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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24088111 |
|---|---|
| 쪽수 | 400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세계역사/지리
AI추천 이유
한국의 ‘빛의 혁명’은 프랑스 혁명과 얼마나 같고 다른가?
서울과 파리 두 도시를 관통하는 지성과 문화의 매혹적인 ‘빛’ 속으로!
프랑스 혁명사 전문가인 주명철 교수가 인류 역사상 획기적으로 기득권을 타파하고 헌법에 기초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세운 프랑스 혁명과 202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친위 쿠데타’에 온몸으로 맞선 시민들의 더없이 아름다운 ‘빛의 혁명’을 현재 시점으로 생생하게 비교·분석한 민주주의 교과서!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을 관통하는 핵심 맥락을 씨줄로, 현재진행형인 ‘빛의 혁명’을 날줄로 삼아 치밀하게 직조해낸 단 하나뿐인 혁명 이야기가 펼쳐진다.
* * *
억압을 벗어나려는 열망은 언제나 집단적인 몸짓과 노래로 터져 나왔다. 이러한 저항의 문화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변모했다. 엄숙한 촛불 집회는 사람들에게 국민적 단결을 경험하게 하는 장이었다. 이제 ‘검찰독재’에 맞선 저항은 경쾌하고 즐거운 축제인 ‘응원봉 혁명’으로 진화했다. 흥겨운 몸짓과 노래는 참가자들의 연대감을 북돋우며 저항의 현장을 해방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18세기 프랑스 구체제(앙시앵레짐Ancien Régime)의 오락과 여가를 살펴보는 연구는 오늘날 우리의 ‘응원봉 혁명’이 지닌 역사적 정당성과 보편성을 고스란히 재확인해준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의 ‘빛의 혁명’과 프랑스의 ‘빛의 세기’가 낳은 혁명은 놀랍게 닮았다. 프랑스 구체제와 혁명기 역사는 삶의 고통을 잊게 하고, 사회 구성원이 공동 목표를 달성하고자 벌인 집단행동에 강력한 결속력을 더해준 핵심 요소를 오락과 사교성에서 명확히 증명한다.
―「시작하는 말」 중에서
⯁ 프랑스 혁명 최고 권위자가 들려주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여정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 시대는 ‘빛의 세기’로도 불린다. 그 빛의 세기에 일어난 역사상 가장 큰 변곡점이 바로 프랑스 혁명이다. 2015년 말부터 2019년까지 매년 두 권씩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이라는 필생의 역작을 펴냄으로써 명실상부하게 국내 프랑스 혁명의 최고 권위자로 자리매김한 주명철 교수가 2024년 12월 3일에 일어난 한국의 ‘친위 쿠데타’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나선 모든 민주시민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젊은이들의 정치 성향에 관한 통계를 보면서 그들을 불신했다. 그런데 이번에 시위 현장에 참여한 젊은 세대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어리석게 늙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중략) 아낌없이 나누는 시민들의 헌신을 뒤늦게 확인한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감동이 밀려왔다”라고 말하는 주 교수는 민주시민들에게 마음의 빚을 갚고자 18세기 프랑스 혁명과 우리의 ‘빛의 혁명’을 비교·분석해서 생생한 자료를 남기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해에 태어나 현대사의 모든 중요한 변곡점을 온몸으로 살아낸 역사학자의 통찰, 다짐, 당부가 240여 년이라는 시간과 프랑스-한국이라는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생생한 울림으로 전해져 온다.
⯁ 응원봉과 자유의 나무, 혁명을 움직인 문화의 힘
주명철 교수는 오늘날 우리의 ‘응원봉 혁명’이 지닌 역사적 정당성과 보편성을 찾기 위해 18세기 프랑스 구체제의 오락과 여가를 먼저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빛의 혁명’과 프랑스의 ‘빛의 세기’가 낳은 혁명이 놀랍도록 닮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앙시앵레짐 시기에 두드러지게 발전하기 시작한 오락, 사교성, 공론장의 활성화가 자연스럽게 ‘정치적 훈련의 장’이라는 기능으로 이어졌고, 이후 더욱 강력한 혁명의 공론장으로 거듭난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폭발적으로 늘어난 독서 인구와 각종 살롱, 카페 등이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수직적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수평적 연대’의 힘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전해준다. 여기서 저자는 특히 민중의 적극적인 문화 전유와 새로운 유형의 즐거운 정치 참여 현상에 주목한다.
