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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와 칼(인사이트 학술총서 13)

  • 하종문
  • 역사공간
  • 2026년 0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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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ISBN-13 : 9791157076703
쪽수4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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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3·1운동부터 8·15까지, 징병제와 참정권을 통해 다시 읽는 식민지 조선

일본 제국의 지배정책과 전쟁, 그리고 식민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추적하다

 

3·1운동부터 8·15 해방에 이르기까지 식민지 조선의 역사는 흔히 일본의 지배정책과 민족운동이라는 틀 속에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식민지 지배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과 그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 제국 내부의 정치적 역학과 조선총독부·조선군의 움직임, 제국의회의 논의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징병제와 참정권은 식민지 조선인을 제국의 구성원으로 편입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직결된 핵심 쟁점이었다.

이 책은 3·1운동 이후 식민지 지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부터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아시아·태평양전쟁을 거쳐 8·15 해방에 이르는 역사를 징병제와 참정권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제국의회의 속기록과 조선군이 작성한 각종 보고서를 비롯한 방대한 사료를 면밀히 검토하여,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고 변모했는지를 추적한다. 특히 3·1운동 이후 일본은 기존의 식민지 통치 논리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내지연장주의와 일시동인이 표방되고 ‘문화정치’가 등장하면서 조선인에 대한 참정권과 징병제 문제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일본 본토에서도 다이쇼 데모크라시의 흐름 속에서 정치적 권리 확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식민지 조선에 참정권과 징병제를 적용할 것인지가 제국의회와 조선총독부, 조선군 사이에서 중요한 정치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참정권과 징병제를 둘러싼 논의가 거듭될 때마다 일본 정부와 조선총독부가 내세운 논리는 한결같이 ‘시기상조’였다. 조선군 역시 변화하는 정세를 감지하고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제국 일본의 어느 정치 주체도 식민지 지배의 틀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참정권과 징병제는 식민지 조선을 제국 안으로 편입하기 위한 제도였지만, 동시에 일본 식민주의가 안고 있던 모순을 드러내는 거울이었던 셈이다.

 

1장에서는 3·1운동 이후 식민지 지배의 재편 과정을 살펴본다. 하라 내각 시기의 정책 변화와 내지연장주의·일시동인의 결합, 조선군의 대응을 검토하고, 참정권 요구와 제국의회 청원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사이토 총독 시기를 중심으로 참정권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고, 다양한 구상이 왜 실제 제도화로 이어지지 못했는지를 규명한다.

2장에서는 만주사변을 식민지 조선의 역사에서 하나의 분수령으로 바라본다. 만주사변에 대한 조선군의 대응과 우가키 총독 시기의 참정권·징병제 논의를 살펴보는 한편, 만주국군이 된 조선인과 조선인 국경감시대의 실태를 통해 식민지 조선과 일본의 대륙 침략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참정권 청원이 다시 등장하고, 조선인 최초이자 최후의 중의원의원인 박춘금이 제국의회에서 징병제와 참정권을 주장하는 과정도 면밀히 살펴본다.

3장에서는 중일전쟁을 계기로 식민지 지배가 본격적으로 전시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을 다룬다. 지원병제의 도입과 육군특별지원병령의 제정, 조선총독부와 조선군의 연계 등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인적·물적 자원이 침략전쟁을 위해 동원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동시에 참정권 논의가 제국의회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의회정치의 형해화와 함께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를 살펴본다.

4장에서는 아시아·태평양전쟁기에 징병제가 실제로 실시되고 참정권 부여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추적한다. 지원병제에서 징병제로의 전환, 병역법 개정, 고이소 총독 시기의 참정권 논의와 제국의회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일본이 전쟁 수행을 위해 조선인을 제국의 ‘국민’으로 편입하려 했던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제도적 편입은 식민지 지배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징병제와 참정권의 시행은 오히려 식민지 지배가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냈으며, 결국 제국 일본의 식민주의가 파탄으로 치닫는 과정과 맞물렸다.

5장에서는 8·15를 전후한 식민지 조선의 상황을 살펴보면서 식민주의의 ‘퇴각’과 그 이후를 검토한다. 패전 직전 일본의 종전 구상과 조선군의 동향을 비롯해 재일조선인의 징병제 폐지와 참정권의 정지·폐지 과정을 추적한다. 나아가 해방이 곧바로 식민주의의 완전한 청산을 의미했는지, 그리고 식민지 지배의 유산이 전후에도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주립주의’라는 문제의식과 함께 되짚는다.

 

 

제국의 ‘통합’이라는 역설, 식민주의는 왜 파탄했는가

참정권과 징병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드러난 일본 제국의 구조적 모순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일본은 3·1운동 이후 식민지 조선을 제국의 질서 안에 새롭게 편입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논리를 모색했다는 점이다. 참정권과 징병제는 바로 그 핵심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조선인을 제국의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식민지 지배의 차별적 구조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고 기존의 차별적 지배를 유지하면 제국의 통합이라는 논리 자체가 흔들리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천황, 내각, 제국의회, 조선총독부, 조선군 어느 쪽도 식민지 지배의 모순을 해소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식민지 지배를 지속하기 위해 참정권과 징병제를 활용하려 했지만, 그 제도를 받아들이는 순간 기존 식민주의의 근거가 흔들리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3·1운동에서 8·15까지, 이 책은 징병제와 참정권이라는 구체적인 제도적 쟁점을 통해 일본의 식민주의가 어떻게 변화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모순을 드러내며, 결국 스스로 파탄에 이르렀는지를 복원한다.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일본의 지배정책사에 가두지 않고 일본 본토의 정치, 제국의회, 조선총독부와 조선군, 전쟁과 동원이라는 요소를 하나의 역사적 구조 속에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와 8·15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연구서로 평가될 것이다.

