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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탄생 - 오늘날의 유럽을 발명한 4000년의 역사
- 조세핀 퀸
- 이지은,장시은,배소연
- 까치글방
- 2026년 0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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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88972919001 |
|---|---|
| 쪽수 | 686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세계역사/지리
AI추천 이유
“역사의 변화를 추동한 것은 문명들이 아니라 연결들이다.”
그리스-로마 문명을 넘어 “얽힘”의 관점에서 바라본 “서양”
우리는 흔히 “서양”의 뿌리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사상과 가치에서 비롯되었다고 배운다. 이러한 역사관에서 “서양”은 여타 문명과 구별되며, 심지어 우월하기까지 하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고대사 교수이자 학과장이기도 한 저자는 “문명”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문명적 사고”라고 칭하며,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2000년대부터 현대까지 4,000년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살펴보며 “문명”이라는 개념의 등장 과정과 한계를 보여준다. 하나의 고립된 사회가 특유의 문명을 발전시켜 다른 사회들에 영향을 미쳤다는 일반적인 시각과 달리, 각각의 사회는 서로 다른 것을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나 현지의 취향에 따라서 무엇을 받아들일지, 어떻게 자신들에게 맞게 바꿀지 적극적으로 “선택했다.” 이러한 의도적 선택은 역사 속 교류가 한 문명이 다른 문명에 영향을 미치는 일방향의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또한 이 책에서는 한 사회가 다른 사회와 멀어지면서 사회 구조가 단순화되는 경우도 살펴보는데, 이는 역사가 진보나 퇴보로 이해할 수 있는 단선적인 과정이 아님을 뜻한다. 저자는 역사를 다양한 사람들의 “얽힘”으로 다시 이해할 것을 제안하며, 풍부한 고고학적 증거와 문헌 자료는 물론 최근의 aDNA(ancient DNA) 연구로 밝혀진 다양한 인종의 이동과 기후변화 등을 망라하며 기존의 문명적 사고로는 놓치기 쉬웠던 역사적 사실들을 입증해낸다.
가장 최신의 자료를 토대로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이 책은 「BBC 히스토리 매거진」, 「히스토리 투데이」 등 역사 잡지와 「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 「보스턴 글로브」, 「파이낸셜 타임스」, 「가디언」, 「뉴스테이츠먼」, 「텔레그래프」, 「이코노미스트」 등 유수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7개 언론사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기존의 역사관을 바로잡는 결정적 저서”라는 서울대학교 주경철 교수의 추천사대로 이 책은 우리의 세계를 공유의 시선에서 다시 바라보게 만들고, 그간 배제되었던 조우의 역사를 재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서양”의 역사는 그리스, 로마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상상된 “문명” 개념으로부터 탄생한 “서양”
“문명”이라는 개념은 오늘날 너무나도 친숙해서 인간 사회를 조직하는 보편적인 원형처럼 보인다. 문명을 중심으로 한 사고방식에서, 각각의 문명은 이웃한 문명과 분리된 채 스스로 생겨나고 번성하며 쇠퇴한다. 그러나 문명은 18세기 이후 유럽에서 발명된 것으로, 처음에는 “진보한 사회”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뜻했다. 당시 유럽인들은 각각의 사회를 수렵에서 목축을 거쳐 농업, 상업, 산업으로 이어지는 척도로 측정할 수 있다고 보았고, 이 개념을 제국주의적 확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사용했다. 19세기에 이 개념은 문화적 상대주의의 영향을 받아 “문명들”로 대체되었으나, 이는 개별 사회에 내재된 문화적 특징들을 구별하고 서열을 매기는 데에 일조할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양”은 유럽과 다른 사회를 구분하기 위한 유용한 관념으로 등장했다. 관념으로서의 서양은 유럽인들이 원하는 사회만을 “우리”로 포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편, 원하지 않는 사회는 “동양”으로 정의하도록 했다. 이러한 이분법은 지리적 경계를 넘어 인종과 종교에도 적용되어 때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때로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심지어 그리스정교를 구분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서양과 동양을 구별하는 사고방식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건재하며, 아직도 많은 책들에서 서양 문명이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책은 “문명” 개념 이전의 역사를 톺아보며 단일한 사회에서 발전한 “문명”은 없음을 논증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아는 서양이란, 그리스와 로마뿐만 아니라 그전부터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선택, 이동과 교류를 통해서 만들어졌음이 밝혀진다.
