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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513995 |
|---|---|
| 쪽수 | 352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양장 |
- 인문/역사 > 교양사상
AI추천 이유
‘하늘’은 언제 만들어졌고,
인간에게 하늘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물리적 실재론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론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 대한 ‘도전’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 논고 『하늘에 대하여』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라는 시에는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라는 구절이 나온다. 누구라도 ‘먼 데 하늘이 꿈꾸는’ 우주 세계를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모호성과 신비성을 지닌 ‘하늘’, ‘세계’, ‘전체’(Pan), ‘우주’와 같은 말들은 인류에게 늘 신화의 세계와 더불어 끝없는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성서』의 처음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로 시작된다. 그렇다면 하늘, 곧 우주는 언제 만들어졌고, 언제부터 인간의 사고 지평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을까?
거슬러 올라가 보자. 『성서』와, ‘진실로 맨 처음 카오스가 생겼네, 그다음으로’로 시작해서 삼라만상의 우주발생론을 노래하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로부터 고대 후기 루크레티우스와 플로티노스에 이르기까지 서양 문명의 고대 우주론 신화와 그 이론은, 인류로 하여금 많은 부분에서 자기 자신과 과거, 미래, 그리고 우주에 있어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생각하도록 이끌어 왔고, 지금도 ‘사유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한 서양의 지적 전통 속에서 우주론(cosmology)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저술로 평가받는 플라톤의 대화록 『티마이오스』와 이에 대한 ‘도전’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 논고 『하늘에 대하여』(Peri Ouranou)는 늘 주목받는 작품이었다.
플라톤의 자연철학이 지닌 ‘비과학적’ 성격에 대한
비판적인 음미와 반박을 공식화한 텍스트!
아리스토텔레스의 『하늘에 대하여』는 『티마이오스』 이후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쓰였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아리스토텔레스 초기 저작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한 목표 중 하나는 스승인 플라톤의 자연철학이 지닌 ‘비과학적’ 성격에 대한 비판적인 음미와 반박을 공식화하는 것이었다. 고대 아테나이에서 저술된 이후 수 세기 동안, 이 두 작품은 고대 후기와 중세의 우주론에 대한 활발하고도 점점 더 정교해지는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들의 심오한 지적 영향력은 17세기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다.
『하늘에 대하여』라는 제목이 붙은 이 저작은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집에서 『자연학』 뒤에 배치되고, 이 저작 뒤에 『생성과 소멸에 대하여』와 『기상학』이 이어져 자연학 저작의 한 그룹을 형성한다. 『자연학』이 질료와 형상, 인과관계, 운동, 시간과 공간과 같은 모든 자연학적 탐구의 중심 개념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하늘에 대하여』는 우주 전체를 이해하려는 일련의 후속 작업 과정에서 쓰였다고 볼 수 있다.
『기상학』으로 이어지는 전반부와 『생성과 소멸에 대하여』로 이어지는 후반부
아리스토텔레스 자연학에서 차지하는 이 책의 위상을 말하다!
『자연학』, 『하늘에 대하여』, 『생성과 소멸에 대하여』, 『기상학』이라는 일련의 네 논고는 『자연학』에서 고찰된 자연 연구의 기초 개념과 이론을 각각의 영역에서 ‘자연현상에 대한 해명’에 실제적으로 적용한 것을 한 줄로 죽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우선 『자연학』은 자연학 일반의 제1원인과 운동의 본질을 다룬다. 즉 물질세계 전반을 지배하는 운동, 시간, 공간, 무한, 그리고 ‘부동의 원동자’라는 형이상학적 토대를 정립한다. 다음 단계인 『하늘에 대하여』(제1~2권)는 최상층 우주(아이테르)로서 하늘의 운동과 천체들을 다룬다. 생성 소멸하지 않고 완벽한 원환운동을 하는 신적인 ‘제1물체’(아이테르)의 세계를 고찰한다. 3단계인 『하늘에 대하여』(제3~4권) 및 『생성과 소멸에 대하여』에서는 지상계 요소들의 변화, 그 성질과 생성 소멸 일반을 다룬다. 즉, 아이테르 아래의 세계, 즉 불, 공기, 물, 흙이라는 네 가지 기본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 변환하고 생성 소멸하는지 그 원리를 규명한다. 『하늘에 대하여』 다음 단계인 『기상학』은 달 아래의 세계 상층부로, 달 아래부터 지상 사이에 존재하는 불완전하고 불규칙한 자연현상을 다룬다. 여기서는 혜성, 유성, 은하수, 비, 눈, 바람 등 아이테르보다는 하위이지만 지상 동물보다는 상층에 있는 현상들을 고찰한다.