목차

[목 차]

책머리에 5

 

1장 3·1운동과 식민지 지배의 재편

 

3·1운동과 하라 내각

참정권·징병제의 법적 틀과 그 변화 15

공통법 제정과 참정권·징병제 21

내지연장주의와 일시동인의 결합 27

 

조선군의 대응

3·1운동에 대한 인식과 대책 37

조선보병대와 조선군 46

병역법 제정과 조선인의 군사동원 50

 

참정권의 쟁점화

참정권 요구의 개시 59

국민협회의 논리 67

총독부를 향한 비판 74

 

참정권 청원과 제국의회

청원의 첫 채택 79

보통선거법과 조선인 참정권 86

시기상조라는 장벽 91

 

사이토 총독 시기의 참정권

1기의 방침 전환 99

2기의 적극적인 검토 106

참신한 구상과 초라한 결과 112

 

2장 만주사변과 식민지 조선

 

분수령으로서의 만주사변

만주사변과 조선군 123

우가키 총독과 참정권·징병제 127

활발해진 지원병제 검토 132

 

만주국과 조선인

만주국군이 된 조선인 140

조선인 국경감시대의 실태 147

 

참정권 논의의 변화

참정권 청원의 재개 156

박춘금의 등장과 활동 161

참정권 논의의 교착 167

참정권과 징병제의 결합 174

 

3장 중일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전환

 

지원병제의 추진

조선 총독과 조선군 사령관의 교체 181

지원병제 도입으로의 선회 184

초기 국면을 주도한 미나미 총독 190

조선총독부와 조선군의 연계 193

육군특별지원병령의 제정 203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

선만일여와 내선일체 209

미나미 총독 시기의 식민지 지배 218

징병제로 기우는 조선군의 동향 223

 

참정권 논의의 전개

미나미 총독과 참정권 228

답보 상태인 제국의회 235

의회정치의 형해화 247

 

4장 아시아·태평양전쟁기의 상황

 

징병제의 실시

만주국과 징병제 255

지원병제에서 징병제로 260

징병제 시행의 각의결정 267

병역법의 개정 276

 

참정권 부여의 전야

내선일체의 역풍 282

참정권 문제의 변질 289

고이소 총독과 참정권 294

참정권 문제의 전면화 299

 

참정권 부여와 식민지 지배

고이소 수상의 등판 305

검토 과정의 쟁론 312

참정권 부여의 단행 317

식민지 지배의 파탄 324

 

5장 8·15와 미완의 식민주의 청산

 

패전 직전의 식민지 조선

종전 구상과 조선 333

패전과 조선군 337

 

재일조선인의 징병제와 참정권

징병제의 폐지 342

참정권의 정지와 폐지 345

 

식민지 지배의 전후사와 주립주의

연속하는 식민주의 351

주립주의의 제창 357

 

미주 363

참고문헌 437

찾아보기 445

출판사 서평

제국의 ‘통합’이라는 역설, 식민주의는 왜 파탄했는가
참정권과 징병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드러난 일본 제국의 구조적 모순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일본은 3·1운동 이후 식민지 조선을 제국의 질서 안에 새롭게 편입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논리를 모색했다는 점이다. 참정권과 징병제는 바로 그 핵심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조선인을 제국의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식민지 지배의 차별적 구조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고 기존의 차별적 지배를 유지하면 제국의 통합이라는 논리 자체가 흔들리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천황, 내각, 제국의회, 조선총독부, 조선군 어느 쪽도 식민지 지배의 모순을 해소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식민지 지배를 지속하기 위해 참정권과 징병제를 활용하려 했지만, 그 제도를 받아들이는 순간 기존 식민주의의 근거가 흔들리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3·1운동에서 8·15까지, 이 책은 징병제와 참정권이라는 구체적인 제도적 쟁점을 통해 일본의 식민주의가 어떻게 변화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모순을 드러내며, 결국 스스로 파탄에 이르렀는지를 복원한다.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일본의 지배정책사에 가두지 않고 일본 본토의 정치, 제국의회, 조선총독부와 조선군, 전쟁과 동원이라는 요소를 하나의 역사적 구조 속에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와 8·15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연구서로 평가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하종문

1986년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사로 전공을 바꿔 도쿄대학교 일본사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6년부터 한신대학교 일본학과에서 일본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박사논문인 「전시노동력정책의 전개」 이래 전시 동원 체제와 노동력 정책에 관한 천착을 이어가고 있으며, 새롭게 천황제와 민주주의, 식민주의, 역사 대화 등으로 관심을 확장하는 한편, 일본군‘위안부’, 역사 교과서와 같은 한일 간의 역사적 쟁점에 관해서도 글을 쓰고 활동하고 있다. 단독 저서로서 『일본사 여행: 역사 기행으로 읽는 일본사』(2014), 『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 정한론으로 일본 극우파의 사상적·지리적 기반을 읽다』(2020), 『진중일지로 본 일본군 위안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다』(2023, 일본어판은 2026년 호세이대학출판국에서 출간)을 펴냈으며, 현재 『근대 일본의 전쟁과 노동』(총 3권)을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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