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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77468443 |
|---|---|
| 쪽수 | 252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사회학
AI추천 이유

누구를 위한 복지인가
국가폭력‧국가범죄의 공범들
제3기 진화위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 회복’에 있다고 밝혔다. 돌이켜보면 1960~90년대는 군사독재가 이어지던 엄혹한 시절이다. 국민을 지배의 대상으로 보던 권위주의적 정권하에서 인권이나 자유, 존엄은 사치스러운 개념이었다. 성인들에 대한 감시와 탄압이 일상이던 시대에, 저항 능력 없는 아이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채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더욱이 수용시설과 공권력, 지역 주민들의 유착관계는 아이들의 필사의 탈출을 번번이 좌절시켰다. 시설 세 곳을 거치며 생사의 경계를 오갔던 피해자 문호현 씨가 1993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쓴 후, 시설 관계자들이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도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은 그러한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였다.
카르텔 내에서 아이들은 ‘거래’의 대상이었다. 고아원 운영은 겉보기에는 ‘복지’였지만 실제로는 짭짤한 ‘사업’이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해외입양이 성행했던 것도 시설과 입양기관에 돈벌이가 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과거 뉴스면을 장식했던 문제적 시설들은 이름과 형태를 바꿔 여전히 ‘복지’ 분야에서 성업 중이다. 오늘날에도 아동양육시설(고아원)에는 아동 1인당 월 4백만 원 이상의 지원금이 주어진다. 이제라도 ‘시설 지원’이 아닌 ‘원가정 보호’에 주력하고 ‘탈脫시설’ 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피해자들의 절절한 외침에 국가와 사회가 답해야 할 때다.
☐ 저자의 말
이 책은 과거의 상처를 들춰내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를 묻기 위해 쓰였다. 왜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 고아가 되었는지, 왜 국가가 보호해야 할 아이들이 폭력의 대상이 되었는지, 왜 시설 안에서 벌어진 일들이 오랫동안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못했는지를 묻기 위해 썼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제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역사를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며 썼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또 다른 사람의 기억을 불러냈고, 한 시설의 증언이 다른 시설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그렇게 흩어져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 모여 한 시대의 기록이 되었다. (중략)
이 책이 거대한 진실의 완결된 기록이라고 생각하지않는다. 오히려 오랫동안 묻혀 있던 기억을 세상 밖으로 꺼내놓는 작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용기를 내어 자신의 삶을 들려주신 모든 인터뷰이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당신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더 이상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그것은 우리가 함께 기억해야 할 역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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