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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3300800 |
|---|---|
| 쪽수 | 224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미국 최대 커뮤니티를 발칵 뒤집은 사진 한 장,
그 뒤에는 진짜 사랑이 있었다
2025년 8월, 한 장의 사진이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뒤흔들었다. 70여 년 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찍힌 흑백사진으로, 면도를 하고 있는 미군 병사와 그 곁에서 환하게 웃는 한국 여인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누군가는 가짜 이미지라고 했고, 누군가는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이라 했다. 사진을 올린 건 사진 속 주인공의 손녀였다. 아버지의 생일을 준비하며 무심코 꺼내든 옛날 앨범 속 사진 한 장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수백만 명의 마음을 뒤흔든 것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서로를 살게 한 두 사람,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어느덧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일흔셋의 찰리 스미스는 곧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 유튜브 바이럴 영상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 화제를 계기로 부모님이 남긴 편지와 사진, 구술사를 엮어내 한 권의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완성된 회고록이 바로 이 책 『유선과 랄프』다.
“나를 전혀 모르는 타인들이 부모님의 사진에 열광하는 모습과 일흔셋이 된 내가 부모님의 빛바랜 얼굴을 들여다보며 느끼는 감정 사이에는 설명하기 힘든 묘한 어긋남이 있었다.”(18쪽)
지은이는 그렇게 자신의 인생 전체를 다시 열어보게 됐다. 아버지가 고향에 부친 수백 통의 편지, 어머니가 평생 간직한 빛바랜 사진들, 그리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어머니의 북한 가족 이야기까지. 세상이 사랑에 열광하는 동안, 아들은 그 사랑 뒤에 가려진 진실과 마주하기 시작했다.
빛바랜 사진과 수백 통의 편지,
퍼즐처럼 맞춰간 가족의 서사
한국전쟁의 포화가 채 가시지 않은 시기, 미군 차량 정비공 랄프와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한국 여인 유선이 만났다. 말은 통하지 않았고 국적도, 살아온 삶의 궤적도 달랐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 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나자 아버지는 고향에 편지를 보냈다. “아기 엄마는 제게 정말이지 보석 같은 사람입니다.”(14쪽)
그러나 사랑에는 늘 대가가 따랐다. 통금을 어겨가며 몰래 지은 오두막은 헌병에게 발각돼 뼈대만 남았고, 국제 커플이라는 이유로 방 한 칸 구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그 우여곡절의 세월은 한 문장으로, 아니 그 어떤 주석을 붙인들 전부 담아내기 부족했다. 1954년 부산항을 떠나며 시작된 미국 생활, 1960년대 초 다시 이어진 한국 발령, 그리고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과 미국, 독일의 여러 도시를 유랑하듯 옮겨 다닌 삶이었다.
아들은 부모님이 남긴 편지와 사진을 퍼즐처럼 맞춰가며 가족의 역사로 써 내려갔다. 그 속에는 1990년, 북에서 날아온 낯선 편지도 있었다.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어머니의 형제로부터 편지가 도착한 것이다. “오매에도 그리던 여동생 유선이를 찾아서”(162쪽) 마침내 어머니는 가족들을 다시 만났다. 영원히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거대한 조각이 삶으로 불쑥 들어왔다.
“오래도록 마음을 맴도는 이야기”
사랑과 가족, 이민자와 정체성에 대한 아름다운 회고록
『유선과 랄프』는 단순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다. 전쟁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지, 그 비극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사랑과 존엄을 지켜내는지 보여주는 기록이다. 이산가족의 아픔, 국제결혼과 이민자 2세로서의 정체성 혼란, 그리고 부모 세대의 삶을 뒤늦게 마주하며 이해하게 되는 자녀의 마음까지. 70여 년 전 한 부부가 걸어온 이야기는 ‘가족’이라는 이름 앞에 뭉클해지는 모두에게 그 가치를 되짚게 한다. 아울러 우리 각자가 부모의 삶을 얼마나 들여다보았는지 조용히 묻는다.
저자 찰리 스미스는 부모님이 남긴 소중한 편지와 사진들을 전쟁기념관에 기증했다. 이 기록들은 2026년 9월, 전시 〈그날, 나의 일상은 전쟁이 되었다〉를 통해 대중과 만난다. 빛바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사적인 이야기가, 이제 한 시대의 역사적 기록으로 남게 된 것이다.
“부모님의 여정은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가장 시린 계절을 지나고 있을 때, 그 끝에서 어떤 아름다움과 삶의 이유가 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입니다. 만약 이 책이 여러분의 마음에 작은 온기를 남겼다면, 그것은 미래를 향한 따스한 낙관주의였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과 용기, 그리고 깊은 의미로 가득 찰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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