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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72134686 |
|---|---|
| 쪽수 | 352쪽 |
| 크기 | B6(127mm X 188mm, 사륙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AI추천 이유

“가장 두렵고도 간절한 건 언제나 눈앞에 떨어진 오늘이었다”
100여 년에 걸친 여성 3대의 가없는 슬픈 노래
이 소설은 거의 100년 동안 대를 물려 이어가는 3대 여인들의 수난사다. 제 인생을 간장 종지에 담긴 까만 간장처럼 여기는 여인들, 좁은 그릇에 갇혀 짜고 어둡고 독한 맛이 세상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다음 생의 딸들은 꽃처럼 살기를 바라는, 아무한테도 미움받지 않고 봄마다 활짝 피어나라고 염원하는 슬픈 여인들의 이야기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사라진 과거에서 시작된 두자의 이야기, 쌍둥이 엄마인 수선과 봉선의 이야기는, 지금 대학생으로 살아가는 은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소설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이 노래.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야 했던,” 그러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마음에 담아둔 채 하지 못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정갈하면서도 단정한 문장으로 들려준다. 그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가슴이 아련해지는 여자들의 삶 이야기를, 엄마들과 딸들의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삶 자체가 계속 변주되며 끝없이 지속된다는 이야기를, 엄마와 딸들의 상처 많고 굴곡진 삶을 통해 세밀하고도 내밀하게 그려낸다.
각 시대를 대변하는 두자, 수선, 봉선, 은하의 삶이나 시대적 배경, 심리묘사, 그리고 그 시대를 아우르는 분위기와 사실감 넘치는 대사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입담이 놀랍다. 삼십대 초반의 나이에 두 번째 장편소설로 이 방대한 역사, 그것도 3대를 통한 깊이 있는 여성 이야기를 담아내며 작가적 야심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또 그 야심을 능력의 최대치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개인의 호명이 계보의 호명으로, 한 사람의 고통이 반복되는 제도의 고통으로 옮겨갔다. 이후 호명의 반경은 연인을 잃은 자로, 병들어 죽어가는 개인으로, 마침내 문명 붕괴 앞에 선 인류 전체로 계속 넓어졌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있기 전에 마콘도와 순환하는 시간을 품은 『썩은 잎』이 있었듯,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가 있기 전에 대물림되는 폭력과 침묵당한 목소리를 담은 『가장 파란 눈』이 있었듯 최진영의 알려진 작품들에 앞서 『끝나지 않는 노래』가 있었다. 어디에서든 이 책을 만난다면 책 사냥꾼이 된 것처럼 손에 넣으시라. _박혜진(문학평론가)
반복되는 역사의 틈바구니 속 여성을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그려내다
이 소설은 1927년에 내성면 두릉골에서 태어난 두자를 시작으로 그녀가 우여곡절 끝에 낳은 쌍둥이 수선과 봉선, 수선의 딸인 고시원에 사는 대학생 은하와 군대에 가 있는 봉선의 아들 동하까지의 이야기를 1930년대부터 2011년 현재까지 현실적으로 담아낸다. 전근대시대부터 산업화 시대, 그리고 현대까지 각각 인물들의 삶의 역사와 맞물리며 전개되는 이야기들 속 작가의 시선은 때론 놀랄 만큼 정교하고, 놀랄 만큼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각각의 인물들을 통해 그 당시의 시대상과 생활상을 정확하게 그려내며, 100년 전의 세계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게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여성의 삶들을 통해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두자이기도 하고, 수선과 봉선이기도 하고, 은하이기도 하다. 소설 속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삶을 열심히 개척하며 살아가지만, 사실 그들은 자기 속마음의 일부도 말하기 어렵고, 자신의 삶 자체를 자신의 몫으로 꾸려갈 수도 없으며,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고 또한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인 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이것은 “나의 역사이고 당신들의 역사이기도 하다”(김인숙 소설가).
***
· 작가의 말
희망은 있다. 예전에는 그걸 믿지 못했다. 있다면 내게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젠 보이지 않아도 믿는다. 희망은 나의 바깥에 있지 않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처럼 내 안에 존재한다. 희망은 빛이 아니다. 내게 다가오거나 나를 밝혀주지 않는다. 한숨에도 흩어지는 연기 같은 것, 기척에도 날아가는 먼지 같은 것. 그 힘없고 가벼운 희망이 내겐 필요하다. 그러니 내가 희망을 지켜야 한다. 그건 때로 살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이제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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