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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55819142 |
|---|---|
| 쪽수 | 0쪽 |
| 크기 | |
| 제품구성 |
- 소설/에세이/시 > 수필
AI추천 이유

옮긴이의 글
이 책은 마이라 칼만의 책 중 가장 내밀하고 사적인 기록이다. 칼만 가족의 역사 사이사이에,
톨스토이와 카프카, 말러와 체호프 같은 예술가들의 삶을 불러와 단상을 이어간다. 가족사와 예술사가 어우러진 책이라고 할까.
무엇보다도 이 책은 특정 인물이 아닌 우리 모두가 품고 살아가는 ‘후회’라는 감정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조금 다르게 말할 수 있었던 순간,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사람,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죄책감. 칼만은 그 감정을 ‘후회(remorse)’라는 이름으로 불러낸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후회를 결코 비극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살아왔기에 사랑했기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후회’를 경험한다. ‘후회’는 삶의 실패가 아니라 삶의 흔적인 셈이다. 칼만이 밝고 화려한 색상으로 그린 꽃, 과일, 접시, 의자 등은 모두 평범해 보이는 사물이지만, 실은 그 하나하나에 한 사람의 생애가 들어 있다. 고요하게 정지한 사물들 속에는 사실 사랑과 배신, 기쁨과 슬픔, 상실과 그리움 등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그림 곁의 글이 펼쳐 보이고 있다.
마이라 칼만은 거창한 교훈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생생한 그림 곁에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엉뚱하고 어느 순간엔 가슴을 찌르는 짧은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다. 그 속에서 독자들은 각자의 기억과 후회를 반추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기꺼이 모든 이의 회고록이 될 것이다.
이 그림책은 발걸음이 자유로운 산책과 같은 책이다. 마음을 열고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수월하게 이 책의 진면목에 도달할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책에 언급된 말러의 가사를 여기 다시 옮겨둔다.
모두의 마음속에 노래하는 새가 있기를.
삶은 어둡고
봄은 여기 와 있고
새들은 노래한다.
2026년 여름
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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