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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166832 |
|---|---|
| 쪽수 | 264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소설/에세이/시 > 국내소설
AI추천 이유
시대에 순응할 것인가, 시대에 맞설 것인가
소설은 1920년대 경성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극장 문화와 영화 관련 에피소드를 비롯해 신여성, 예기(藝妓) 문화, 식민지 사회의 억압과 독립운동을 촘촘하게 엮어낸다. 그리고 소설의 한 축을 이루는 기자 준우와 단아의 만남과 사랑 역시 단순한 로맨스에 머물지 않는다.
준우에게 영화는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 잊게 하는 ‘꿈’이었다. 반면 단아에게 영화는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들여다보게 하는 ‘창’이었다. 서로 다른 영화관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은 함께 영화를 만들면서 검열과 친일 권력,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마주한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두 사람은 하나의 질문과 만나게 된다.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목소리로 시대에 맞설 것인가”
《단발낭자 이단아》는 독립운동가의 영웅적인 삶을 그려낸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시대의 현실과 부딪히면서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는 열정으로, 누군가는 지식으로, 누군가는 자신의 재능으로 시대에 맞섰다. 그들에게 ‘독립’은 처음부터 거대한 역사적 구호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개인의 질문에서 출발해 마침내 도달하게 되는 개인의 적극적인 선택이었다.
영화라는 새로운 세계의 발견
이 소설에서 영화는 단순한 시대적 배경이나 오락이 아니다. 특히 단아에게 영화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자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거울이다. 단아는 영화 속 이야기를 읽어주는 변사가 된다. 그러나 여성이었던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렇게 얼굴을 숨긴 채 관객에게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자 변사’가 된다. 목소리는 있지만 얼굴은 없다. 그리고 그녀가 전달하는 것은 여전히 남이 만든 이야기였다.
단아에게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영화 속 인물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기생도, 전화교환수도, 그리고 조선의 수많은 여성들도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단아는 남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남의 이야기를 전하던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쓰게 되는 것. 그것이 단아의 성장이다.
소설에서 단아의 성장은 ‘목소리’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드러난다. 노래를 부르던 예기에서 밤무대의 가수로, 다시 그림자 변사로,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로, 성장의 변곡점에서 그녀의 이름은 상화에서 초연으로, 진하로, 그리고 단아로 바뀐다. 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곧 그녀가 살아가는 삶이 바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남이 만든 노래를 부르고, 남이 만든 이야기를 전한다. 그러나 세상을 경험하고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기 시작한다.
단발에서 시작된 한 여성의 ‘독립’
단아에게 ‘독립’은 처음부터 거대한 역사적 사명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 남이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자신의 이름으로 감당하는 것. 그것이 그녀에게는 독립의 시작이었다.
단발은 그 선택의 출발점이다. 누군가는 그녀의 단발을 파격이라 불렀고, 누군가는 도발이라 했으며, 또 누군가는 일탈이라 했다. 하지만 단아에게 단발은 유행이 아니라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일이었다. 《단발낭자 이단아》는 그렇게 한 여성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해, 자신의 삶과 한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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