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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38864381 |
|---|---|
| 쪽수 | 352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한국역사/지리
AI추천 이유
역사를 전공한 학자가 아닌 기초 의학자가 한국사의 흥망을 인체의 면역과 질병에 빗대어 새롭게 해석한 역사 비평서다. 저자는 외세의 침략과 국권 상실을 조선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보면서도, 그보다 오래전부터 국가를 쇠약하게 만든 근본 질환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다. 무(武)를 멸시한 사회 분위기, 양반 중심의 신분 질서, 부패한 관료제도, 국제 정세에 대한 무지와 현실을 외면한 역사 인식 등을 조선의 만성적인 병적 요인으로 짚어 나간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소현세자와 윤휴, 조선통신사, 을미사변과 대한제국, 일제강점기와 오늘날의 한일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건과 인물을 살피며 과거의 실패가 남긴 후유증을 추적한다.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원인을 직시함으로써 미래의 실수를 예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은 책이다.
면역병리학자의 눈으로 우리 역사의 근본적인 병적 요소를 진단하다
왜 우리는 같은 역사적 실수를 반복해 왔는가
한 사람의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체계가 작동한다. 외부의 위협을 제대로 식별하고 대응하면 몸은 살아남지만, 면역력이 무너지면 작은 감염도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진다. 『한국 역사의 면역과 병리』는 이러한 의학적 원리를 한 나라의 역사에 적용한다.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으로 정의한 신채호의 관점과 면역학의 개념을 연결하고, 국가 역시 내부의 건강성과 외부 위협에 대한 대응력에 따라 생존과 쇠망이 갈린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조선의 멸망을 일본의 침략과 일부 매국 인사의 행위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것은 눈앞에 나타난 직접적인 사망 원인일 뿐이며, 진짜 살펴야 할 것은 오랜 시간 조선을 쇠약하게 만든 선행 질환이라고 본다. 과거제도의 타락과 매관매직, 군역의 불평등, 무(武)를 천시한 사회 분위기, 변화하는 국제 질서를 읽지 못한 지배층의 무능과 자기보존이 겹치면서 국가는 외부의 침입에 대응할 힘을 잃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책은 조선 전반을 폭넓게 오가며 질문을 던진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무엇을 배웠는지, 대마도 정벌은 왜 점령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가 보여 준 국제적 감각은 왜 계승되지 못했는지, 북벌과 사회 개혁을 주장한 윤휴는 왜 제거되었는지. 조선통신사의 기록을 통해 당시 일본의 사회와 군사 체계를 바라본 선비들의 태도를 검토하고, 을미사변과 대한제국의 현실을 통해 국가의 명칭과 권위만으로는 주권을 지킬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책의 문제의식은 조선 후기와 개화기에 머물지 않고 고려와 남북국시대, 북간도와 동해 표기, 화폐 속 인물, 국민성과 역사 교육, 오늘날의 한일 관계까지 확장된다.
저자는 우리가 왜 반복해서 외세에 무력한 피해자가 되었는지를 내부의 문제까지 포함해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상대가 어떠한 역사관과 전략을 가지고 움직이는지 알고 그에 대응할 힘과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한 연도와 사건의 암기를 넘어 국제사회에서 역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 역사의 면역과 병리』는 저자 특유의 문제의식과 해석이 강하게 드러난다. 기존의 설명에 동의하는 독자도, 다른 관점을 가진 독자도 책이 던지는 질문만큼은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과거의 상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이 책은 한국사의 병명을 다시 묻고, 오늘의 우리가 갖추어야 할 역사적 면역력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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