『하늘에 대하여』의 전반 두 권은 분량 면에서 작품 전체의 3분의 2를 점유하는데, ‘항성천’(지구를 중심으로 하여 천체가 움직인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계에서 항성이 고착되어 있다는 가장 바깥쪽의 천구)에서 달까지의 하늘 세계와 거기 위치한 별들 및 그 원운동의 중심인 ‘지구’(대지)를 논한다. 이어서 제3~4권은 달 아래 세계의 요소 물체인 불·흙·공기와 물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래서 『하늘에 대하여』의 전반부는 『기상학』으로 이어지고, 후반부는 『생성과 소멸에 대하여』로 연결된다. 이 점에서 이 작품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1권과 제2권은 일부 대지(지구)에 대한 논구를 포함하지만, 『하늘에 대하여』라는 제목에 걸맞은 ‘하늘의 세계’(天界)의 모습, 혹은 그 의미에서의 아리스토텔레스가 바라보는 ‘우주상’을 그려내고 있다. 제3권은 다른 지상계의 요소 물체들인 불·공기·물·흙 가운데 두 가지 요소 물체에 대해 논한다. 여기서는 플라톤의 생성 소멸론을 비판하고 있으며, 제4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움과 가벼움 및 그 관점에서의 요소 물체의 운동에 대해 논의하는 독립적인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는 논고이다. 제3권과 제4권은 제1권과 제2권이 비교적 잘 연결되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부드럽게 연결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제3권에 연결되는 논리적 지점은 논의된 내용으로 보자면 『생성과 소멸에 대하여』의 제2권이 해당한다.
제1권 9장에서 설명하는 ‘우라노스’는
천체뿐 아니라 세계와 우주라는 의미까지 포괄한 ‘하늘’이다!
『하늘에 대하여』라는 저작에는 하나의 통일적인 주제가 있는가, 만일 있다면 그 제목은 주제에 맞는 적절한 제목인가 하는 물음이 오래도록 있었다. 이 저작의 원제목은 ‘Peri Ouranou’, 즉 ‘우라노스(하늘, 우주)에 대하여’이다. 라틴어로는 ‘De Caelo’인데, 문자적으로 ‘하늘에 대하여’로 옮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어떤 이유에서인지 관용적으로 이 책을 『천체론』(天體論)으로 불러왔다. ‘천체’는 사전적으로는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 항성, 행성, 혜성, 성단(星團), 성운(星雲), 성간(星間) 물질, 인공위성 따위’를 말한다. 과연 이 책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 즉 ‘천체’를 논의 대상으로 하는 저작일까? 이것은 이 책에서 논의하는 ‘우라노스’에 대한 좁은 의미의 이해에 불과하다. 이 말은 ‘세계’, ‘하늘’, ‘우주’ 등으로 옮길 수 있다. 이 세 의미를 포괄하는 우리말은 무엇일까?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제1권 제9장에서 ‘우라노스’라는 말을 세 가지 의미로 나누어 규정한다.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는 의미를 포괄하는 우리말로 가장 적합한 것은 ‘하늘’일 수밖에 없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밝히는 것이 이 논고의 주제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탐구 목적이 되고 있다.
논구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하늘에 대하여』는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와 매우 친근한 텍스트로 그 짝을 이룬다. 플라톤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공격 부분뿐 아니라, 전체를 비교하고 대조해서 읽으면, 『하늘에 대하여』는 더욱 흥미롭다. 현대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실험 현장에 들어가 그의 철학적 참모습을 밝히려는 연구자들에게는 이 책도 『자연학』, 『형이상학』, 『니코마코스 윤리학』, 『혼에 대하여』 등에 못지않은 중요 문헌으로 평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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