프랑스 혁명의 다양한 상징 중 수평적 연대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자유의 나무’다. 1790년 1월 페리고르 지방의 농민 반란이 기원인 ‘자유의 나무’ 심기는 혁명의 열기와 함께 순식간에 퍼져나가 1792년 봄에는 프랑스 전역의 광장을 ‘숲’처럼 뒤덮기 시작했고, 점점 혁명의 신성한 토템이 되었다. 이는 탐욕스러운 도시 한복판에 ‘순수한 자연의 법’을 세우려는 행위였다. 저자는 설탕, 식료품, 빵 가게 앞에서 벌어진 아수라장이 ‘파괴적인 무질서’였다면, 자유의 나무 주위를 도는 춤은 ‘질서 있는 연대’였다고 평가한다.
“민중은 약탈 대신 춤을 선택함으로써 자신들이 폭도가 아니라 주권자임을 증명하려 했다. 그들은 참나무 주위를 돌며 춤을 추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끈질긴 생명력의 시위였다.”(156쪽)
⯁ 혁명과 민주주의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240여 년 전 프랑스 민중의 시위를 훌쩍 뛰어넘은 ‘응원봉 혁명’이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엄혹한 독재 정권에 맞서 목숨 걸고 저항한 선배 시민들의 큰 희생이 있다. 이를 튼튼한 뿌리 삼아 면면히 지켜온 ‘민주주의’라는 숭고한 가치는 오늘날 ‘촛불 집회’의 엄숙함을 넘어 온갖 재기발랄한 문구와 화려한 응원봉이 어우러진 가장 아름다운 ‘빛의 혁명’으로 진화했다. 이로써 한국의 민주시민들은 더없이 평화롭고 문화적인 방식으로 전 세계에 민주주의의 위대함과 뜨거운 연대의 힘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혁명이 결코 멀리 있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평범한 시민들의 작은 용기들이 모여 거대한 흐름을 만드는 과정임을 현실 속에서 체험하는 중이다. 프랑스 혁명이 신분제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유럽 전역에 자유의 서사를 전파했듯, 한국 시민들이 보여준 성숙한 저항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는 여타 국가들에 깊은 영감과 희망의 이중주를 선사했다. 민주주의는 한 번 주어지면 영원한 것이 아니라, 권력의 오만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바로잡으려는 주권자들의 깨어 있는 의식 속에서 비로소 살아 숨 쉰다는 것을 프랑스와 한국의 두 시대가 동시에 증언한다.
우리가 이뤄낸 ‘빛의 혁명’은 프랑스 혁명이 그러했던 것처럼,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민주주의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시민 스스로가 역사의 저항 주체이자 진정한 주권자임을 선언한 위대한 승리의 기록이다.
⯁ 어지러운 정치 현실을 깨우는 역사학자의 준엄한 경종
프랑스 혁명기에 이름을 남긴 숱한 역사적 인물 가운데 특히 로베스피에르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우리가 여러 번 곱씹어야 할 묵직한 통찰이다.
“그는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였다. 그의 이러한 인품은 고결하다. 하지만 현실은 냉엄했다. 그가 단어의 정의와 절차적 정당성을 고뇌하는 그 순간에도, 밖에서는 그를 믿고 칼을 든 앙리오와 상퀼로트들이 비를 맞으며 덜덜 떨었다. 지도자가 철학적 고뇌에 빠져 머뭇거리는 사이, 그를 위해 기꺼이 손에 피를 묻힌 사람들은 갈 길을 잃었다. 원칙주의자의 고결함은 그를 따르던 현실의 추종자들에게 아무런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했다. 이것이 혁명가 로베스피에르의 가장 무서운 한계였다.”(335쪽)
고결한 원칙주의자가 목숨 걸고 함께 혁명을 일궈온 동지들까지 단두대로 보내버리고 공포정치를 일삼자 좌우 날개가 다 잘린 처량한 새 같은 신세가 된 로베스피에르도 결국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냉엄한 현실, 권력을 부여한 주권자만이 정당성을 갖는다는 자명한 진실을 외면하는 정치인들과 어렵게 이뤄낸 ‘빛의 혁명’이 지지부진해 보여 답답해하는 민주시민이 여전히 많은 지금, 이 책은 시대의 거목이 비추는 따뜻한 등불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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