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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ISBN-13 : 9791194080190 |
|---|---|
| 쪽수 | 416쪽 |
| 크기 | 기타 규격 |
| 제품구성 | 단행본 |
- 인문/역사 > 교양사상 > 교양사상
AI추천 이유

탐욕, 두려움, 관념, 복수로 추적하는 인간 본성과 살인의 실체
고전 속 살인과 비극을 통해 마주하는 우리 안의 일그러진 얼굴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영화나 드라마 속 흔한 설정일 수 있지만 사실은 매우 예외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참혹한 행위다. 전쟁처럼 합법적인 탈을 쓴 살인조차도 가해자의 마음에 깊은 흉터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같은 파괴적 후유증을 남긴다. 인류 최초의 살인인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보듯, 살인의 불씨는 사소한 제사 문제나 질투였을지라도 그 근원은 탐욕, 두려움, 관념, 복수라는 인간의 어두운 마음과 닿아 있다.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이 끔찍한 비극은 사실 우리의 일상과 문밖에서도 언제든 고개를 들 수 있는 서늘한 불씨다.
한국 고전문학을 깊이 파고들며 대중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이야기꾼으로 명성이 자자한 유광수 교수는 이번 신작 《죽이는 고전: 시대의 모순이 낳고 욕망이 완성한 비극》에서 왜 하필 ‘살인’이라는 극단적 주제를 꺼내 들었을까? 최근 대중문화 전반에 기담과 괴담 열풍이 불며 인간의 어두운 본능을 다루는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지만, 저자의 시선은 단순한 말초적 자극에 머물지 않는다.
허기로 시작된 비극부터 복수로 얽힌 살인까지,
유광수 교수만의 가장 서늘하고 도발적인 고전 독해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로 비틀어 독자들을 매혹적인 지적 도발로 이끈다. 인간의 탐욕이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속 호랑이의 진짜 실체를 추적하는가 하면,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미화되어 온 〈낙랑공주와 호동왕자〉를 냉혹한 정치적 술수가 빚어낸 비극적 막장극으로 재해석한다. 고도의 계산으로 낙랑국을 무너뜨렸던 호동이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 그 시대의 가혹한 권력 구조와 비정한 정치적 역학을 날카롭게 짚어내는 식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정시 〈황조가〉의 유리왕 이야기 역시 새롭게 조명한다. 애틋한 가사 뒤에 숨겨진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살펴보고, 왕이기 전에 아버지였던 유리왕이 아들 해명왕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잔인한 선택의 실체를 고발한다. 이에 덧붙여 〈황조가〉의 첫 번째, 두 번째 구절 “펄펄 나는 저 꾀꼬리 / 암수 서로 정답구나”라는 번역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는다.
두려움과 탐욕, 관념의 단계를 거쳐 책이 도달하는 마지막 키워드는 바로 ‘복수’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비아냥처럼 인류 역사 속에서 사적 제재와 복수는 늘 매혹적인 유혹이자 뗄 수 없는 그림자였다. 그러나 그 통제 불능의 앙갚음은 결국 힘의 논리와 폭력의 악순환 속으로 사회를 침전시킬 뿐이었다. 책은 무너진 세계 속에서 복수의 칼을 버렸던 〈검녀〉의 사연과 복수에 복수가 뒤엉킨 〈검승전〉의 비극을 통해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왜 우리는 복수를 하고 나서도 씁쓸함과 찜찜함을 지울 수 없는지, 그리고 인류가 그토록 오랜 시간 복수를 금기시해 온 이유는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파헤친다.
수백 년을 뛰어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서늘하고 매혹적인 안내서
《죽이는 고전》은 권선징악의 허구 뒤에 숨겨진 고전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그 속에 박제된 인간의 추악하고도 적나라한 욕망을 거울처럼 비춰 보인다. 권선징악이라는 낡은 틀에 갇힌 고전 읽기에 지친 독자들에게 이 책은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서늘하고 매혹적인 안내서가 될 것이다. 특히 기득권의 안위와 체면을 지키기 위해 무고한 이들과 약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지배층의 이기심은 수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부조리한 현실과도 겹쳐진다. 거울 없이 스스로의 얼굴을 볼 수 없듯, 우리 내면의 악의와 그릇된 욕망의 싹을 자각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저자가 고전 속 살인과 비극을 들춰내는 이유는 단순한 흥미 위주의 구경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이 아니다. 고전이라는 가장 오래되고 섬뜩한 거울을 통해 내면의 일그러진 진실을 직시하고, 늦기 전에 마음의 상처를 닦아내며 스스로를 바로 세우기 위한 가장 지혜롭고 깊은 성찰을 건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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