고고학과 aDNA, 기후 변화와 방대한 문헌 연구를 통해서 보는
4,000년의 역사 속 숨겨진 이야기들
오랜 시간 역사를 바라보는 대표적인 시각으로 군림한 문명적 사고를 폐기하기 위해, 『서양의 탄생』은 고고학과 유전학, 기후학과 문헌학을 가로지르며 기존의 역사관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을 짚어낸다. 기원전 1300년경에 서로 다른 사회의 왕들이 주고받은 편지들(아마르나 서신),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는 로마와 서아시아의 법전들, 페니키아의 항해술, 인도 문학, 아랍 학문, 스탭 지대의 금속 공예에 이르는 풍부한 유산은 서양의 뿌리가 단일하지 않음을 입증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aDNA 분야의 연구 자료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복구하기 어려울 만큼 손상된 고대인들의 유골들이 최신 aDNA 연구의 발전으로 놀라운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르면, 기원전부터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곳을 벗어나 완전히 다른 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한편 얼음 코어, 호수 퇴적물, 나이테 등 과거의 기후를 추측하게 해주는 프록시 데이터 또한 우리에게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준다. 가령 초기 철기 시대는 권력 구조가 단순해지고 교류가 드물어졌다는 이유로 “암흑기”라고 불리는데, 프록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시기에는 기후의 변동이 커서 농업 노동력의 착취에 의존하는 정치 구조가 유지되기 어려웠다. 이렇듯 최신 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본 역사는 그간 문명적 사고로는 포착하지 못했던 인류의 숨겨진 이야기를 드러낸다.
가벼운 필치와 생생한 세부 묘사
4,000년의 역사를 생동감 있게 재현한 스토리텔링과 16쪽의 화보
『서양의 탄생』은 역사가 종족이나 문명을 단위로 발전해온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왔음을 보여주기 위해, 각 장을 시작할 때마다 당시를 살았을 사람들의 삶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기원전 2000년경 비블로스 항에 모여 자신들이 겪은 여정을 이야기하는 선원들, 화산 폭발의 조짐을 보고 서둘러 짐을 싸는 아크로티리의 주민들, 서로의 무례함에 토라진 강력한 이집트의 지도자들, 위대한 전사였던 남편과 함께 생매장된 레프칸디 여성의 공포에 질린 모습은 독자를 아주 먼 과거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한편 각 장에는 고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지도가 삽입되어 있으며, 본문에는 16쪽의 컬러 화보가 더해져 과거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창을 제공한다. 풍부한 고고학적 증거를 토대로 그려낸 이 장면들은 이 책의 방대한 지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길이 되어줄 것이다.
문명적 사고는 실제로 위해를 가한다
우리가 역사를 문명이 아니라 얽힘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
저자가 문명적 사고를 폐기하고 얽힘의 세계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오늘날 그것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명들이 서로 고립된 채 발전했다는 생각, 특히 그리스와 로마에 기반한 서양 문명을 강조하는 사고방식은 서양이 다른 사회보다 우월하다고 전제하기 십상이며, 그것에 기초하지 않은 다른 사회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을 부추긴다. 따라서 이 책은 유럽과 아시아의 대결, 동쪽과 서쪽의 구별, 공동체의 지리적, 문화적 기반에 기초한 개념들을 살펴보고, 유럽이라는 개념이 서서히 견인력을 얻어가는 과정도 따라가며, 유럽의 무슬림과 유대인, 이교도가 수 세기에 걸쳐 점증하는 편견과 박해의 대상이 되어가는 역사를 짚어나간다. 결국 “얽힘”의 역사란, 오늘날만큼이나 얽히고설킨 인류의 역사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세계를 이해할 새로운 방식을 찾기 위한 시의적 움직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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