도 드러난다. 저자는 매년 수많은 포트폴리오를 리뷰하는데, 그중 기술적으로는 뛰어나도 “왜 이 주제를 선택했어요?”라고 물으면 대답을 주저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는 자기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리티란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세 가지 요소가 겹쳐지며 생겨나는 결과물로 설명한다. 첫 번째 요소는 ‘고유한 질문’이다. 내가 왜 이 주제에 계속 끌리는지, 왜 이 문제가 계속 신경 쓰이는지와 같은 물음을 뜻한다. 두 번째 요소는 ‘고유한 맥락’이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무엇을 보고 자랐는지, 어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왔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해 왔는지 등 개인이 거쳐 온 삶의 궤적이다. 세 번째 요소는 ‘고유한 시선’. 같은 장면을 봐도 무엇에 먼저 눈이 가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열 명이 같은 전시를 보고 나와도 저마다 기억하는 것이 다른 이유다. 이 세 가지가 만나는 접점에서 비로소 나만의 결인 오리지널리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기술로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저자는, 포트폴리오란 이러한 오리지널리티 공식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전 세계적인 인기 게임 〈디아블로〉의 콘셉트 아티스트 로이스 리 역시 이렇게 전한다. “최고의 포트폴리오는 자기가 진심으로 빠져 있는 것들로 만든 거예요. 뭐든 상관없어요. 중요한 것은 그게 진짜 나한테서 나왔느냐 하는 거죠. 뭘 볼 때 가슴이 뛰는지, 거기서 시작하세요.”
결국 AI 시대의 예술은 기술과의 경쟁이 아니라, 가장 나다운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책은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진정한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아 나설 모든 창작자들에게 든든한 지도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