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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규격 정보
| ISBN | ISBN-13 : 9791167528414 |
|---|---|
| 쪽수 | 439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이 책이 속한 분야
- 인문/역사 > 동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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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최치원, 숲에서 다시 읽다』는 고운 최치원의 삶과 문학을 ‘나무’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따라가는 생태 인문 기행서다. 당나라에서 이름을 떨친 문장가이자 신라의 개혁을 꿈꾸었던 지식인 최치원의 발자취를 따라, 독서당의 향나무, 상서장의 조각자나무, 상림의 천년 숲, 쌍계사의 삼나무와 향나무, 해인사의 전나무, 장안의 계수나무 등을 차례로 만난다. 저자는 문헌 기록과 구비전승, 현장 답사와 나무의 생태 문화적 상징을 함께 엮어 최치원의 고독과 사유, 애민 정신과 풍류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되살린다. 이 책에서 나무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역사를 기억하는 생명체이며, 문학과 삶을 이어 주는 오래된 언어다. 천년의 문장가가 걸었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숲이 건네는 쉼과 성찰의 그늘 아래에 서게 된다.
목차
출판사 서평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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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그늘에서 다시 만나는 최치원
천년의 문장가를 따라 걷는 생태 인문 기행
『최치원, 숲에서 다시 읽다』는 고운 최치원의 삶과 문학을 ‘나무’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읽어 내는 생태 인문 기행서다. 저자는 최치원을 당나라에서 이름을 떨친 문장가, 신라의 현실을 바꾸고자 했던 개혁가, 끝내 자연 속에서 삶의 길을 물었던 지식인으로 조명한다. 그러나 이 책이 특별한 까닭은 그의 생애를 단순한 연대기나 유적 답사로만 따라가지 않는 데 있다. 독서당의 향나무, 상서장의 조각자나무, 상림의 천년 숲, 해인사의 전나무, 장안의 계수나무처럼 그의 발자취마다 뿌리내린 나무들을 통해 문학과 역사, 생태와 전설을 한데 엮는다. 그렇게 최치원의 고독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독자에게 건네는 쉼과 성찰의 언어로 되살아난다.
고운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나무 인문학
이 책은 최치원의 생애를 다섯 갈래의 길로 나누어 따라간다. 개혁과 출처를 고민한 길, 백성들의 삶을 보살핀 길, 명승지를 찾아 유람한 길, 가야산에서 신선으로 환생한 길, 당나라 유학과 성공한 길. 이러한 구성은 독자가 최치원을 한 가지 모습으로만 이해하지 않도록 이끈다. 그는 신라의 신분 질서 속에서 한계를 느꼈던 6두품 지식인이었고, 어린 나이에 당나라로 건너가 과거에 급제한 국제적 인재였으며, 「격황소서」로 문명을 떨친 문장가였다. 동시에 귀국 후에는 시무 십조를 올리며 개혁을 꿈꾸었고, 지방관으로서 백성들의 삶을 보살폈으며, 끝내 자연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간 사람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삶의 굴곡을 나무의 상징과 연결한다. 독서당의 향나무는 학문의 향기를, 상서장의 조각자나무는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시각을, 운봉사의 칡넝쿨은 험난한 삶의 고난을, 쌍계사의 삼나무와 향나무는 진감 선사의 입적과 불교적 상상력을 드러낸다. 『계원필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나무 역시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계수나무는 과거급제와 문사의 세계를, 소나무와 대나무는 절개와 충절을, 뽕나무는 비단과 선물의 문화를, 차나무는 수행과 교류의 의미를 품고 있다. 이처럼 책은 한 그루 나무를 통해 한 인물의 정신을 읽고, 한 장소의 역사를 복원하며, 한 시대의 문화를 해석한다. 최치원을 읽는 일이 곧 숲을 걷는 일이 되고, 숲을 걷는 일이 다시 고전을 읽는 일이 되는 독특한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역사와 생태가 만나는 치유의 길
『최치원, 숲에서 다시 읽다』의 또 다른 미덕은 답사의 생생함에 있다. 저자는 문헌 속 최치원을 책상 위에서만 해석하지 않는다. 경주의 독서당과 상서장, 함양의 상림, 하동 쌍계사와 범왕리, 보령 성주사지, 가야산 해인사, 나아가 중국 장안과 양주까지 직접 걸으며 나무와 유적, 전설과 풍경을 함께 바라본다. 그래서 이 책의 문장은 지식의 설명에 머물지 않고 현장의 감각을 품는다. 나뭇잎의 색, 줄기의 상처, 꽃의 향기, 계곡물 소리, 절집의 배치, 폐사지의 고요함이 최치원의 생애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특히 상림을 다룬 대목은 이 책이 지닌 문제의식을 잘 보여 준다. 상림은 최치원이 천령군 태수로 부임해 홍수로 고통받던 백성들을 위해 물길을 돌리고 제방에 나무를 심은 데서 비롯된 숲이다. 지방관의 애민 정신이 천년 생태 숲으로 남았다는 점에서 상림은 최치원의 가장 빛나는 생태적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숲을 단순한 관광지로 소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숲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묻는다. 나무 이름표에 식물학적 정보만이 아니라 역사와 문학의 이야기가 더해진다면, 숲은 더 깊은 인문학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제안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 나무는 풍경의 일부가 아니라 기억의 저장소이며, 상처를 견디는 생명체이고, 인간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잘린 우듬지, 상처 난 줄기, 돌을 감싸 안은 뿌리,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을 바라보며 저자는 인간의 무지와 욕망, 공생과 돌봄의 가치를 함께 생각하게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최치원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오늘의 생태 위기 시대에 우리가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기도 하다.
『최치원, 숲에서 다시 읽다』는 한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역사 기행서이자, 고전 문학을 나무의 언어로 다시 해석한 생태 인문서다. 최치원은 이 책에서 더 이상 교과서 속 ‘신라 말의 문장가’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계수나무의 향기와 소나무의 절개, 전나무의 기상과 푸조나무의 생명력 속에서 오늘의 독자와 다시 만난다. 저자의 시선은 꼼꼼한 문헌 탐구와 현장 답사, 나무에 대한 애정과 생태적 문제의식을 함께 품고 있어 책장을 넘길수록 독자는 한 편의 깊은 숲길을 걷는 듯한 감각을 얻는다. 속도와 효율에 내몰린 시대에 이 책은 잠시 멈추어 나무를 바라보고, 오래된 문장을 다시 읽고, 삶의 균형을 되찾는 시간을 권한다. 최치원의 고독은 그렇게 천년을 건너 우리에게 쉼과 지혜의 그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