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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534976 |
|---|---|
| 쪽수 | 352쪽 |
| 크기 | 규격 외(152mm X 225mm, 신국판) |
| 제품구성 | 단행본 |
- 경제/자기계발 > 경제학
AI추천 이유
이제 먹거리와 에너지 그리고 안보를 위한 과학기술이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반도체와 플랫폼 기업의 경쟁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생명 자원과 국가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이어야 한다. 과학기술의 목표가 ‘세계 몇 위의 기술력’을 달성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반복해서 제시하는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먹거리와 에너지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안보다. 국민이 먹고 살아갈 생명 자원을 스스로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지킬 힘을 가져야 비로소 독립 국가가 된다.
그 때문에 이 책은 인공지능을 양자기술, 우주항공, 생명공학과 결합해 바라본다. 데이터센터가 우주로 이동하고 우주 태양광과 우주 산업이 확대되면 인간의 생산 공간 자체가 지구 밖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인공지능과 양자연산이 결합하면 신약과 신소재 개발, 핵융합, 생명과학에서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새로운 접근이 가능해진다. 생명공학과 인공지능의 결합 역시 먹거리 생산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저자가 이 기술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래기술의 신기함 때문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역사적으로 안고 있던 좁은 국토, 부족한 자원, 에너지와 먹거리의 높은 해외 의존도라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2045년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레이 커즈와일이 기술적 특이점을 전망한 2045년은 대한민국에는 해방 100년 주년이기도 하다. 기술적 특이점의 시간과 대한민국 현대사의 시간이 겹친다. 그때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일 것인가.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국가 전략을 시작한다.
미중 AI 전쟁을 구경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인공지능 경쟁의 가장 거대한 축은 미국과 중국이다. 책은 두 나라의 경쟁을 기술기업 사이의 경쟁으로만 보지 않는다. 국가의 정치체제와 연구개발 방식, 인재, 자본, 데이터, 정부의 정책 역량까지 결합한 국가 시스템의 경쟁으로 바라본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대학과 연구 인력, 거대 플랫폼 기업과 벤처 생태계를 갖고 있고 중국은 국가가 장기 목표를 정하고 자원과 인력을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갖고 있다. 저자는 특히 중국의 과학기술 정책과 거버넌스를 대한민국이 냉정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중국을 따라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에도 중국에도 종속되지 않고 대한민국이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 책이 중국을 길게 다루는 이유 역시 중국 자체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강 때문이다. 먹거리와 에너지, 우주와 원자력, 핵융합, 디지털 농업처럼 한국과 중국이 동시에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중국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배울 것은 배우되 대한민국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자강이 없는 동맹은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자강이 있어야 동맹도 선택의 힘이 되고 중국과의 협력도 종속이 아니라 협력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가 말하는 자강은 고립주의가 아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나라라도 대한민국을 필요로 하게 만드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기술과 역량을 갖추면 작은 나라 역시 강대국을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AI 세계 3위’ 같은 목표도 순위 경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무엇을 지키기 위한 AI인지가 먼저여야 한다. AI를 왜 개발해야 하는가. 대한민국이 존재하기 위해서다.
기술부처 하나를 만드는 것으로는 부족하니 제4부 자강부를 신설하자
이 책에서 저자는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이 과학기술 정책의 ‘개선’ 정도가 아니라고 말한다. 국가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는 ‘국가개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5년 단임 대통령과 매년 바뀌는 예산, 짧은 임기의 연구기관장, 부처별 이해관계에 맞춰 기다려 주지 않는다. 국가전략 기술은 십수 년을 내다보고 실패를 견디며 추진해야 하는데 대한민국의 정부 조직과 연구개발 시스템은 장기 전략보다 정권, 부처, 연도별 예산에 좌우되기 쉽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그래서 ‘제4부府 자강부自强府’라는 파격적인 구상이 등장한다. 현재의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와 함께 국가의 자강을 담당하는 독립적 국가 기능을 두자는 발상이다. 과학기술뿐 아니라 연구 인력, 산업, 먹거리와 에너지 같은 생명 자원, 안보와 직결되는 기술을 한데 묶어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대통령과 국회의 단기적 정치 이해에서 가능한 한 벗어나 장기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모든 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거대한 국무회의 대신 실질적으로 국가의 핵심 기능을 책임지는 소수의 책임 국무위원 체제, 국력·국가안보·살림을 각각 책임지는 실질적 3총리 체제 등이 제안된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이름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책임지는지 분명한 국가를 만들자는 것이다.
국가개조론은 연구개발 제도에도 이어진다. 대한민국은 추격형 산업화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세계 최초의 기술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에는 연구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실패가 허용되어야 한다. 국가 전략기술 연구는 3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하는 사업이 아니며 연구소장이 정권 변화나 기관 내부 사정에 따라 몇 년 만에 교체되는 구조에서도 세계 최초의 연구가 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책은 최소 10년을 바라보는 연구 리더십을 강조한다. 연구책임자에게 인사와 재정의 자율성을 주고 국가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야라면 단기적 실패는 물론 중기적 실패까지 감수하면서 연구를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이 강해질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은 인간이고 도덕재이다
이 책은 국가개조론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에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다. 자연과 인간이라는 두 존재의 관계에 인공지능 인조물이 들어오는 순간 문명의 기본 구조가 달라진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빠르게 계산하고 더 많은 지식을 기억하고 더 정확하게 판단하는 시대가 온다면 인간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저자의 답은 인간성이다. 남을 이해하는 능력,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이타성, 공동체의 규칙을 지키는 도덕성, 자신이 가진 힘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절제다.
저자는 이런 인간성과 도덕성을 ‘도덕재moralware’라고 부른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능력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더 희소하고 값비싸지는 것이 도덕성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판단을 대신할 수 있는 영역은 늘어나지만 무엇을 위해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 누구의 생명과 자유를 보호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다시 불러내고 도덕적인 개인이 충분히 많아지고 제도와 규범이 그것을 뒷받침한다면 ‘도덕적 개인과 도덕적 사회’가 가능한지를 묻는다.
이 책은 AI 특이점을 묻고,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을 분석하고, 인간과 도덕성의 문제로 이동한다. 다시 대한민국의 역사와 지정학, 먹거리와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을 들여다보고 자강이라는 국가 목표를 제시한 뒤 과학기술정책과 국가 거버넌스의 개조로 나아간다. 마지막에는 다시 인간과 도덕성으로 돌아온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은 ‘인공지능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대한민국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이다.
저자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다음 목표는 경제 선진국 이후의 ‘도덕 선진국’이다. 기술에서 앞서되 힘을 남용하지 않는 나라, 강대국에 종속되지 않되 고립되지 않는 나라,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갖되 그 힘을 평화를 위해 사용하는 나라다. 인공지능 특이점이라는 거대한 문명 전환은 대한민국에 위기인 동시에 지금까지의 역사적 조건을 바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술만으로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지는 않는다. 국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어떤 과학기술에 자원을 집중할 것인지, 실패하는 연구를 얼마나 기다려 줄 것인지, 권력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그 힘을 사용할 인간에게 어떤 도덕성을 요구할 것인지까지 함께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AI 전략론’이 아니라 ‘AI 국가개조론’이다. 인공지능으로 산업 하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목표와 운영방식, 과학기술 전략, 인간의 가치까지 다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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